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글로벌 칼럼 | 사물 인터넷이 "비전"에 그칠 수도 있는 이유

Mike Elgan | Computerworld 2014.10.01


결함 2: 사물 인터넷의 복병, “보안”

이번 주에는 사물 인터넷의 또 다른 치명적인 결함이 드러났다. 바로 보안이다.

배시(Bash) 또는 쉘쇼크(Shellshock) 버그라는 새로운 악성코드가 등장함에 따라 사물 인터넷의 회의론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배시는 아주 간단히 설명하자면 유닉스와 리눅스 기반 컴퓨터(맥 OS X 컴퓨터 포함)에서 명령 프롬프트와 비슷한 명령에 사용되는 쉘 코드다. 이 소프트웨어의 결함으로 인해 정상적인 명령 사이에 손쉽게 악성 명령을 심어서 운영 체제 레벨에서 실행시킬 수가 있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원은 1-10등급 척도(10이 가장 나쁜 등급)에서 쉘쇼크 버그가 확고한 10등급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해커가 악용하기도 정말 쉽다. 쉘쇼크를 악용하기 쉬운 이유는 아무런 인증 없이 코드를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커는 대상에 침투하거나 암호를 훔치거나 인증된 사용자 또는 관리자를 가장할 필요가 없다. 또한 이러한 특징 탓에 어떤 부분이 악용되더라도 그 사실을 알아내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유닉스와 리눅스 기반 시스템을 운영하는 서버의 수는 엄청나게 많고 이 많은 서버들이 모두 취약점에 노출되어 있다. 다만 이러한 시스템에서는 버그를 수정하기도 쉽다. PC와 서버를 업데이트하고 패치하기 위한 과정은 잘 정립되어 있다.

문제는 사물 인터넷 기기 역시 대부분 배시를 실행한다는 점이다. 지금 여러분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웹캠을 비롯해 집 현관 자물쇠, 자동차 대시보드, 계산기, 토스터, 그 외의 상상하기도 어려운 온갖 종류의 사물 인터넷 기기들이 모두 해당된다.

이 기기들의 상당수는 패치되지 않을 것이다. 해커가 쉘쇼크 버그를 사용해서 이러한 기기들을 악용한다면 아무도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몇 년 동안 해킹된 채로 사용될 수 있다.

이것이 보안과 사물 인터넷이 가진 문제의 핵심이다. 새로운 취약점이 발견되면 악의적인 해커들은 모든 에너지와 창의력을 쏟아 부어 이러한 취약점을 악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낸다. 엄청난 복잡성과 다양성을 가진 사물 인터넷은 이들에게 대단히 매력적인 공격 목표다.

표준 문제와 마찬가지로 이 상황을 타개할 만한 뾰족한 방법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셸쇼크 버그는 한 가지 문제일 뿐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사물 인터넷의 혼란스러운 복잡함과 다양성, 그리고 사용자의 망각성이다.

기기 소유자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사물 인터넷 기기가 배시를 실행하는지 여부에 대해 알지 못하며, 안다 해도 어떻게 보호하는지 알지 못한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표준 문제와 마찬가지로 보안 문제 역시 해결 방법은 없어 보인다. 최소한 실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해결책을 누군가 제시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미래의 사물 인터넷에서 가장 가능성 높은 상황은 이렇다. 사물 인터넷은 존재하며 사람들에게 많은 혜택을 줄 것이다. 다만 그 통로는 소수의 독점적 방법으로만 제한된다. 범용 표준이나 상호운용성도 없고, 보안도 없을 것이다. 그저 일부 기기들은 사용자의 이익을 위해 작동하고, 일부는 침투된 채 사용자의 손해를 위해 작동할 것이다.

암울하고 비관적인 이야기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는 그 외의 다른 가능성은 볼 수 없다.

주변의 모든 사물이 똑똑해지고 상호 연동되어 작동한다는 사물 인터넷 비전은 훌륭하다. 다만 현실화되지 못할 뿐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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