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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ㅣ애플의 가을 ‘맥’ 행사, 다시는 열리지 않을 이유

Roman Loyola | Macworld 2023.10.19
매년 가을, 아이폰 신제품 출시 행사가 열린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그리고 애플의 열성 팬이 아니라면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아이폰 행사가 끝난 후 애플은 맥 신제품을 소개하는 행사를 자주 개최해 왔다. 

애플이 마지막으로 가을 맥 행사를 개최했을 때는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21년 10월 19일이었다. 당시 애플은 ‘언리쉬드(Unleashed)’라는 이름의 행사에서 M1 프로 및 M1 맥스 칩을 탑재한 14인치와 16인치 맥북 프로를 선보였다. 그런데 애플의 맥 라인업이 어디까지 왔는지 그리고 이 회사가 지난 10월 17일(현지 시각) 새로운 애플펜슬만 깜짝 공개했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이는 마지막 가을 행사일지도 모른다. 
 
ⓒApple
 

M-시리즈가 성숙해졌다

애플이 가장 최근인 2021년 가을 맥 행사를 개최한 이유는 확장된 M1 칩 제품군을 발표하기 위해서였다. M1 칩 공개는 2020년 11월에 열린 ‘원 모어 씽(One more thing)’ 행사의 가장 큰 관심사였으며, 2021년 행사는 완전히 새로워진 맥북 프로의 더 빠르고 강력한 버전 그리고 (M1) 프로 및 맥스 버전이 어떻게 엄청난 속도와 효율성을 제공하는지 보여줄 기회였다. 2022년 봄 개최된 ‘피크 퍼포먼스(Peek Performance)’ 행사에서 선보인 울트라(Ultra) 칩도 마찬가지였다. 

이제 감이 잡히는가? 먼저 기본 M 칩이 나오고, 몇 달 후 프로와 맥스 버전이 공개됐으며, 최종적으로 울트라 칩이 출시됐다. 애플 실리콘의 발전 단계는 정해져 있었으며, 아마도 당분간은 이런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이제 애플은 (생산 관련 문제를 제외하고) 칩의 진화를 거의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으며, 더 이상 인텔의 주기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애플이 자사와 시장에 가장 적절한 칩 출시 일정을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2021년 가을 맥 행사에서 애플은 M1 프로 및 M1 맥스 프로세서를 소개했다. ⓒApple

아울러 2020년과 2021년 출시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애플은 2020년 11월에 M1 칩을 공개한 지 불과 몇 달 후인 2021년 봄에 새 맥북 프로를 출시하고 싶었지만, 팬데믹으로 생산이 지연돼 출시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대신 가을에 맥 행사를 열게 된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이 정해졌다

애플은 2021년 가을 행사에서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디스플레이, 새로운 기능을 갖춘 신형 14인치 및 16인치 맥북 프로를 선보였다. 디스플레이는 마침내 베젤이 얇아졌고, 키보드는 터치 바를 없애고 F1 키를 되살렸으며, 트랙패드는 더 켜졌고, 맥세이프와 SD 카드 슬롯이 귀환했다. 그리고 맥북 프로의 대대적인 개편은 곧 맥북 에어로 이어졌다. 애플이 조만간 이런 디자인을 변경하지 않으리라 예상되기 때문에,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새로운 기능을 과시하는 행사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수업에 지각하다

생각해 보면 가을은 맥 신제품이 출시되기에 이상한 시기다. (미국 기준 9월에 학기가 시작되는) 학생들은 이미 하드웨어를 구매했을 시기이고, 기업들도 이미 연간 지출을 마무리했을 시기이기 때문이다. 연말 선물에 1,000달러 이상을 기꺼이 지출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 

애플은 봄과 초여름이 학생들에게 맥(및 아이패드)을 마케팅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고 본다. 그래서 지난 몇 번의 봄에 새로운 맥이 출시됐고, 올해 6월 WWDC에서는 신형 15인치 맥북 에어와 (고사양 데스크톱) 맥 프로가 공개됐다. 그리고 8월에는 대학에 진학하는 모든 고등학교 졸업생을 위한 신학기 애플 스토어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맥 스튜디오는 2022년 봄 행사에서 공개됐다. ⓒApple

또 가을은 아이폰과 애플워치의 계절이다. 아이폰은 행사가 열리기 몇 주 전부터 화제를 모으며, 그 관심은 연말 쇼핑철까지 계속된다. 애플은 아이폰이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도록 놔두는 편이 나을 것이다. 
 

가을 맥 행사가 돌아올 수도 있는 이유 

과거에는 11월(2020년형 M1 맥 미니, 맥북 에어, 13인치 맥북 프로)과 12월(2017년형 아이맥 프로)에 맥 신제품을 출시했지만, 이제 맥 라인업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아이폰 행사 이후의 맥 출시는 간단한 보도 자료 발표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현시점에서 애플이 또다시 가을 맥 행사를 개최할 유일한 이유는 획기적인 칩, 급진적인 디자인 또는 완전히 새로운 모델을 발표해야 할 때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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