윈도우

“큰 실패도, 큰 성공도 없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2017년 결산

Mark Hachman | PCWorld 2018.01.02


성공 : 포커스드 인박스(Focused Inbox) 기능



혼잡하기 짝이 없는 받은 편지함을 깔끔하게 정리해 줄 앱이라면 그 무엇이든 두 손 들고 환영이다. 그리고 포커스드 인박스(Focused Inbox)가 바로 그런 기능이었다. 클러터(Clutter)와 포커스드 인박스 모두 수신된 이메일 중 가장 중요한 것들만을 골라 보여주기 때문에 메일함을 일일이 뒤져야 할 필요가 훨씬 줄어든다. 물론 이메일 같은 기능을 웹 앱, 윈도우 10 앱, 그리고 오피스 365 앱 등으로 쪼개어 배치하는 것에는 약간 불만이 있다. 하지만 포커스드 인박스 기능 자체는 정말이지 고마운 마음으로 쓸 수 있는 훌륭한 기능이다.

실패 : 굿바이, 그루브 뮤직



필자 역시 그루브 뮤직의 팬이었다. 그루브 뮤직은 마이크로소프트가 2017년 말 중단한 음악 정기 구독 서비스이다. 판도라(Pandora), 스포티파이(Spotify), 애플 뮤직(Apple Music), 구글 서비스(Google Services), 디이저(Deezer)를 비롯해 비슷한 음악 구독 서비스를 비슷한 가격대에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이들 중 어느 하나 정도는 시장에서 도태되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긴 했다. 결국 잘려 나간 것이 그루브 뮤직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깔끔하고 사려 깊은 음악 서비스, 커스텀 플레이리스트, 음악 추천, 큐레이터 서비스 등, 그루브 뮤직은 이런 식으로 철퇴를 맞기엔 아까운 서비스였다. 다행히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스포티파이와의 계약을 통해 구매한 음악 및 플레이리스트를 다른 경쟁 서비스로 이전시킬 수 있도록 해 기존 사용자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였다.

애매함 : 빙(Bing) 의견 기반 검색 기능



사실과 다른 가짜 뉴스, 경험 근거에 반하는 ‘왜곡된 진실'에 맞서기 위한 검색 엔진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빙은 검색 결과에 대한 ‘양측 의견'을 모두 표시하고, 레딧(Reddit)을 비롯한 외부 자료실에서 해당 의견들에 대한 근거를 수집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여러모로 놀라운 아이디어다.

성공 : 서피스 랩톱



어떤 관점에서 생각해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2017년을 대표할 주인공은 서피스 랩톱으로 보인다. 이 랩톱에 적용된 운영체제는 본지를 비롯해 유수의 매체에서 비판 받은 윈도우 10 S다. 이 약점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학생'이라는 명확한 소비자 집단을 설정해 그들의 니즈에 맞춘 서피스 랩톱을 선보이며 출시 전 쏟아지던 조롱과 우려들을 일소해버렸다.

실패 : 서피스 북 2(Surface Book 2)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북 2는 첫 번째 서피스 북만큼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정말이지 알 수가 없다. 첫 번째 서피스 북보다 더 강력해진 서피스 북 2는 더 큰 15인치 화면까지 갖추어 더 큰 디스플레이를 원했던 시장 수요에 부응하고자 했다. 어쩌면 투인원 노트북 유행이 그 사이 지나가 버린 것일까? 물론 서피스 북 2에도 단점이 없었던 건 아니다. 특히 서피스 독에 연결 시 3D 게임을 구동할 수 없다는 게 컸다. 이는 서피스 북 2의 성능 문제 때문이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우리는 서피스 북 2 라인이 이렇다 할 개선 없이 잊혀지게 될 것이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성공 : 마이크로소프트 크리에이티브 앱(creative apps)



PCWorld가 하는 일 중 하나는 바로 건설적 비판이다. 기업들이 실패한 지점을 과장 없이 지적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기업의 저평가 된 업적이나 노력을 재조명 해 주는 것 역시 우리의 일이다. 페인트 3D, 혼합 현실 뷰어(Mixed Reality Viewer), 그리고 포토스 (스토리 리믹스)는 후자에 속한다. 역설적이게도, 2017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것은 페인트였다. 사람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기능을 죽이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다(난 아니었지만). 그러나 페인트 3D, 혼합 현실 뷰어, 그리고 포토스(스토리 리믹스) 앱은 즐거움 그 자체였다. 믿기지 않는다면, 아이들에게 이 앱을 가지고 놀라고 줘 보면 알 수 있다. 포토스로 낙서만 하면서도 몇 시간이 후딱 간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한 번만 직접 이 앱들을 가지고 놀아보면 내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할 것이다.

실패 : 홀로렌즈



그사이 이 이름을 잊어버린 독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야심 차게 선보인 첫 증강 현실 하드웨어로 세상의 주목을 받은 이 기기는 몇 개의 홍보 영상만을 남기고 어느새 그 행방이 묘연해져 버렸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약속한 증강현실 버전의 마인크래프트는 그 출시일 조차 미정인 상태며, 포드를 비롯한 타 산업군 기업들과의 증강현실 기반 화상회의 시스템 구축 계획들 역시 그 진척 상황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이 답답한 역사는 그 후임이라 할 수 있는 윈도우 혼합 현실 프로젝트에서도 반복되는데…

실패 : 윈도우 혼합 현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혼합 현실(Mixed Reality) 개발 소식은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잠깐, 아직 새로운 소식이 없는 것 맞나? 많은 이들이 이후의 상황을 모르고 있다.

지난 10월 윈도우 10 가을 크리에이터스 업데이트와 함께 에이서, HP, 레노보 등을 통한 혼합 현실 헤드셋을 선보인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상할 정도의 침묵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사이 스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이들 플랫폼의 VP 게임 라이브러리를 윈도우로 끌어들이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베타, 개발 단계에서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고, 보다 근본적으로 앱들을 가상 환경에 고정한다는 아이디어는 미래적인 인상을 주긴 하지만 실용성의 관점에서 의문이 가는 것 역시 사실이다.

잠깐, 마이크로소프트의 혼합 현실(사실 그냥 가상 현실이라고 불러도 될듯 하지만)이라는 개념 자체가 쓸모 없다고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측의 전사적 비전에 대한 지원이 부재한다면, 윈도우 혼합 현실은 언제까지나 향후의 과제 수준에 머물러있을 것으로 보인다.

성공 : 하만/카돈 인보크(Harman/Kardon Invoke)



구글 및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 기반 스마트 스피커를 모두 테스트 해 보았지만, 하만/카돈 인보크의 압승이었다. 아마존 알렉사 기반 기기들이 가장 많은 기능들을 지원하며 한, 두 단어로 손쉽게 명령을 내릴 수 있었다. 구글 어시스턴트 기반 기기들 역시 자연어 이해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그러나 인보크의 오디오 품질은 음질 측면에서 아주 우수했고, 스피커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음질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아마존이나 심지어 구글의 그것보다 우수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마텔 아리스토텔레스(Mattel Aristotle)와 (어쩌면) 연결된 자동차 등이 취소됨에 따라 AI기반 스피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희망은 기세가 한 풀 꺾인 것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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