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컴퓨팅

“사실상 웹 DRM” 비발디ㆍ모질라가 구글 WEI를 비판하는 이유

Mark Hachman | PCWorld 2023.07.27
웹의 신뢰성을 높이겠다며 구글이 제안한 새로운 기술이 논란에 휩싸였다. 웹사이트에 대한 군소 브라우저의 접근을 제한되고,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소유한 웹사이트에 대해 임의로 접속을 차단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Getty Image Bank

문제가 된 기술은 바로 구글의 WEI(Web Environment Integrity)다. 여러 구글 엔지니어가 이를 깃허브에 공개하자, 비발비 브라우저 측은 물론 모질라 파이어폭스 측의 선임 개발자 브라이언 그린스테드도 반발하고 나섰다.

구글에 따르면, WEI가 작동하는 방식은 이렇다. WEI는 사용자가 웹사이트에서 봇이 아닌 실제 사람들과 상호작용하고, 해당 웹사이트에서 다운로드된 모든 소프트웨어가 합법적인지 확인하기를 원한다고 가정한다. 웹사이트 역시 사용자를 식별하는 여러 가지 분석 신호를 적용하지 않고도 방문자가 봇이나 아니라 실제 사람인지를 확인하기를 원한다.

이런 필요에 대한 구글의 기술적 대안이 WEI다. 웹사이트는 이런 확인을 위해 클라이언트 코드가 실행되는 환경에 대한 주요 정보를 담은 ‘WEI 토큰’에 질의를 한다. 즉, 사용자가 안전한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접속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결국 이 토큰을 신뢰할지 웹사이트가 선택할 수 있는데, 이는 곧 웹사이트가 사용자를 선택하는 것과 같은 결과가 될 수 있다.

실제로 가장 논란이 되는 것도 이 부분이다. 웹사이트가 사용자의 토큰을 거절하면 사실상 접속이 차단된다. 현재 ITWorld 같은 사이트는 모든 브라우저로 접속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하지만 비발디나 모질라 같은 군소 브라우저는 WEI가 확산하면 지메일이나 구글 검색, 또 다른 구글이 운영하는 다른 거대 사이트가 크롬 이외에 중소 대체 브라우저를 통해 접속하는 사용자를 차단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비발디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줄리아 피칼라사는 회사 블로그를 통해 “간단히 말해, 웹사이트가 어떤 브라우저를 신뢰하고 어떤 브라우저는 신뢰하지 않을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모든 브라우저에 대한 신뢰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새로 만들어진 브라우저는 어떤 방식으로든 신뢰할 수 있음을 증명하기 전까지 기본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WEI를 지원하지 않는 레거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이들도 결국 웹에서 배제될 것이다. WEI는 선한 동기를 가지고 있고 일부 사례에서는 유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이 방안은 완전히 끔찍하다. 이미 웹사이트의 DRM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모질라도 조금 다른 맥락에서 WEI 개념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최근 모질라는 운영체제 업체가 운영체제 사용자를 어떻게 자사 브라우저로 유인하는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예를 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브라우저 선택의 자유를 부여하면서, 사용자가 윈도우 11의 엣지에서 벗어나는 것을 더 불편하게 변경했다. 비발디는 사용자가 엣지 이외의 다른 브라우저를 다운로드하려 할 때 마이크로소프트가 광고를 보여주는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현재 비발디, 모질라, 오페라 등의 웹 브라우저 점유율은 몇 %에 불과하다. 구글 같은 거대 업체가 군소 브라우저를 배제하려 하는 움직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WEI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 개발자 벤 와이저는 WEI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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