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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퀘스트 3 리뷰ㅣ전작 있어도 구매할 만한 보급형 ‘MR 헤드셋’

Jim Martin | PC Advisor 2023.10.11

메타의 ‘퀘스트 3’를 단순히 퀘스트 2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퀘스트 3가 혼합현실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퀘스트와 퀘스트 2에서는 공간 인식용 저해상도 흑백 카메라로 주변 사물을 보는 수준에 그쳤다면, 퀘스트 3는 고해상도 컬러 카메라를 탑재해 마치 헤드셋을 착용하지 않은 것처럼 걸어 다니고, 사물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거의 실제 같은 공간을 만들어 낸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다. 거의 그렇다는 이야기다. 가만히 서 있지 않으면 영상의 흔들림이 너무 심해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또 방이 충분히 밝지 않으면 화질이 빠르게 거칠어졌다. 패스스루가 잘 보이려면 빛이 많이 필요했다. 아울러 퀘스트 3는 더 얇아졌지만, 여전히 꽤 무거웠고, 착용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불편하게 느껴졌다. 특히 렌즈가 움직이지 않도록 헤드밴드를 단단히 조여야 했는데, 광대뼈를 압박하는 느낌이 불편했다. 엘리트 스트랩과 실리콘 페이셜 인터페이스(모두 옵션)를 사용하니 괜찮았다. 

그렇지만 혼합현실과 함께 크게 향상된 그래픽 품질은 이런 단점을 충분히 상쇄했으며, 전작에 비해 200달러 높아진 퀘스트 3의 가격도 정당화했다. 
 
ⓒJim Martin / Foundry
 

기능과 디자인

퀘스트 3가 퀘스트 2와 확연하게 다른 점은 전면에 놓인 3개의 큰 알약 모양 돌출부(카메라 어레이)다. 혼합현실을 구현하는 카메라와 심도 센서가 들어가 있다. 

또한 메타에 따르면 기기 전면이 40% 얇아졌고, 머리에 착용했을 때의 무게 균형도 개선됐다. 천 소재의 스트립도 재설계됐다. 하지만 여전히 머리 크기가 작은 사용자에게는 너무 크고, 중앙 스트랩도 딱 맞게 조절하기 어려웠다. 머리 크기가 보통 이상인 사용자라면 착용하기 어렵지 않았다. 스트랩을 메타의 엘리트 스트랩 또는 마음에 드는 다른 시중 제품으로 교체할 수도 있다.
 
ⓒJim Martin / Foundry

불편한 사항은 일단 착용하고 나면 핏을 조절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점이었는데, 다이얼이 있는 엘리트 스트랩을 사용하면 이 문제가 바로 해결된다. 참고로 리뷰 사진에 보이는 주황색 및 파란색 스트랩과 페이셜 인터페이스는 액세서리다. 퀘스트 3에 포함된 제품이 아니다.

좋은 소식은 IPD 휠이 다시 생겼다는 점이다. 이제 퀘스트 3를 착용한 상태에서 동공 간 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53~75mm). 공식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실제로는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58~70mm였다. 메타는 58mm 설정은 동공 간격이 53~63mm인 사용자에게, 70mm 설정은 동공 간격이 65~75mm인 사용자에게 적합하다고 설명한다. 리뷰용 퀘스트 3를 사용해 본 모든 사람이 다 포함되는 범위였다. 개인적으로는 안경을 쓰기 때문에 특수 삽입물을 끼우지 않고도 얼굴과 렌즈 간 거리를 조정하고, 다른 사람이 헤드셋을 착용할 때는 설정이 초기화되는 점이 유용했다. 
 
ⓒJim Martin / Foundry

스트랩 안에 내장된 스피커 음질은 괜찮은 편이었다. 우수하지는 않았다. 실제 헤드폰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착용 중에도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는 좋았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몰입감을 떨어뜨렸다. 저음은 풍부하지 않지만 공간 음향은 괜찮았다. 좋은 소식은 사용자의 헤드폰을 연결할 수 있는 3.5mm 출력 단자가 있다는 점이다. 블루투스 헤드폰도 연결할 수 있지만, 오디오 지연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VR 전용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Jim Martin / Foundry

퀘스트 3의 컨트롤러는 상단에 추적 링이 없기 때문에 전작보다 컴팩트해졌다. 헤드셋이 컨트롤러의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는 동시에 두 손을 교차하거나 두 손이 가까이 있을 때 (컨트롤러가) 걸리적거리지 않는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각 컨트롤러는 AA 배터리 하나로 구동된다. 충전이 가능한 퀘스트 터치 프로 컨트롤러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지만, 배터리 사용 시간은 일반 퀘스트 3 컨트롤러보다 훨씬 짧다는 점에 유의하라. 원한다면 컨트롤러를 아예 쓰지 않고, 퀘스트 3가 맨손을 추적하게 할 수도 있다. 이 기능은 손과 벽, 바닥을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는 조명이 밝은 방에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Jim Martin / Foundry

퀘스트 3에서는 손 추적 기능이 개선돼 손가락으로 사물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 물론 이 기능을 지원하는 앱이나 게임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손으로 사물을 제어하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리지만, 적응한 후에는 매우 자연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설정에서 손 추적을 활성화한 후, 컨트롤러를 가볍게 2번 탭하면 손 추적 모드로 바꿀 수 있다. 엄지와 검지를 부딪쳐 퀵 액션 메뉴를 불러오고, 아이콘 목록을 스와이프해 항목을 선택하며, ‘터치’하기에는 너무 먼 사물을 꼬집는 손동작으로 선택할 수 있다.

손 추적 속도는 컨트롤러 속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빠른 속도의 게임도 지연 없이 플레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손 추적을 지원하는 게임이 많지 않아서 비트 세이버(Beat Saber) 같은 인기 게임이나 레 밀 바디 컴뱃(Les Mills Body Combat) 같은 신작에서는 컨트롤러를 사용해야 했다. 반대로 엑스포넨셜+(Xponential+) 같은 일부 게임은 손 추적만 지원한다. 이 운동 앱은 혼합현실에서 작동해 거실을 보거나 방 안의 원하는 위치에 강사를 둘 수 있다. 

또 다른 편리한 기능이 있다. 헤드밴드의 측면을 2번 탭해 전체 가상현실과 패스스루를 전환하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휴식이 필요하거나 잠깐 다른 곳에 주의를 돌려야 할 때 퀘스트 3를 벗을 필요가 없다.

• 방 스캔
퀘스트 3의 심도 센서를 기반으로 한 또 다른 기능이 있다. 자동으로 방을 스캔하고 벽과 가구를 추적하는 기능이다. 스캔이 완료될 때까지 주변을 둘러보면 된다. 혼합현실 앱이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이를테면 더 캐빈(The Cabin)의 창문을 통해 좀비가 침입할 수도 있고, 괴물이 소파 뒤에 숨을 수도 있다.

이 모든 과정은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여러 곳의 방 내부를 저장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새로운 방에서 (이 기능을) 사용하려면 이전 방은 삭제된다. 머지않아 메타가 업데이트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 또 다른 문제는 천장이 평평한 직사각형 방에서만 스캔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방이 그렇지만, 그렇지 않다면 괴물이 존재하지 않는 천장이나 벽으로 침입해 몰입을 방해할 것이다.
 

성능

퀘스트 3는 그래픽 품질 측면에서 크게 개선됐다. 해상도 자체는 퀘스트 2보다 30% 정도 개선됐지만, (퀘스트 2와 비교해) 모든 것이 더 선명하게 보이고 텍스트도 읽기 쉬워졌다. 오리지널 퀘스트를 썼던 사용자라면 완전히 다른 경험을 할 것이다. 이전에는 흐릿하고 불분명했던 세부 표현이 퀘스트 3에서는 훨씬 깨끗하고 명확해졌다. (개발자가 새 헤드셋에 맞게 앱과 게임을 최적화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긴 하지만) 비트 세이버 같은 게임을 이미 가지고 있다면 퀘스트 3에서는 훨씬 더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다.

각 눈이 보는 해상도는 1,832X1,900(퀘스트 2)에서 2,065X2,208(퀘스트 3)로 향상됐다. 오리지널 퀘스트는 1,440X1,600에 불과했고, 재생률도 72Hz로 제한돼 있었다. 퀘스트 3의 재생률은 120Hz지만, 퀘스트2와 마찬가지로 현재는 ‘실험’ 단계에 있으며, 이를 지원하는 앱이 필요하다.
 
ⓒJim Martin / Foundry

또한 퀘스트 3는 퀘스트 2보다 시야각이 약 15% 넓어져(수평 110도, 수직 96도) 주변 환경이 훨씬 더 많이 보인다. 오리지널 퀘스트(및 오리지널 오큘러스)와 달리 더 자연스럽고, 주변 시야의 제한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이는 오리지널 퀘스트와 오큘러스에서 꽤 자주 발생했던 문제였다). 

더 중요한 변화는 퀄컴의 최신 VR 칩 ‘스냅드래곤 XR2 Gen 2’를 탑재했다는 점이다. 그래픽 성능이 퀘스트 2보다 2배 향상됐다. 

데모에서 컨트롤러의 버튼을 눌러 퀘스트 3의 영상과 퀘스트 2의 에뮬레이션을 번갈아 비교해 봤다. 그 차이는 낮과 밤만큼 확연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퀘스트 3의 그래픽 품질은 퀘스트 2의 그래픽을 밋밋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것으로 보이게 할 정도였다. 동적 조명과 그림자, 개선된 텍스트 표현 품질 등으로 그래픽이 훨씬 더 세밀해졌다. 이런 업그레이드로 레드 매터 2(Red Matter 2) 같은 게임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개발자가 퀘스트 3에서 고해상도로 앱을 렌더링하기 위해 별도로 할 일은 없다. 하지만 동적 조명 같은 이점을 누리려면 앱을 업데이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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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M은 퀘스트 2보다 2GB밖에 늘어나지 않았지만, 리뷰에서 테스트한 게임과 앱에서는 제약 사항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로딩 시간은 일반적으로 몇 초 이내였다.

현재 혼합현실 게임은 그다지 다양하지 않다. 메타는 50종의 게임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헤드셋 발매 전날까지 50개가 되지 않았다. 게다가 그중 일부는 비즈니스용 퀘스트 프로 앱이라서 일반 사용자에게는 큰 매력이 없을 것이다. 개발자가 하드웨어 출시와 발매까지 기다렸다가 기존 혼합현실 게임을 업데이트할지 아니면 새로운 게임을 개발할지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은 질문이다. 큰 상관은 없다. 어차피 혼합현실을 지원하는 게임이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Jim Martin / Foundry
 

편안함과 배터리 사용 시간

가상현실의 가장 큰 문제인 편안함을 짚어볼 가치가 있다. 가상현실이 현기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퀘스트 3에서 달라진 것은 많지 않다. 현기증은 눈으로 보는 것과 몸이 느끼는 사이의 단절이 문제다. 그래서 처음 가상현실을 경험할 때 롤러코스터 앱이나 동영상을 선택하는 것은 좋지 않다. 스토어에서 앱과 게임이 ‘편안한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혼합현실 앱을 사용하면 자신이 있는 방을 볼 수 있고, 기존의 공간이나 사물이 움직이거나 위치를 바꾸지 않기 때문에 (가상현실 앱보다는) 훨씬 더 편안하다. 

퀘스트3에 최적화된 게임 ‘퍼스트 인카운터(First Encounters)’ 데모를 플레이해 봤을 때 어지러움을 느끼지 않고 움직일 수 있었다. 문제는 앞서 언급했듯 패스스루 영상의 품질이었다. 헤드셋을 착용하지 않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커피잔을 집어 들어 마시고 가구를 피해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은 인상적이었다. 
 
퀘스트3에 최적화된 게임 ‘퍼스트 인카운터(First Encounters)’ 데모 ⓒJim Martin / Foundry

하지만 영상이 때때로 버벅대거나 끊기고, 휘어지거나 뒤틀리고, 흔들거렸다. 특히 시야에 카메라와 가까운 물체 그리고 멀리 있는 물체가 있을 때는 더 심했다. 예를 들어 문이 열린 방 안에서 헤드셋을 착용하고, 열린 문 사이로 다른 방이 보일 때 멀리 있는 사물이 흔들리고 휘어져 보일 수 있다. 물론 왜곡은 아주 찰나의 시간에 불과하지만, 어지러움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혼합현실로 동영상을 시청하고 싶다면 이를 지원하는 앱을 사용하거나, 내장 브라우저에서 유튜브 같은 웹사이트로 이동해야 한다. 넷플릭스 앱은 아직 퀘스트 3용으로 업그레이드되지 않아 퀘스트 2 컨트롤러를 보여주고 있었다(넷플릭스가 하루빨리 혼합현실을 지원하기를 바란다). 해상도가 개선돼 동영상 시청은 훨씬 더 즐거웠다. 전체 화면 모드에서는 영상이 눈앞에 커다란 곡면 디스플레이가 나타난 것처럼 보였다(퀘스트 3가 충분히 편안하지 않아 영화는 시청하지 않았다).
 
ⓒJim Martin / Foundry

배터리 사용 시간은 약 2.5시간으로, 대부분의 영화를 감상할 만한 수준이다. 물론 배터리 사용 시간은 퀘스트 3로 무엇을 하는지에 따라 다르지만, 메타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18W USB-C 충전기가 기본 제공된다. 하지만 방전 상태에서 100% 충전까지 2시간 남짓이면 완료되는 고속 충전기는 아니었다.
 

가격

퀘스트 3의 가격은 499달러(128GB 모델)다. 퀘스트 2의 가격보다 200달러 인상됐다. 큰 차이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참고로 이전 관행대로라면 출시 1년 후에도 큰 폭의 할인을 기대하기 어렵다. 아울러 대부분의 사용자는 기본 128GB 모델이면 충분히 VR 게임을 설치하고 즐길 수 있다. 대다수의 가상현실 게임 용량이 기껏해야 몇 GB에 불과하기 때문에 굳이 512GB 모델(649달러)을 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메타 퀘스트 3’ 구매할 만할까?

그렇다. 퀘스트 3는 이미 퀘스트 2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도 추천할 만한 기기다. 퀘스트 2와 퀘스트 3 사이에는 오리지널 퀘스트와 퀘스트 2만큼의 품질 개선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물론 아직 개선의 여지도 있다. 만약 완벽하게 개선됐다고 가정한다면 퀘스트 3는 훨씬 더 가볍고, 장시간 착용해도 편안하며, 배터리 사용 시간도 길었어야 한다. 또한 메타가 퀘스트 4에서 개선해야 할 점은 해상도와 패스스루 영상의 품질이다. 괜찮은 수준이지만 놀라울 만큼 생생하지는 않다.

지금까지 언급하지 않았지만, 또 다른 단점이 있다. 바로 시선 추적 기능의 부재다. 시선 추적은 퀘스트 프로, 애플의 비전 프로, PSVR2에서 지원되는 기능이다. 퀘스트 3에는 몇 가지 이유로 빠져 있지만, 진짜 문제는 시선 추적이 중요한지다. 사실상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비전 프로는 제어와 상호작용에 시선 추적을 사용하지만, 훨씬 더 저렴한 퀘스트 3는 컨트롤러와 손 추적을 활용한다.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다. 시선 추적의 또 다른 용도는 포비티드 렌더링이다. 사용자가 보고 있는 이미지의 일부만 집중해 렌더링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퀘스트 3의 그래픽 품질에는 불만이 없다.

궁극적으로 가상현실과 혼합현실은 아직 초기 단계의 기술이고, 퀘스트 3도 아직 멀었다. 그렇지만 현재 기술 수준을 고려할 때, 퀘스트 3는 여전히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헤드셋이라고 할 수 있다. 여유가 있다면 지금 바로 사도 좋을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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