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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3년" IT 업계 10대 사건 사고

Marc Ferranti | Computerworld 2024.01.02
2023년 IT 분야에서 일어난 여러 사건은 문화와 지리는 물론, 기술 그 자체의 근본적 변화를 조명한다. 생성형 AI가 기술과 사회의 많은 면에 영향을 미쳤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역적 긴장이 전 세계적 사이버보안 공격을 발화시키기도 했다. IT 거대 기업의 지배가 공고해지면서 규제 관청이 더욱 엄격하게 독점적 기업 사례와 수백억 달러 규모의 인수 합병에 제동을 거는 일도 있었다.
 

해고와 복귀, 샘 알트먼과 오픈AI의 축출 소동 

ⓒ OpenAI

1년 전 챗GPT를 공개하면서 생성형 AI 시대를 연 오픈AI CEO 샘 알트먼의 축출은 올해 IT 업계에 큰 충격을 던졌다. 이사회가 11월 17일 “솔직하지 않았다”라는 미심쩍은 발표를 하며 알트먼을 파면한 후 마이크로소프트는 알트먼은 물론 그를 따라 오픈AI를 떠나고 싶은 모든 직원을 고용하겠다고 나섰다. 사실상 오픈AI의 거의 전 직원이 여기에 해당했다. 오픈AI는 한 발 물러서 알트먼을 다시 고용했다. 

안개가 어느 정도 걷히자 이야기의 초점이 잡히기 시작했다. 오픈AI 이사회는 알트먼이 투자자에 대한 압박과 많은 컴퓨팅 자원 요금을 지불해야 할 필요에 사로잡혀 너무 빨리 제품을 출시하라고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고 안전한 AI 시스템을 만든다는 맨 처음의 미션을 경원시하기에 이르렀다고 믿었다. 알트먼은 오픈AI 복귀후 완전히 새로운 이사진과 함께 기술 발전을 저지하려는 시도를 무시하고 선두를 유지하려는 경쟁과 상업적 우려라는 오래된 딜레마를 조명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 vs. 구글 : 20년만의 최대 반독점 분쟁 

ⓒ Getty Images Bank

미국 법무부가 9월 구글을 대상으로 반독점 수사를 시작했다. 인터넷 거물 기업인 구글이 특히 애플 기기를 위시한 다양한 기기에서 기본 검색 엔진으로 지정되는 거래로 검색 분야의 독점 체제를 불법 구축했다는 혐의에서다. 1990년대 미국 법무부가 윈도우에 인터넷 익스플로러 브라우저를 끼워 팔기 한 것이 불법이라는 소를 제기한 이래 가장 규모가 큰 반독점 사례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번 사례의 검사 측 주요 증인이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야 나델라라는 것이다. 나델라는 구글의 독점적 이익이 AI 기반의 검색이 자리 잡으면서 구글의 독점 체제 이익이 퍼블리셔를 종속으로 이끌 것이라고 증언할 예정이다. 

거대 IT 기업의 독점 때문에 공공의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구글 사건은 진행 중인 사례 중 하나에 불과하다. 9월 미국 연방 거래 위원회는 아마존의 전자 상거래를 고소했고, 광고가 문제된 구글의 반독점 소송도 2024년에 시작될 예정이다. 규제 관청이 반경쟁적 관행에 맞서려는 의지가 높아지면서 IT 시장 지형도가 변동될 수도 있다. 
 

아마존에서 시작된 정리 해고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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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새해가 시작된 바로 다음날 아마존은 1만 8,000명의 직원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2023년 IT 기업을 강타한 재정 긴축의 시작을 알리는 첫 대규모 해고였다. 이후 시스코,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IBM, SAP, 세일즈포스 등 IT 대기업과 소기업까지 차례로 해고를 단행했다. 문제는 IT 기업이 팬데믹 폐쇄와 함께 원격 근무와 전자 상거래를 지원하기 위해 많은 IT 기술을 단시간에 대거 구입하면서 신규 인력도 많이 늘렸고 2023년을 겪으면서 매출 감소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엄격해진 규제, 200억 달러 규모의 어도비-피그마 인수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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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에 대한 규제 감사가 증가했다는 또 다른 신호는 어도비와 협업 인터페이스 설계 도구 업체인 피그마가 지난 12월 200억 달러 규모의 인수 합병이 불발됐다고 발표한 것이다. EU 집행위원회는 11월에 이의를 제기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복수의 시장에서 경쟁을 감소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몇 주 후 영국 경쟁 규제청도 이의 성명을 발표했다. 마지막 쐐기를 박은 것은 미국 법무부가 인수 공식 취소 며칠 전 어도비와 회의를 주최해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의견을 낸 것이다. 

올해 성사된 IT 기업의 인수 합병은 마이크로소프트의 690억 달러 액티비전 인수, 브로드컴의 690억 달러 VM웨어 인수 등이 있었다. 그러나 거래가 완료되기 전까지 규제 관청의 간섭으로 많은 양보가 이루어졌고 연말까지 미국 연방 무역 위원회는 계속해서 브로드컴의 인수 합병에 반대 의견을 내고 있었다. 
 

무브잇 해킹 : 계속되는 공격과 CISO의 정밀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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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말 프로그레스 소프트웨어는 파일 교환 소프트웨어인 무브잇(MOVEit)에서 권한 없는 액세스를 허용하는 취약점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때부터 보안 분야의 악몽이 시작됐다. 6개월 후 이 취약점의 결과로 전 세계 2,620곳의 기업과 7,720만 명의 사용자가 정보 유출로 피해를 받았다. 

보안 사고 때문에 프로그레스 소프트웨어는 미국 증권거래소(SEC)의 수사를 받았고 이후 SEC는 사이버보안 업체와 임원에 대한 정밀 수사를 강화했다. 별도 사례에서 SEC 직원은 2020년 자사 인프라 공격에 대한 솔라윈드의 대응에 대해 CSIO를 포함한 솔라윈드 직원 개인에 대한 법적 대응을 권고한 바 있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 개인에게 완전히 새로운 책임이 부과될 수 있음을 알리는 변화다. 
 

사이버 공간으로 확대된 이스라엘 하마스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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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양측의 민족 국가 단위의 공격자 집단이 앞다투어 DDOS 공격과 웹사이트 변조를 시작하며 사이버 공간이라는 새로운 전쟁터가 열렸다. 한편, 러시아 역시 해커와 사이버 범죄자를 활용해 대 우크라이나 보안 공격을 진행하고 있고, 중국 역시 대만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늘리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민간 부문 기업과 시만 사회 조직까지 사이버 보안 위기에 말려들 수 있기 때문에 여러 CISO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미국, 대 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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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미국은 중국이 AI와 슈퍼컴퓨터용 최신 칩의 접근을 제한하기 위해 추가 수출 규제 조치를 시행했다. 지난 1년 동안 강화된 기술 무역 전쟁이 확대되고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방대한 영향을 미쳤다. 새로운 규제에는 중국과 마카오에 본사를 둔 모든 기업과 미국과의 무기 거래 금지 대상인 모든 국가에 대한 전 세계적 라이선스 요건이 포함됐다. 

수출 규제의 명시적 목적은 AI, 군사 현대화, 인권 유린에 중국이 사용하는 최신 기술의 접근을 금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동맹국에게도 대 중국 반도체 수출 중단을 압박하고 있다. 반도체 무역 전쟁은 최신 반도체와 제조 장비와 관련된 모든 제품의 전 세계 공급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애플 비전 프로 : 백 투 더 퓨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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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중반 애플은 오랫동안 많은 이가 기다린 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2024년 중 발매 계획)을 발표했고 CEO 팀 쿡은 물리적 환경과 디지털 정보를 혼합하는 공간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기술 시대를 선언했다. 애플이 센서, 재료 과학, 디스플레이, 프로세서에 대한 수십 년 동안의 연구 개발을 기반으로 복잡한 기술을 활용해 3,499달러에 달하는 비전 프로를 설계했다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메타 CEO 마크 주커버그도 사운을 혼합 현실에 걸었다. 그러나 대중은 웨어러블 기기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고, 최근 헤드셋 판매량도 하락하고 있다. 

애플 비전 프로와 메타의 신제품 퀘스트 3에 대한 기대는 2024년에 시장이 반등할 조짐을 나타내는 신호로 읽힌다. 그러나 높은 가격, 제한된 콘텐츠, 복잡성, 실용적 애플리케이션 부족 등은 많은 사용자에게 혼합 현실이 진정한 현실로 도달하기까지의 과제로 지적된다. 
 

'원격 근무의 대명사' 줌의 사무실 복귀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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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가장 아이러니였던 IT 기업은 줌이다. 영상 회의 기업 줌은 팬데믹 기간 동안 재택 근무와 동의어가 되었다. 그래서 줌이 지난 8월 직원 대다수 대상으로 사무실 복귀 조치를 시행한 것이 큰 화제가 된 것이다. 비슷한 사례도 많다. IBM의 소프트웨어 부서는 전 세계 지사를 대상으로 사무실 복귀를 의무화했고 메타도 사무실 복귀 규칙을 무시한 직원에게 해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아마존은 사무실 근무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직원을 비난했다. 그러나 원격 근무를 비즈니스 모델로 한 줌의 사례를 보면 더더욱 기업 책임자들이 가상 근무 환경이라는 개념을 재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AI가 인류 멸종을 가져올 것이라는 IT 책임자들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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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진화를 경고하는 한 단어는 바로 ‘멸종’이라는 사건이다. 아이러니일뿐 아니라 무섭고 혼란스럽기도 한 단어다. 지난 5월 수백 명의 학자, 유명인, 그리고 지구에서 가장 발전한 생성형 AI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전력하는 IT 업계 책임자가 연대한 서명에서 나온 말이다. “AI가 가져올 멸종이라는 위험을 완화하는 것은 팬데믹이나 핵 전쟁 같은 전 사회적 수준의 위험이자 전 지구적 우선순위”라는 말이 분명 결함이 있는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 보급을 위해 경쟁하는 IT 기업 경영자에게서 나왔다는 것은 너무나 이상하다. 

그러나 각국 정부는 이러한 요청에 응답하고 있다. EU AI 법안 마련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AI 법은 사기업이나 정부 기관, 광범위한 행정 명령이 AI를 어떻게 규제할지를 정하는 법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AI 감독 규제책을 내놨다. 기술에 있어서는 가장 참혹한 예측도 가장 낙관적인 희망도 보통 현실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산업 규제자, 경제학자, 사회역사학자가 모두 동의하는 것은 한 가지다. 어찌 됐든 생성형 AI가 인류의 삶과 일에 심층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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