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살이 될 때까지 사라 마더실은 3년 동안 전공을 세 번 바꿨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몰랐다. 알았던 건 단 하나, 대학이 취업의 길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마더실은 최근 인터뷰에서 "대학을 좋아하지 않았다. 단지 밟아야 할 인생의 수순일 뿐이었다. 부모님은 대학에 가서 교육받길 권하셨지만, 나는 대학 생활 내내 방황했다. 하고 싶은 게 뭔지 몰랐다”라고 말했다.
문과 학위를 받고 졸업한 후, 마더실은 틱톡에서 한 수습 직원 채용 공고를 보게 됐다. 처음에는 사기라고 생각했지만, 인스타그램에서 공고를 다시 보자 마음이 바뀌었다. 결국 영국의 수습 프로그램 중개 스타트업 멀티버스(Multiverse)가 올린 그 공고에 지원했다.
멀티버스의 채용 제안은 진짜였다. 12개월에서 15개월 정도의 수습 기간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자리였다. 마더실은 수습 기간을 시작한 지 5개월이 되었고, 미국 서부 최대의 의료 서비스 제공업체 중 하나인 인터마운틴 헬스케어(Intermountain Healthcare)의 비즈니스 관리 분석가로 일하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도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멀티버스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배운 것을 거의 즉각적으로 인터마운틴에서 적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소위 ‘스펙’이나 경력을 증명할 다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기술 자격증, 배지 및 수습 기간이 대표적이다. 수습 직원의 수는 2011년 이후 증가하고 있다. 2020년에는 636,515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노동청에 따르면 2014년 이후 매년 훈련을 마치는 수습 직원은 8년 전 4만 4,417명에서 2021년 9만 6,915명으로 118% 증가했다.
2012년 이후 수습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노동자 수가 64% 증가했으며, 2017년 이후 1만 4천여 개의 신규 수습 프로그램이 추가됐다.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같은 5년 동안 484,000명의 직원이 수습 프로그램을 통해 훈련받았다.

가트너 부사장 분석가 그레이엄 월러는 "수습 프로그램의 증가는 분명히 떠오르는 추세다. 주요 트렌드로 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매우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기존 컴퓨터 공학 학위에 비해 [수습 프로그램] 접근 방식에는 매우 많은 장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교실 기반 학습 과정이 가르치는 내용 대부분이 현장이 쓰이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가트너가 실시한 2020년 연구에 따르면 직원은 기존 교육 시스템에서 배운 내용의 37%만 적용한다고 답했다. 지식이나 스킬의 수명도 매우 짧다. 3년 전에 필요했던 스킬 중 33%가 오늘날 더 이상 관련이 없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그레이엄은 "기존 학위 제도는 너무 많은 내용을 가르친다. 대다수가 현장에서 쓰이지도 않는다. 그리고 학생들은 이런 스킬을 3년 동안이나 배우며 새로운 스킬을 획득하지 못하므로 더 뒤처진다. 교육과 현장을 일치시키면 사업 성과가 10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현장과 연결된 학습의 장
새로운 형태의 자격 증명은 고용주가 숨어있던 인재를 찾아내고 다양성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월마트의 자금 지원을 받아 미국 인적 자원관리협회(SHRM)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직무 기술은 사내 교육이나 다른 대안적 프로그램을 통해 훈련될 수 있다. 2,800명 이상의 상급·중급 관리자를 대상으로 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임원의 81%, 매니저의 71%, 인사 전문가의 59%가 대안적 자격 증명이 더 다양한 인재를 끌어들인다는 데 동의했다.
기업은 스킬 격차를 해소하고자 본격적인 업스킬링(upskiling) 및 리스킬링(reskiling)에 나섰다. 일부 직원은 확실히 특정 역량을 갖추고 있을테지만 변화무쌍한 사회에서 지금 당장 필요한 스킬은 부족할 수 있다. 정확히 어떤 역량을 업스킬링 또는 리스킬링 해야 할지 결정할 때 ‘역량 관계성(skills adjacency)’이라는 개념이 쓰인다. 이는 현재 직원에게 갑자기 완전히 새로운 역량을 가르치는 대신, 이미 보유한 역량과 관련지어 필요한 역량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한 사업 부서에 더 많은 데이터 과학자가 필요할 수 있다. 이 부서의 직원이 스프레드시트를 잘 다룰 수 있다면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그레이엄은 이런 역량 관련성이 수습을 가장 효과적인 훈련 방법으로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레이엄은 "이런 직원은 기술 분야에서 경력을 쌓을 기회로 이어지는 기술 세트를 배우는 셈이다. 요즘 수습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전미 흑인 지위 향상 협회(NAACP)의 보고서에 따르면 수습 프로그램은 특히 기술 산업에서 인력 다양성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학생 인구의 15%를 차지함에도 고급 컴퓨터 공학 과정에 속한 흑인 학생은 6% 미만이다. 반면 미국 노동청의 통계에 따르면 2016부터 2021까지 회사의 수습 기간에 참여한 직원 중 흑인은 17%다.
피에르 뒤벅은 140개국 학생 35만 명 이상이 재학 중인 글로벌 교육-취업 온라인 플랫폼 오픈 클래스 방 승(오픈클라스룸)의 설립자 겸 CEO이다. 그는 "수습 기간은 낙후된 지역사회에 있는 구직자가 직업 훈련을 받을 수 있게 해준다. 오픈클래스룸에서는 고용주가 수업료를 충당하며 수습 급여까지 지급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기술 기업은 채용에 대한 사고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했다고 전했다. 뒤벅은 "수습 제도는 유럽에서 오랫동안 인기 있었다. 수습 제도는 이제 공공 부문과 민간 기업의 지원을 받아 더욱 다양한 인재풀을 활용하고 필요한 직원을 양성하는 방법으로 점점 더 인정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뒤벅은 또한 기술 회사의 수습 기간을 끝마치면 높은 보수의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신입사원은 4년제 학위의 부채 부담을 떠안을 필요가 없다. 한 예로 오픈클라스룸은 다국적 제약회사 머크(Merck)와 파트너십을 맺어 시간당 급여가 24~32달러 사이에서 시작해 3개월 후에는 40~50달러로 오르는 수습 직원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이에 비해 미국의 취업 사이트 인디드(Indeed)에 따르면 수습 직원은 평균 시급은 19.26달러다.
뒤벅은 "수습 직원이 (오픈클라스룸의 뛰어난 온라인 교육 및 멘토링 플랫폼에서) 프로그램을 완료하면 미국 노동부로부터 업계에서 인정한 인증서를 받게 되며, 일자리 제안이 받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오픈클래스룸스는 최근 미국 노동부와 함께 공식 수습 프로그램(Registered Apprenticeship Program, RAP)으로 인정받았다.
미국 정부의 수습 프로그램 지원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월 '어프렌티스십 빌딩 아메리카(Apprenticeship Building America)' 보조금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RAP 확대를 위한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 미국 기업의 수습 프로그램을 현대화하기 위해 1억 1,300만 달러를 지원한다. RAP는 노동부 또는 국가 수습 기관을 통해 담당 업계가 검증하고 승인한다. 미국 정부가 운영하는 어프렌티스십 아메리카 웹사이트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수습 과정을 마친 직원 93%가 취업에 성공했으며 평균적으로 연간 77,000달러를 번다.이달 초, 바이든 대통령은 제8회 전국 수습 주간(National Apprenticeship Week)을 기념하며 선언문에 서명했다. 멘토십 프로그램의 중요성과 연방 정부가 수습 직원 프로그램에 쏟아부은 상당한 자금과 노력을 보여주는 행사였다. 이 외에도 미국 정부는 이미 140명의 고용주와 함께 120일 동안 진행되는 사이버 보안 수습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대퇴직과 새로운 채용 방식
기술 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대퇴직으로 특히 큰 어려움을 겪었다. 10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주인을 찾지 못한 채 공석이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2022년 3월 채용 공고가 1,150만 개에 달하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동시에, 지난 6개월 동안 매달 4백만 명 이상이 직장을 그만뒀다.기술 분야에서는 채용 난이 더욱 심각하다. CompTIA(IT 산업 및 종사자를 위한 비영리 협회)에 따르면 미국의 전체 실업률은 약 3.6%이지만 기술 산업의 경우 2.2%다. 이 사태는 큰 전환점이 됐다. 이제 기술 회사는 구직자에게 요구하는 자격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고 있다. 고용주 중 59%기 이미 대학 학위 요건을 없앴거나 없애기를 고려하고 있다. 기술 산업의 인력 다양성이 크게 늘어날 징후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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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성능을 재정의하는 게임 체인저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 Getty Images Bank AI, HPC, 첨단 분석 등 새로운 유형의 워크로드가 급부상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성능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런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인텔은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코드명 사파이어 래피즈)라는 답을 내놓았다. 인텔은 이전 세대에 비해 성능, 확장성 및 효율성을 크게 개선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로 차세대 데이터센터에 대한 인텔의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성능 최적화의 새로운 관점 ‘워크로드 최적화’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다양한 워크로드 각각의 요구에 맞는 최대 성능을 끌어 낸다’라는 한 줄로 핵심을 짚을 수 있다. 이 프로세서의 설계 사상은 AI, HPC, 첨단 분석 등 다양한 워크로드의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CPU 및 관련 기술을 설계하고 최적화하는 것이다. 최근 기업들이 주목하는 주요 워크로드는 각각 성능에 대한 요구와 기준이 다르다. 예들 들어 AI 워크로드는 매트릭스 연산과 병렬 처리에 크게 의존한다. 더불어 대용량 데이터 세트를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CPU와 메모리 간의 효율적인 데이터 전송을 위해 높은 메모리 대역폭이 필요하다. AI 워크로드에 맞는 최고의 성능을 제공하기 위해 인텔은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에 고급 매트릭스 확장(AMX)과 같은 특수 명령어 세트와 통합 가속기를 내장하였다. 이는 꽤 주목할 개선이다. AMX의 내재화는 CPU도 AI 처리가 준비됐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AI 인프라에서 CPU의 역할을 크게 확장할 전망이다. 최근 ChatGPT의 등장과 함께 모든 기업의 관심사가 된 초거대 언어 모델 기반 생성형 AI 전략 수립에 있어 AMX에 관심을 두는 곳이 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HPC 워크로드는 복잡한 수학적 계산이 포함되며 높은 부동소수점 성능을 보장해야 한다. HPC 워크로드에는 병렬 처리가 수반되는 경우가 많다. 멀티코어 CPU는 이러한 워크로드를 가속하는 데 있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대규모 HPC 시뮬레이션은 효율적인 데이터 처리를 위해 높은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도 요구한다. 이런 특수성도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유연하게 수용한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최대 8채널 DDR5 메모리 구성 및 인텔 옵테인 퍼시스턴트 메모리(Optane Persistent Memory)를 지원하여 HPC 시뮬레이션을 위한 높은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제공한다. 또한, PCIe 5.0을 지원하여 PCIe 4.0의 두 배에 달하는 대역폭을 제공하여 CPU와 가속기 및 스토리지와 같은 기타 장치 간의 통신 속도가 빠르다. QAT를 통해 암호화 및 압축 워크로드를 가속화하여 네트워킹 및 스토리지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의 성능과 효율성도 크게 높인다. 열거한 특징들은 HPC뿐 아니라 AI 워크로드의 성능 요구에도 부합한다. 다음으로 첨단 분석의 경우 적시에 통찰력을 제공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지원하려면 지연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CPU가 필요하다. 인텔은 단일 스레드 성능 및 멀티 스레딩 기능을 향상시켜 실시간 분석을 위한 저지연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인텔 프로세서는 최적화된 캐시 계층 구조를 갖추고 있어 메모리 액세스 시간을 최소화하여 실시간 분석 워크로드의 지연 시간을 줄이고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여기에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넓은 메모리 대역폭으로 데이터베이스 성능을 향상하고 인텔 인-메모리 분석 가속기(IAA), 데이터 이동 속도를 높이는 인텔 데이터 스트리밍 가속기(DSA)까지 통합하여 실시간 데이터 처리 성능을 높였다. 요약하자면 워크로드마다 특화된 CPU 기능, 아키텍처 또는 가속기가 필요한 요구사항이 다르다. AI 워크로드는 가속 기술과 넓은 메모리 대역폭의 이점을 누리고, HPC 워크로드는 높은 부동소수점 성능과 병렬 처리가 필요하며, 실시간 분석 워크로드는 지연 시간이 짧은 처리와 효율적인 I/O 및 스토리지가 필요하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다양한 워크로드의 성능 요구를 수용하여 각각 최대의 성능을 끌어 낸다. 워크로드 최적화 성능 추구가 가능한 이유 CPU의 발전사를 보면 무어의 법칙의 시대를 지나 멀티 코어의 시기가 이어지고 있다. 멀티 코어는 현재 진화를 거듭 중인데 최근 동향은 더 나은 성능과 에너지 효율성을 보장하는 가운데 워크로드별 최적화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인텔은 코어 수를 늘리는 가운데 다양한 가속기를 CPU에 통합하는 방식을 택하였다.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다. 멀티코어 아키텍처는 병렬 처리를 가능하게 하여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예를 들어 인텔의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최대 60개의 코어를 가지고 있어 AI, HPC, 실시간 분석 등 다양한 워크로드 처리에 이상적이다. 여기에 다양한 가속기를 통합하여 워크로드마다 차이를 보이는 최적의 성능 목표 달성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또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CPU와 가속기 간의 고속 통신을 위해 설계된 개방형 산업 표준 인터커넥트인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를 지원한다. 이 밖에도 인텔은 상호 연결 및 효율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4개의 실리콘 다이를 EMIB(Embedded Multi-Die Interconnect Bridge)라는 고급 패키징 기술로 연결했다. 인텔의 EMIB 기술은 CPU 설계 및 패키징의 패러다임 전환을 잘 보여준다. 인텔은 프로세서를 타일이라고 하는 더 작은 모듈식 구성 요소로 분할하고 EMIB라는 작은 실리콘으로 연결하여 하나의 Monolithic 구조와 같은 성능, 에너지 효율성 및 설계 유연성을 높였고 그 결과물이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다. 인텔은 고급 패키징 기술을 통해 다양한 가속기를 통합하면서도 높은 전력 효율을 달성했다. 가령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내장된 가속기를 사용하면 이전 세대 대비 워크로드 처리에 있어 평균 2.9배 높은 와트당 성능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더 자세히 알아보면 범용 컴퓨팅에서 53% 평균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고, AI는 최대 10배 높은 추론과 학습 성능, 네트워킹과 스토리지 분야에서는 95% 적은 코어로 더 높은 데이터 압축 성능을 보여 최대 2배 성능을 높일 수 있고, 데이터 분석의 경우 최대 3배 성능 개선이 가능하다. 달라진 게임의 법칙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의 등장으로 차세대 데이터센터 시장을 놓고 벌이는 다양한 프로세서 간 새로운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단순한 신제품이 아니다. 다양한 워크로드의 급변하는 요구 사항을 해결하고 성능, 확장성 및 효율성에 중점을 둔 차세대 데이터센터 구축에 대한 인텔의 전략을 상징한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반도체 시장의 게임의 법칙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뀐다는 것을 보여주는 산증인이다.
Intel
인텔이 12가지 가속기로 데이터센터에 확장성과 유연성을 추가하는 방법
ⓒ Getty Images Bank 사파이어 래피즈(Sapphire Rapids)라는 코드명으로 알려진 인텔의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최근 출시됐다. 이 칩은 12가지 가속기로 주목받고 있지만 기능적인 흥미를 넘어 인텔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데이터센터, 서버, 클라우드 시장에 대응하는 방법이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프로세서의 근본적인 역할은 연산에 있다. 프로세서는 여전히 연산을 빠르게 많이 할 수 있으면 좋다. 하지만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종류와 특성이 다양해지면서 데이터를 다루는 방법도 진화했다. 그리고 이는 실질적인 성능의 향상으로 이어진다. 나승주 인텔 데이터센터 담당 상무는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새로운 데이터센터 환경을 반영한다고 설명한다. ⓒ Intel “단순히 작동속도와 코어의 개수를 늘리는 것만이 최고의 가치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센터 수요와 복잡한 데이터 처리에 대한 필요성을 풀어내기 위한 방법은 단순히 트랜지스터 수에만 의존할 일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인텔코리아 나승주 데이터센터 담당 상무는 데이터센터 환경이 달라지는 만큼 프로세서 구조도 새로 그려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 관점에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이전과 다른 두 가지 전환점을 갖는다. 한 가지는 연산의 양적 증가, 다른 하나는 데이터 처리의 효율성이다. “모놀리식 아키텍처로는 소켓당 절대적 성능을 높이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단위 칩을 더 작게 만들고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방법으로 성능 손실을 최소화하고 단일 칩에 준하는 처리 능력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최대 4개의 칩릿을 묶는 구조로 같은 공간 안에 더 많은 코어를 넣을 수 있다. ⓒ Intel 인텔은 사파이어 래피즈를 통해 ‘칩릿(Chiplet)’ 구조를 녹였다. 한정된 공간 안에 더 많은 코어를 넣는 것은 반도체 업계의 숙제였다.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4개의 칩릿을 이어 붙여 최대 60개 코어를 쓴다. 칩릿 구조는 생산이 훨씬 쉬워지고 필요에 따라서 단일 칩부터 2개, 4개 등 필요한 만큼 이어 붙여 다양한 설계의 자유도를 제공하기도 한다. 핵심 기술은 칩과 칩 사이를 손실없이 연결하는 데에 있다. “중요한 것은 인터페이스와 패키징 기술입니다. 사실 이 칩릿 구조는 인텔만의 고민은 아닙니다. 반도체 업계, 그리고 더 나아가 산업 전체의 숙제이기 때문에 이를 공론화해서 업계가 함께 답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나승주 상무는 기술 개방과 표준에 해결책이 있다고 말했다. UCIe(Universal Chiplet Interconnect Express) 컨소시엄을 통해 전 세계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경쟁을 내려놓고 답을 찾아가고 있다. UCIe는 단순히 코어와 코어를 연결하는 수준이 아니라 단일 패키지 안에서 GPU도, 컨트롤러도, 또 가속기도 성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이어붙일 수 있다. 성능의 확장 뿐 아니라 단순화된 칩들을 자유롭게 맞붙이는 설계의 자유도 얻게 된다. ⓒ Intel 이 모듈형 칩릿 구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바로 12가지 가속기다. 데이터의 특성에 맞는 처리 방법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인텔은 오래 전부터 MMX(Multi Media eXtension)와 SSE(Streaming SIMD eXtensions)를 비롯해 AVX(Advanced Vector Extensions)와 최근에는 AMX (Advanced Matrix Extensions) 까지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사파이어 래피즈의 가속기는 프로세서를 현대 데이터센터의 필요에 맞춰 최적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 나승주 상무의 설명이다. “클라우드는 가상머신과 네트워크는 물론이고, 암호화와 인공지능 처리까지 더욱 복잡해지기 때문에 기업은 설계의 고민이 많습니다. 클라우드에서 GPU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머신러닝의 학습과 추론 작업의 80%가 CPU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프로세서가 이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AMX(Advanced Matrix Extensions)가 더해진 이유도 막대한 실시간 학습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범용적인 인공지능 학습이 CPU만으로 충분히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AMX는 텐서플로와 파이토치 등 범용적인 머신러닝 프레임워크에 최적화되어 기존 환경을 그대로 가속한다. 12가지 가속기를 통해 데이터센터의 특성에 맞는 서버를 구성할 수 있다. ⓒ Intel 마찬가지로 데이터센터에서 큰 리소스를 차지하는 암호화 효율을 높여주는 QAT(QuickAssist Technology), 로드밸런싱을 맡는 DLB(Dynamic Load Balancer), 인메모리 분석 처리를 가속하는 IAA(In-Memory Analytics Accelerator), 데이터 스트리밍을 가속하는 DSA(Data Streaming Accelerator) 등 별도의 전용 가속 코어를 두고, 필요에 따라서 가속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이는 데이터센터의 자원 관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게 된다. “가속기가 실제 현장에서 주는 가치는 특정 리소스를 빠르게 처리하는 것도 있지만 특정 처리에 대한 부담을 덜어 CPU가 본래 해야 할 연산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데이터센터에서 70개 코어를 할당해서 쓰던 암호화가 사파이어 래피즈의 QAT 가속기를 이용하면 11개 코어로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실제로 데이터센터가 처리해야 하는 인스턴스에 할당되면서 자원의 효율이 크게 높아집니다.” ⓒ Intel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구조의 변화와 가속기를 통해서 ‘스케일러블(Scalable)’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확장성을 갖게 됐다. 이는 곧 데이터센터의 최적화, 그리고 유연성과도 연결된다. 반도체는 시대의 흐름을 읽어야 하고, 인텔은 사파이어 래피즈를 통해 기술로 그 답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