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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그저 거들 뿐” 독일 법원, AI 이용해 업무 과부하 해소

Jürgen Hill | COMPUTERWOCHE 2024.03.15
과중한 업무 부담을 안고 있는 독일 법원은 대량 소송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슈투트가르트와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이용해 판사의 업무 부하를 덜어주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 긴 소송 절차, 과로한 판사 등 많은 독일 법원은 만성적인 업무 과부하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대규모 소송이 더해지면 법원은 업무의 수렁에 빠지고 만다.
 
ⓒ Getty Images Bank

이런 업무 과부하를 해결하기 위해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와 헤센주는 인공지능을 사용하기로 결정했고, 파일럿 프로젝트를 통해 AI 툴인 OLGA, FRAUKE, FRIDA, JANO가 탄생했다.
 

슈투트가르트 고등법원, 디젤 자동차 대량 소송 처리에 AI 활용

디젤 배기가스 스캔들과 관련된 항소 절차를 담당했던 슈투트가르트 고등 지방법원도 사건의 홍수를 경험했다. 평소 연간 약 1,500건의 사건을 처리하던 이 법원은 디젤 운전자들의 끊임없는 항소로 갑자기 연간 10배나 많은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이 사건들을 처리하느라 법원은 수년 동안 정신없이 바빴다. 슈투트가르트 고등지방법원의 주심 판사인 얀 스포엔레는 "중요한 핵심 데이터는 100페이지가 넘는 변호사 서류에 숨겨져 있고, 텍스트를 조금이라도 수정하면 같은 장소에서 찾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각각의 소송을 특정 범주와 해당 판결 유형에 맞춰 할당하려면 차량 구매 날짜, 판매자, 차량 유형, 차량 식별 번호(VIN), 배기가스 등급, 엔진 유형 또는 차량이 연방 자동차 운송국의 공식 리콜 대상이었는지 여부와 같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슈투트가르트 법원은 디지털의 도움 없이는 이 산더미 같은 변론서와 데이터를 관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금방 깨달았고, 사법 시스템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고자 하는 법무부의 지원을 받았다. 그리고 적합한 대량 소송 절차 도우미를 찾던 중 IBM의 AI 지원 검색 플랫폼인 왓슨 디스커버리를 발견했다.

왓슨 디스커버리는 적어도 서류상으로는 슈투트가르트 법원이 차고 있는 솔루션으로 보였다. 비정형 문서에서 데이터를 추출해 수동 검색에 비해 약 75%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판사의 요구 사항에 맞게 시스템을 맞춤화해야 했다. 판사들은 5주 동안 IBM 클라이언트 엔지니어링팀의 개발자와 협력해 초기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

이를 위해 프로젝트팀은 먼저 1심 법원의 판결문과 같은 문서의 구조를 정의했다. 여기에 포함된 구조적 요소에는 요약과 판결 양식, 사실관계 및 판결 이유가 포함된다. 그런 다음 AI 모델을 실제 작업에 맞게 학습시켰다. 여기에는 IBM 왓슨 디스커버리에서 제공하는 스마트 문서 이해 기능을 적용했는데, 인식된 구조적 요소 내에서 정보를 판단하고 이를 구조화된 카테고리로 출력한다. 예를 들어, AI는 특정 형식의 문자열을 모터 유형 또는 VIN으로 인식하고, 그 결과 사용자에게 규칙 기반 할당 및 우선순위 기준을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동화된 분류가 가능해진다. 개별 사건마다 판결문을 작성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대신 다양한 사건 범주에 대한 법원 판결 템플릿을 각각의 개별 정보에 맞게 지정할 수 있다. 슈투트가르트 법원은 완성된 AI 툴의 이름을 OLGA로 명명했는데, 고등법원(Oberlandesgericht)과 어시스턴트를 뜻하는 A를 합쳐 만든 것이다.
 

프랑크푸르트 지방법원, 판결의 근거를 만드는 AI 구현

프랑크푸르트 지방 법원도 비슷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매년 1만~1만 5,000건의 항공편 지연 또는 결항으로 인한 보상 소송이 이곳에서 진행된다. 슈투트가르트 고등법원과 마찬가지로 프랑크푸르트 지방법원의 판사들도 방대한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AI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크푸르트 지방법원의 접근 방법은 다르다. AI는 사건을 미리 분류하고 것이 아니라 판사가 판결에 도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판결문 초안을 작성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 아이디어는 FRAUKE(Frankfurter Urteils-Konfigurator Elektronisch, 프랑크푸르트 전자 판결 컨피규레이터'라는 AI 솔루션인 탄생시켰다. 헤센주 법무부의 설명에 따르면, 프라우케는 판결문을 분석하고, 메타데이터를 읽고, 텍스트 모듈을 사용해 판사가 판결문 초안을 작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먼저 사건 번호, 기상 현상과 같은 사건 범주 및 판결 양식을 선택한다. 그런 다음 판사가 소송을 기각할지 유지할지 결정한다. FRAUKE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 필요한 지원을 제공한다. 먼저 청구서에 있는 메타데이터를 기반으로 사건의 사실관계와 판결의 근거에 대한 제안서를 작성한다. 이렇게 생성된 텍스트 모듈은 이전 법원 기록과 AI가 찾은 메타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관련 사건의 개별 판례와 관련 텍스트 모듈을 포함해 추가 텍스트 모듈을 표시하고 삽입할 수 있다.

AI가 제안한 텍스트 모듈은 완전히 편집할 수 있다. 프랑크푸르트 지방법원의 수잔네 베첼 판사는 "FRAUKE는 판결 로봇이 아니라 판사의 조력자"라고 강조한 것처럼 최종 결정권은 인간에게 있다.

슈투트가르트와 마찬가지로 프랑크푸르트의 프로젝트팀도 FRAUKE를 구현하기 위해 IBM의 왓슨x 기술을 활용했다. 2023년 11월에는 헤센주의 로만 포섹 법무부 장관과 브란덴부르크주의 수잔느 호프만 법무부 장관이 FRAUKE 프로젝트에 대한 의향서에 서명하면서 프로젝트가 완전히 성공했음을 보여줬다.

브란덴부르크주 역시 FRAUKE를 후원하고 있다. 브란덴부르크의 사법 시스템도 AI를 이용해 베를린-브란덴부르크 항공편 개설 이후 승객 권리 소송을 처리하고자 한다.
 

교통 법규 위반 관련 AI 프로젝트 FRIDA

프랑크푸르트 지방법원은 FRAUKE 외에도 또 다른 AI 프로젝트인 FRIDA에 착수했다. 프랑크푸르트 지방법원이 자체 개발한 FRIDA는 "프랑크푸르트 규칙 기반 정보 문서 생성 어시스턴트(Frankfurter Regelbasierte Intelligente Dokumentenerstellungs-Assistenz)의 약자로, 교통 법규 위반과 관련해 전자적으로 진행되는 절차에서 판사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헤센주 법무부에 따르면, FRIDA는 법원이 교통법규 위반 소송에서 문서를 작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FRIDA는 텍스트 모듈 모음을 사용해 관련 문서를 작성하며, 고정된 검색 기준을 사용해 절차적 세부 사항을 위해 파일을 자동으로 검색한다. 헤센주 법무부는 FRIDA가 이미 교통법규 위반 법원 절차에서 긍정적인 운영 경험을 쌓았다고 전했다.

헤센주의 법무부 장관 로만 포섹은 "업무 프로세스를 더욱 현대화하고 더욱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AI와 자동화는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형사 사법 분야에서도 이미 AI와 관련해 '스마트 선고'가 논의되고 있다. 헤센주는 비교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AI를 사용해 형량과 관련해 형사 판결을 분류하는 프로젝트도 발표했다.
 

정보를 익명화하는 JANO

바덴뷔르템베르크주도 AI 프로젝트인 JANO를 시작했다.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판결문을 공개하기 전에 반드시 익명화해야 하는 사법부의 판결문 익명화를 지원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이 JANO의 목적이다.

지금까지 법원은 이 작업을 전적으로 수작업으로 수행해 왔는데, 법원의 입장에서 상당한 인력 비용은 물론, 법원 판결을 널리 공개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소이다.

OLGA 및 FRAUKE와 마찬가지로 IBM과 공동 개발한 왓슨x 기반의 JANO는 법원 판결문을 스캔해 자동으로 개인 데이터를 인식하고 익명화할 것을 제안한다. 그러면 법원 직원이 AI 제안을 확인하고 승인한다.

JANO를 이용하면 업무량이 크게 줄어들 뿐만 아니라 유용한 부가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익명화된 의사결정은 향후 추가 AI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학습 데이터로 사용될 수 있다. 

헤센주와 바덴뷔르템베르크주는 이 툴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통해 사법 시스템에서 AI의 잠재력을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사법부의 AI 활용은 판사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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