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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아니 땐 굴뚝에 연기?” 각국 규제 기관, MS와 오픈AI 관계 조사

Preston Gralla | Computerworld 2024.01.24
마이크로소프트는 시장 가치 기준으로 애플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고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보다 앞서 있음에도 오랫동안 반독점 관련 규제 기관의 감시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CEO인 사티아 나델라는 1990년대에 마이크로소프트가 반독점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례를 잘 알고 있으며, 규제 당국의 눈 밖에 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 왔다.

하지만 작년에 마이크로소프트가 비디오 게임 제조업체인 액티비전을 687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나서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이 인수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승소해 지난해 10월 인수합병을 마무리했다.
 
ⓒ Getty Images Bank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훨씬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몇 가지 잠재적인 반독점 조사에 직면해 있다. 전 세계 규제 당국은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긴밀한 관계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자 한다. 이런 조사가 진행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생성형 AI 관련 시장 주도권이 위험해질 수 있으며, 사반세기 전과 같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물론, 현재로서는 본격적인 조사가 아닌 초기 조사 단계이다. 이런 조사가 항상 기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기소가 항상 유죄 판결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위험은 아직은 현실보다는 이론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각국 규제기관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생성형 AI 전략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는 이유와 현재 상태를 살펴보자.
 

미 FTC와 마이크로소프트

FTC는 액티비전 인수를 막으려다 실패한 후에도 여전히 현명하게 대처하고 있으며, 판결에 항소했다. 연방 당국이 특정 기업을 조준선에 올려놓으면 그 기업을 계속 주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제 마이크로소프트의 AI 관련 활동을 추적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블룸버그는 FTC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픈AI에 대한 130억 달러 투자가 반독점법을 위반하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챗GPT의 기반이 되는 대규모 언어 모델은 코파일럿을 포함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생성형 AI 전략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블룸버그는 현재로서는 정식 조사가 아니라 예비 조사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에 처음으로 오픈AI에 투자하기 시작했고, 1년 전에는 10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막대한 투자를 한 지 거의 1년이 지나서야 FTC가 두 회사의 관계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오픈AI 이사회가 불분명한 이유로 CEO인 샘 알트먼을 해고했다가 나흘 만에 다시 선임하는 기괴한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트먼은 항상 발맞춰 행진하는 사이였고, 알트먼이 해고되자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 이사회가 알트먼을 복귀시키도록 막후에서 압력을 행사하는 듯한 역할을 했다.

뉴요커 매거진에 따르면, 나델라는 알트먼의 복권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최고 경영진의 움직임을 주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한 임원은 당시 회사의 움직임에 대해 "우리 입장에서는 모든 것이 잘 돌아가고 있었는데, 오픈AI 이사회가 뭔가 이상한 일을 저질렀기 때문에 믿을 만한 어른들에게 책임을 맡겨고 원래대로 돌아가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알트먼이 해고된 후, 마이크로소프트는 알트먼을 마이크로소프트 AI 부서의 책임자로 채용했고, 오픈AI의 거의 모든 직원이 회사를 그만두고 마이크로소프트에 합류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거래는 성사됐다. 오픈AI 이사회는 한 발 물러나 알트먼을 다시 선임했다. 이사회도 재구성됐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의결권이 없는 구성원으로 한 자리를 차지했지만, 오픈AI는 사실상 마이크로소프트가 원하는 모든 것을 제공했다.

FTC의 관점에서는 오픈AI가 진정한 독립 회사라기보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일부라는 신호일 수 있다. 두 회사가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AI 업체라는 사실은 자연스럽게 반독점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영국, 반독점 조사 고려 중

영국의 경쟁 및 시장 당국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의 관계에 대한 잠재적 조사를 공개했다. 이 기관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 간의 "긴밀하고 다면적인 관계"가 심사대상에 해당하는지, 해당한다면 독점 금지법을 위반하는지 여부에 대한 대중의 의견을 구하고 있다.

영국 당국은 알트먼이 다시 선임되고 오픈AI 이사회에 자리를 잡는 데 마이크로소프트가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이번 조사의 원인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최근 오픈AI의 거버넌스에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고, 그 중 일부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관련이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CMA는 최근의 상황을 포함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의 협력관계가 합병 심사대상이 되는 상황을 초래했는지, 그렇다면 경쟁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을 판단하기 위해 ITC에 의견 제출을 요청할 예정이다."
 

EU의 추가 조사

유럽연합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의 관계가 독점금지법을 위반하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데, 영국과 동일한 근거를 인용하고 있다.

EU의 반독점 규제 당국은 로이터 통신에 "이 거래가 공식적으로 통보되지는 않았지만, 유럽위원회는 최근 경영진과 관련된 사건 이전부터 오픈AI에 대한 통제 상황을 매우 면밀히 주시해 왔다"며, "여기에는 오픈AI 이사회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역할,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 간의 투자 계약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핵심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의 관계

반독점 문제를 규제하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기관 중 일부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의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우려할 것이 많다. 하지만 과연 공정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는가? 연기만 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불이 난 것일까?

AI, 특히 생성형 AI는 아직 너무 신흥 시장이기 때문에 이런 조사가 너무 이르고 경쟁을 해칠 뿐이며 정부의 과잉 개입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결국,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그리고 수십억 달러 규모의 스타트업은 모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이는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핵심은 다른 곳에 있다. 오픈AI라는 일일 연속극은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이름만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이크로소프트가 130억 달러를 투자해 알트먼을 다시 영입하고 이사회에 자리를 잡을 수 있다면, 비록 의결권이 없는 자리라 할지라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실질적으로 이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는 모든 경쟁사보다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당국의 진상 조사가 지연되면, 극복할 수 없는 우위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정부는 최소한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의 관계가 반독점법을 위반하는지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 그 후에는 결과에 맡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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