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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스마트폰이 PC를 대체할까? 힌트는 ‘더블 탭’ 제스처

Rob Enderle | Computerworld 2023.09.18
오늘날 스마트폰의 성능은 PC를 위협할 정도다. 예를 들어 아이폰 12의 성능은 11테라플롭으로, 1980년대 슈퍼컴퓨터인 크레이 2보다 5,000배 이상 강력하다. 3년 전 된 스마트폰의 성능이 이 정도다. 삼성도 최신 스마트폰이 PC보다 빠르다고 주장한다. 물론 고성능 PC와 비교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고성능 스마트폰과 내장 그래픽을 사용한 보급형 PC의 성능은 거의 근접해 있다.
 
ⓒ Apple

그럼에도 현실에서 스마트폰이 PC를 대체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휴먼 인터페이스 때문이다. PC는 키보드와 마우스 혹은 트랙패드를 사용한다. 반면 스마트폰은 아이폰의 등장으로 물리 키보드가 사라진 이후 일반적으로 가상 키보드와 터치를 사용한다. 더 작은 화면을 사용하기 위한 타협의 산물이다. HMD(Head-mounted displays)는 이런 화면 크기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꼽힌다. 하지만 입력 기기로써 키보드와 마우스의 부재는 스마트폰이 PC를 대체하는 데 여전히 커다란 장애물로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애플이 아이폰 15와 애플 워치 신제품을 발표했다. 애플 워치는 아이폰보다 화면이 훨씬 더 작은데, 인터페이스 관련해서 새로운 기능이 하나 추가됐다. 바로 더블 탭이다. 이 기능은 키보드와 마우스를 대체하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까? 혹은 내년에 출시될 애플 비전 프로 같은 HMD에 접목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더블 탭에 대해 더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더블 탭과 수화, 그리고 음성 캡처

그동안 더블 탭 기능은 '손쉬운 사용' 메뉴의 선택 사항 중 하나였다. 애플 워치 사용자는 화면을 터치하지 않고도 손가락을 두 번 탭하는 동작으로 명령을 실행할 수 있다. 이런 탭 동작은 손목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휴대폰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감지할 수 있는 제스처도 지금은 한 가지로 제한돼 있다.

하지만 다른 다양한 제스처를 인식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떨까? 이를 통해 두 손이 아니라 한 손으로 기기를 조작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보자. 일단 현재보다 문서를 2배 더 빨리 작성할 수 있다. 단어나 문장을 자동으로 완성해 주는 AI의 도움을 받으면 더 빨라질 수도 있다. 또한, PC 대신 스마트폰과 헤드셋만 있어도 업무를 마칠 수 있다.

수년 전 필자는 미국 수화(ASL, American Sign Language)를 배웠다. 수화는 청력에 문제가 있는 사람과 대화하는 것은 물론 아주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유용하다. ASL은 다양한 제스처를 사용하는데 대부분 한 손을 사용한다. 매우 흥미롭게도 더블 탭과 공통적인 부분이다. 유용성은 어떨까? 보통 수화로 대화할 때 분당 110~130단어를 사용한다. 전문 속기사가 분당 43~95단어를 타이핑하는 것을 고려하면 매우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가 수화를 처음 배울 때 이 점에 매우 놀랐다. 수화로의 전환만으로도 생산성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낼 수 있다.

물론 일부 컴퓨팅 관련 작업의 경우 여전히 마우스 같은 기기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애플 비전 프로 같은 새로운 HMD는 시선을 추적한다. 눈이 마우스 커서 역할을 하고, 이 커서가 가리키는 항목을 더블 탭 제스처로 선택하는 방식으로 마우스의 필요성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이번엔 제스처와 음성을 비교해 보자. 사람들은 대화할 때 분당 110~150단어를 말한다. 이보다 더 빠른 속도에서는 상대방에 대화 내용을 따라가기 버겁다고 느낀다. 소형 기기에서 키보드를 대체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발화 내용을 자동으로 텍스트로 변환해 주는 기기가 있기는 하지만, 쓰기 불편하고 입 앞에 가져다 대야 하므로 상당히 보기 흉한 모습을 감수해야 한다. 게이밍이나 협업 용도로는 충분히 유용할 수 있지만, VR 공간에서조차 키보드를 대체하기에 불쾌한 방식이다. 더구나 이 방식은 수화와 마찬가지로 구두점 같은 문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다(다행히 이제는 AI 툴 덕분에 말하는 내용을 분석해 구두점을 추가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최근 애플이 선보인 더블 탭 기술은 음성을 캡처하는 새로운 방식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리를 내지 않고도 입술과 혀를 이용해 발음하는 움직임을 감지해 텍스트를 만들어 내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물론 당장 이런 방식으로 일하는 것은 힘들다고 해도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제스처, 스마트폰의 PC 대체를 위한 결정적인 변화

더블 탭은 우리가 기술을 사용하는 방법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단순히 한가지 동작만 할 수 있는 현재의 초기 단계에서도 애플 워치를 더 유용하게 바꿔 놓는다. 이 기술이 수화 같은 더 복잡한 제스처까지 캡처할 수 있게 된다면 차세대 인간/기계 인터페이스로 발전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이런 인터페이스는 스마트폰의 활용 가능성을 높이고 휴대성과 사용자 경험을 개선해, 결국 PC를 대체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애플은 과연 이 방향으로 나아갈까? 설사 애플이 이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누군가가 차세대 모바일 혁신을 구현해 낼 것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제 스마트폰은 PC를 대체하는 목표를 향해 가고 있고, 애플 비전 프로와 결합한 더블 탭 제스처는 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방식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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