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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스루로 더 정교한 혼합 현실 구현” 메타 퀘스트 3, 업무용 기기로도 성공할까

Matthew Finnegan | Computerworld 2023.10.06
최근 메타는 커넥트(Connect) 개발자 컨퍼런스 행사를 통해 혼합 현실을 대중화할 '메타 퀘스트 3(Meta Quest 3)' 새 헤드셋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여전히 엔터테인먼트와 게이밍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메타가 새롭게 주목하는 공간이 바로 직장이다. 퀘스트 3 헤드셋에 실제 환경과 디지털 환경을 혼합하는 ‘패스스루(pass-through)’ 기능이 들어간 것도 이 때문이다. 메타의 제품 관리 책임자 제이미 킨은 메타 커넥트 행사에서 “혼합 현실 기능과 강력한 사양, 그리고 향상된 인체공학이 결합한 메타 퀘스트 3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고 기업은 업무 공간을 재해석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메타 퀘스트 3 ⓒ Meta

지금까지 직장에서 가상 현실 헤드셋을 쓰는 주 용도는 대개 업무 현장 교육이었고 퀘스트 3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제는 헤드셋을 착용한 상태로 외부 세계를 볼 수 있어 다른 응용 사례도 가능하다. 
 
IDC의 리서치 관리자 지테시 우브라니는 “기업의 퀘스트 3 채택이 크게 늘어 퀘스트 3의 매출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퀘스트 3 헤드셋은 혼합 현실 경험을 지원하므로 기업은 패스스루 기능이 필요한 상황에 이 제품을 더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퀘스트 3의 손 추적 기능을 이용하면 직원은 양손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도구를 사용하거나 원격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우브라니는 “기술자나 정비공이 엔진 작업을 할 때 이 헤드셋을 쓰고 ‘화면 공유’ 솔루션을 사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학습, 훈련, 3D 디자인 및 시각화에도 유용하고 회의와 협업 등에도 일정 부분 이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기업용 기기' 퀘스트 3의 핵심 경쟁력

퀘스트 3은 (미국 기준) 현재 사전 주문이 가능하고 10월 10일부터 배송을  시작한다. 퀘스트 2에 비해 가격이 올랐지만 퀘스트 2는 물론 더 비싼 퀘스트 프로(Quest Pro) 헤드셋보다 여러 면에서 뛰어나다. 예를 들면, 퀄컴(Qualcomm)의 스냅드래곤(Snapdragon) XR2 2세대 칩이 탑재되어 퀘스트 2보다 성능이 향상됐다.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는 퀘스트 3을 메타에서 지금까지 출시한 것 중 “가장 강력한 헤드셋”이라고 묘사했다. 퀘스트 3의 가격은 128GB 용량 기준 499달러(69만 원), 512GB 용량은 649달러(89만 원)다.

메타 측은 퀘스트 3 헤드셋이 전작에 비해 쓰기 편하고 착용감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아직은 '얇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 제품에 들어간 차세대 팬케이크 렌즈와 새로운 디스플레이 덕분에 퀘스트 2나 퀘스트 프로보다는 눈에 띄게 무게와 부피가 줄었다. 배터리 지속 시간은 별차이가 없어 약 2시간이다.
 
혼합 현실 방식으로 사용자가 눈으로 보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디지털 사물 ⓒ Meta

퀘스트 3에 추가된 핵심 기능은 '컬러 패스스루’ 기능이다. 2대의 외부 카메라로 사용자 주변을 볼 수 있다. 애플의 비전 프로(Vision Pro)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개체를 실제 세계 위에 함께 표현하는 증강 현실의 한 형태다. 업체는 퀘스트 3 패스스루 기능이 퀘스트 2의 흑백 버전에서 크게 개선됐으며 더 고가의 퀘스트 프로보다 화질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눈당 2,064×2,208픽셀이어서 해상도와 주사율이 향상됐다.

가트너의 신흥 기술 및 트렌드 팀 책임자 애널리스트 투옹 응구옌에 따르면, 증강 현실이 가정에서의 가구 시각화 등 사용자 애플리케이션에 이미 사용되고 있고 업무용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는 “예를 들면, 매장의 다양한 배치를 확인하고 선반, 디스플레이, 기기 등 특정 제품이 기존 공간에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디지털 물체를 사용해 매장 배치도를 작성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업무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를 위한 ‘홀로그램’ 협업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캠프파이어(Campfire)의 CEO 제이 라이트도 풀 컬러 패스스루 기능 덕분에 직장내 협업이 더욱 쉬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완전한 가상 환경에서의 협업은 아직 크게 확산하지 못했지만, 증강 현실이나 혼합 현실이 과도기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라이트는 “패스스루 기능을 통해 헤드셋 기기의 속성이 가상 현실에서 증강 현실로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VR과 협업에 있어서 가장 큰 어려움을 이런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 고립감이 덜하고 훨씬 더 편안하며 경험에 방해가 되는 많은 부분을 제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물론 퀘스트 3의 패스스루 기능은 애플의 비전 프로급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메타의 기존 제품보다는 개선됐고 흐릿한 경험을 일부 해소했다. 라이트는 “퀘스트 3은 크게 개선됐고 VR이 업무 협업에 부적합하다는 생각했던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 놓을 수 있을 정도다. 이런 사람이 이 헤드셋을 착용하면 아직 현실 세계에 연결된 상태에서 컨텐츠를 볼 수 있다. 주변 사람들을 여전히 볼 수 있어 거부감도 크게 줄어든다. 바로 이런 경험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더구나 퀘스트 3은 퀘스트 2보다는 비싸지만 퀘스트 프로(1,500달러에서 시작했다가 1,000달러로 인하)와 애플의 비전 프로(2024년 3,500달러에 출시 예정)에 비해 현저하게 저렴하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S&P Global Market Intelligence) 소속 451 리서치(451 Research)의 선임 리서치 애널리스트 라울 카스타뇽은 “가격도 매우 중요하다. 기존의 기업 전용 헤드셋보다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기존 기업용 헤드셋은 1,500달러가 넘어 많은 기업이 도입을 주저했다"라고 말했다. CCS 인사이트(CCS Insight) 선임 애널리스트 레오 게비도 이에 동의했다. 그는 "가성비 좋은 헤드셋을 찾는 기업이 많다. 퀘스트 3은 성능과 파워, 가격의 삼박자가 잘 갖춰져 일부 기업에 안성맞춤이다"라고 말했다.
 
캠프파이어는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를 위한 홀로그래피 협업 소프트웨어를 판매한다. ⓒ Meta
 

기업용 메타 퀘스트의 미래

직원에게 가상 현실 및 혼합 현실 기기를 제공하는 기업 입장에서 중요한 요소는 헤드셋과 이를 구동하는 소프트웨어를 관리하고 배포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메타는 오는 10월 말 기업용 퀘스트 관리 플랫폼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 인튠(Microsoft Intune), VM웨어 워크스페이스 원(VMware Workspace One)과 호환되는데, IT 관리자는 이 플랫폼을 이용해 퀘스트 2, 퀘스트 3, 퀘스트 프로 제품의 사용자와 앱, 그리고 기기를 관리할 수 있다. 2단계로 구분된 기업 지원 서비스도 준비중이다.

메타는 또 다른 기업 지원 솔루션은 새로운 ‘공유 모드’다. 이를 통해, 메타 계정이 없더라도 여러 사람이 헤드셋을 사용할 수 있다. 메타 계정을 강제한 것은 일부 기업 사용자에게 매우 불편한 진입장벽이었다. 메타의 제품 관리 책임자 킨은 “공유 모드는 기업의 훈련 같은 용도로 퀘스트를 사용할 때 매우 유용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메타 측은 기업용 퀘스트의 구독 가격 정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렇다면 메타의 이러한 기업 시장 공략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응구옌은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기업용 메타 퀘스트를 지원하는 생태계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기업에서 활용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하려면 단순히 기기 그 이상이 필요하며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메타의 제품 지원 기간도 핵심 변수 중 하나다. 응구엔은 "메타는 오큘러스 고(Oculus Go)에 대한 지원을 출시 2년 후에 종료한 바 있고, 출시된 지 1년이 안 된 퀘스트 프로의 미래에 대한 의문도 여전하다. 이는 3~5년 주기로 하드웨어를 교체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우려되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워드와 엑셀을 포함한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소프트웨어에 대한 퀘스트 지원이 올해 말 공식 시작된다. 애플 비전 프로와 마찬가지로, 메타 역시 기업내 생산성 작업에 자사 제품이 사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현재 나온 기기로 사무직 노동자가 가상 현실 또는 혼합 현실 헤드셋을 착용하고 생산성 업무를 하고 싶어할지 불확실하다. 게비는 “사무직 노동자의 가장 일반적인 관행을 봐야 한다. 즉, 누구나 이미 알고 있고 이해하고 있으며 업무를 쉽게 처리할 수 있는 툴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기업에서 가상 현실 헤드셋 사용법에 대해 이런 수준까지 직원을 교육하고 적응시키려면 상당한 자금과 시간이 들 것이다. 사용자 경험이 의미 있게 개선돼 사람들에게 헤드셋을 사용하고 싶은 이유를 납득시키는 것이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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