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 애플리케이션

블로그ㅣ마침내 ‘라스트패스’를 삭제한 이유 4가지

Alaina Yee | PCWorld 2023.08.08
‘라스트패스(LastPass)’는 인기 있는 서드파티 비밀번호 관리자 중 하나이며,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무료 요금제는 다양한 기기를 지원했고, 연간 12달러였던 유료 요금제도 업그레이드할 가치가 있었으며, 전반적으로 괜찮은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었다. 여러 번의 보안 사고를 겪었을 때도 라스트패스의 대응은 믿음직스러워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무료 요금제의 기능이 줄어들었고, 유료 요금제 가격이 인상됐다. 반면에 경쟁 서비스 업체는 더 혁신적인 기능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 지난 2022년 고객 데이터(사용자 이름, 청구 주소,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IP 주소 등)가 유츨됐고 아울러 고객이 방문한 웹사이트 URL이 암호화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난, 대규모 보안 침해 사고가 발생했다. 
 
ⓒFoundry

오래전 필자는 가족의 비밀번호를 관리하기 위해 라스트패스 계정을 만들었는데, 2022년 해킹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도 바로 탈퇴하지 않았다(가족이 오래 사용해 익숙해진 서비스를 바꾸기 힘들어했다). 긴 설득 끝에 마침내 다른 비밀번호 관리자로 바꾸기로 했고, 더 나은 서비스로 옮겨갈 수 있게 돼 기뻤다. 라스트패스의 문제점이 너무 많아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다. 하지만 바꾸는 과정 역시 무척이나 힘들었다. 

아직 라스트패스를 사용 중인가? 서비스 전환을 고민하고 있는가? 필자가 비밀번호 관리자 서비스를 바꾸게 된 이유 그리고 다시는 돌아갈 계획이 없는 이유를 알려주겠다. 
 

2022년 보안 침해 사건

ⓒPCWorld

라스트패스의 2022년 보안 침해 사건 관련 발표는 마치 열차 사고를 슬로우 모션으로 보는 것 같았다. 2022년 8월 처음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고객 데이터는 피해를 보지 않았으며, 개발자 환경만 타격을 입었다. 그리고 3개월 후 고객 데이터가 영향을 받았다는 업데이트가 나왔다. 그로부터 거의 한 달 후, 고객 데이터와 비밀번호 볼트가 도난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뿐만 아니라 고객이 방문한 웹사이트 URL은 암호화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라스트패스는 2022년 보안 침해 사건 이전에도 보안 사고를 겪은 적이 있지만, 이번 사건만큼 충격적이지는 않았다. 온라인 비밀번호 관리자 고객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데이터가 매우 안전하게 보호돼 있어서 권한 없는 사람이 액세스할 수 없다고 믿는다. 그래서 볼트 데이터가 암호화되지 않았다는 소식은 듣고는 크게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물론 엔지니어링 관점에서 URL이나 항목 사용 빈도, 항목 마지막 업데이트 시기 등 몇몇 정보가 암호화되지 않은 데에는 아마도 타당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라스트패스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이유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잘못된 커뮤니케이션 

민감한 정보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보안 위협에 대처해야 하는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은 기본이며, 즉시성과 투명성도 중요하다. 적절한 선제적 알림도 마찬가지다. 라스트패스가 고객에게 소식을 전하는 방식은 이런 맥락에서 문제가 있었다. 
 
ⓒPCWorld

최근의 예를 들어보겠다. 지난 7월 중순, 해지하려는 계정을 마지막으로 확인하기 위해 로그인했는데, 비밀번호 반복 횟수가 60만 번으로 증가했다는 메시지가 표시됐다. 비밀번호 반복 횟수가 많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좋은 일이다. 비밀번호를 빠르게 추측하는 것을 늦추기 때문이다. 최신 암호화 표준은 60만 번의 반복을 권장하기 때문에 라스트패스는 모든 고객을 이 수준으로 상향 조정한 듯하다. 

하지만 이 상향 조정은 2023년 7월에 이뤄졌다. 즉, 지난 2022년 12월 모든 사용자의 볼트 데이터가 도난당했다는 사실이 공개된 지 6개월이 지난 후다. 지난 12월에 이 설정을 확인하지 않고 내버려 뒀던 사용자는 낮은 반복 횟수로 반년이나 방치돼 있었던 셈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번에 어떤 보안 문제가 있었길래 상향 조정이 됐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왜 지금에서야?”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울러 이 변경 사항을 설명하는 이메일은, 필자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온라인 검색을 한 지 몇 시간 후에 도착했다. 이메일 내용에는 상향 조정을 한 시기나 동기에 관한 설명이 없었다. 
 

실망스러운 웹 인터페이스

ⓒPCWorld

옛날 옛적 라스트패스의 웹 인터페이스는 꽤 괜찮았다. 엄청나게 매끄럽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현대적인 느낌이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경쟁 서비스에 비해 훨씬 더 초라한 느낌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갖가지 변화로 인해 웹 인터페이스도 퇴화했다. 가장 큰 단점은 설정을 유지하기 위해 영구 쿠키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크릿 브라우징을 사용하면 레이아웃이 저장되지 않고, 항상 라스트패스의 기본값으로 되돌아간다. 

배너 메시지도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사소한 문제일 수 있지만,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에 관한 영구 배너 메시지가 나타났을 때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라스트패스에는 필자가 몇 년 동안 어떤 기기를 사용했는지, 웹 인터페이스를 얼마나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한 로그가 있다!
 

볼트 내보내기는 그야말로 ‘악몽’이었다 

어떤 서비스를 탈퇴하려고 할 때, 비즈니스는 가능한 한 쉽게 탈퇴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언젠가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커진다. 라스트패스도 그렇게 하는 것 같지만 일관성이 없었다. 더군다나 필자는 엉성한 비밀번호 내보내기를 허용하는 개발상의 허점까지 발견했다. 
 
이상하게도 웹 인터페이스를 통해 내보내려면 확인 프로세스를 거쳐야 하지만,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에서는 즉시 CSV를 내보냈다. ⓒPCWorld

일반적으로 비밀번호 관리자를 바꾸면 볼트 데이터를 CSV 또는 XML 파일로 내보내게 된다. 여러 프로그램에서 쉽게 읽을 수 있는 기본 파일 형식이다. 라스트패스는 이 목적으로만 CSV를 내보내며, 쉼표로 구분된 값 형식의 특징은 (이름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쉼표가 별도의 데이터 필드를 나타내는 데 사용된다는 것이다(참고: 모든 비밀번호를 CSV 또는 XML 같은 암호화되지 않은 형식으로 내보낼 때 PC의 암호화된 폴더에 저장하면 라스트패스와 새 비밀번호 관리자 간 전환 시 암호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필자의 내보내기가 분리된 데이터를 포함해 여러 항목으로 엉망이 됐을 때, 우선 원인을 파악하려고 했다. 처음에는 텍스트 필드의 쉼표가 근본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쉼표로 인해 항목이 분할돼 다른 항목으로 읽혔을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쉼표가 전혀 없는 일부 항목이 분리된 이유는 설명되지 않았다. 아울러 다른 항목이 완전히 누락된 이유도 설명되지 않았다. 
 
웹 인터페이스를 통해 내보내면 쉼표가 올바른 위치에 유지되지만, 이 테스트 계정의 항목 3개가 CSV 파일에 누락됐다.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은 이 모든 항목을 올바르게 내보냈다. ⓒPCWorld

데이터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라스트패스에서 모든 항목을 원본과 수동으로 대조하는 작업을 마칠 때까지 명확한 답을 찾지 못했지만, 새로운 비밀번호 관리자에서 모든 항목을 처음부터 새로 생성하는 것보다 가져와서 정리하는 것이 여전히 더 빨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다른 브라우저와 내보내기 방법(예: 웹 인터페이스와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을 통해 시작)을 시도해도 혼란이 해결되지 않았다. 웹 인터페이스가 모든 항목을 내보내지 않거나(파이어폭스), 빈 CSV 파일을 바로 반환했으며 (크롬), 파이어폭스의 웹 인터페이스 내보내기와 크롬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 모두 데이터 무결성에 동일한 문제가 있었다. 한편 테스트 계정에서 내보내기를 시도했을 때 각 항목의 데이터 필드는 완벽하게 표시됐다(웹 내보내기에서는 일부 항목이 여전히 누락되긴 했다). 

필자의 생각에는 오래된 계정이 서버에서 데이터를 저장하고 구문 분석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거나, 비밀번호가 아닌 텍스트 필드에 특정 특수문자를 사용하면 내보내기 스크립트에서 어떤 종류의 버그가 발생하는 것 같다. 어느 쪽이든 실제로 모든 비밀번호를 그대로 내보낸다고 믿을 수 없다. 

지루한 가져오기 과정을 몇 시간 동안 반복하다 보니, 이 과정을 포기하고 모든 서비스의 비밀번호를 재설정한 후 새로운 비밀번호 관리자가 비밀번호를 캡처하도록 할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라스트패스의 보안 침해를 고려할 때 마지막 예방책으로 어차피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렇지 않은가?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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