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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비전 프로가 출발점” 업무 회의 형식 파괴가 시작됐다

Mike Elgan | Computerworld 2024.02.15
애플 비전 프로가 출시됐다. 리뷰를 보면 비전 프로에 탑재된 기술이 엄청나고 전례 없는 수준처럼 보이지만 실제 사용 경험은 그렇게 깔끔하지 않다. 그럼에도 올해 말에는 약 40만 대의 비전 프로가 시중에 풀려 있을 것이다. 
 
ⓒ Microsoft/Foundr

비전 프로가 많은 사용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너무 비싸고 발열이 심하고 무거우며 구체적인 용도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필자는 애플이 가장 잘하는 것, 즉 새로운 플랫폼을 주류로 만들고 천천히 뛰어난 품질로 시장을 장악하는 일이 또 일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결국 시장의 절대 강자가 된 애플 워치처럼, 애플 비전 프로도 시간이 흐르며 무적의 공간 컴퓨팅 플랫폼이 될 것이다.

당장 비전 프로가 없는 이들에게 나쁜 소식이 있다. 머지 않아 애플 비전 프로 사용자들이 화상 회의에 애플이 일명 ‘페르소나(Personas)’라는 부르는 CGI로 등장해 자랑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이 페르소나는 디지털 인간이나 로봇이 소름 끼치게 보이는 지점, 즉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를 아직 극복하지 못했다. 비판자는 이런 페르소나의 등장을 비난하고 있지만, 언제나 그렇듯, 애플이 업데이트할 때마다 페르소나는 개선될 것이다.

화상 회의 업계의 선두주자인 줌은 최근 새로운 비전OS 줌 앱으로 줌의 주력 제품이 애플 비전 프로 아바타 기능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용자는 회의 참여자의 배경을 지우고 실제 물리적 사무 공간의 어느 곳이든 실시간 홀로그램을 고정해 둘 수 있다. 애플 비전 프로를 착용한 사람이 회의 탁자에 앉아 있고 실제 크기의 원격 직원을 같은 회의 테이블 의자에 고정되어 있으며, 모든 참가자가 나타나면 회의가 시작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2020년부터 애플 비전 프로의 홀로그래픽이 활용되는 회의가 실현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지금은 그 이상이다. 실제로 애플 비전 프로 사용자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최근 생성형 AI 도구가 아바타 생성에 활용되는 경우가 급증한다는 Computerworld 보도가 있었는데, 이 생성형 AI 도구는 온라인 회의는 물론 모든 종류에 활용될 수 있다. 

애플 비전 프로는 시작가가 3,499달러로 엄청나게 비싼 기기다. 그러나 비슷한 기능의 컴퓨팅 기기 가격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어 엑스리얼(XReal)의 에어 2 울트라는 699달러에 예약 주문을 할 수 있다. 플랫폼과 상관없이 AR 헤드셋 사용자는 AR로 회의에 참여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헤드셋을 착용한 모습으로 회의에 참석하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 대신 아바타로 나타나는 것이다. 

AR뿐 아니다. 기업용 회의 기능을 지원하는 VR 플랫폼도 완전한 가상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아바타를 활용하려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회의 플랫폼인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안에 기업용 VR 회의를 지원하는 메시(Mesh)를 신설했다. 메시란 팀즈 안에서 대규모 회의나 행사를 하면서 참가자 2~3명이 자신의 아바타를 가상 공간 속 다른 장소로 옮겨 사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일종의 공간 오디오 기능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개발 플랫폼 메시 툴키트를 이용하면 가상 환경을 생성 또는 맞춤화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년쯤 VR 사용자가 아닌 사람도 노트북에서 2D VR 메시 회의에 참가하는 기능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 창의적인 신기능도 있다. AI를 활용해 회의 화면에 나타나는 사용자의 방이나 배경화면을 지우거나 식물을 만들고 화분을 추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따르면, 액센츄어나 BP 같은 대기업은 팀즈에서의 메시 사용을 지원한다. 일부 사용자는 평범한 화상 회의에서도 아바타를 시험하고 있다.
 

왜 아바타인가

그렇다면 이처럼 아바타가 부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바타는 이론적으로는 회의에 적합하다. 아무도 서로를 마주볼 수 없는 일반적 줌 회의와 달리, 상대방의 눈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뒷배경에 무엇이 보일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회의에서 아바타를 사용하면 장애를 지닌 직원에게도 엄청난 이점이 생긴다. 레노버 같은 기업은 AI 아바타가 아니면 회의에 참가할 수 없었던 직원에게 AI 아바타 사용을 적극 장려한다.
 
일단 사용자의 얼굴이 디지털화되면 다른 이점도 있다. 레노버는 사용자가 회의에서 잠깐 떨어져서도 디지털 아바타를 계속 회의에 참석시키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따라 눈을 깜박이거나 고개를 끄덕이는 등의 동작을 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해 CES에서 시연했다. 이 기능은 사용자가 회의에서 이탈하면 자동으로 활성화된다. 레노버 AI가 바로 사실적인 영상 아바타로 사용자를 대체하고, 다른 회의 참가자는 합성 아바타를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이처럼 아바타를 회의에 참석시키는 기능은, 참석하지 않은 회의 내용도 기록해 주는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 챗봇이나 구글의 워크스페이스용 듀엣 AI와 함께 사람을 대신해 아바타가 회의에 참석하고 사람은 굳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도 되는 관행을 가속화할 것이다. 

반면, 아바타를 둘러싼 규범과 규칙은 여전히 형성 단계에 있다. 예를 들어, 아바타와 AI를 당사자 직원 없이 회의에 참석하게 하는 것이 용인될까? 동물이나 마법사, 유명인의 모습을 한 별난 아바타가 기업 회의에서 받아들여질까? 아니면 미모지 같은 만화 일러스트로 자신을 표현해도 될까? 보안에 대한 우려도 있다. 예를 들면, 권한이 없는 직원이 회의와 정보의 액세스 권한을 얻기 위해 권한 있는 직원의 아바타를 사용할 수도 있다. 생체 메트릭과 다른 신원 확인 기능을 지원하는 도구도 있지만 아닌 것도 있다. 
 

미래는 포토리얼리즘에 있다 

메타는 퀘스트 VR 플랫폼에서 조잡하고 품질이 낮은 아바타로 조롱을 당했다. 그 이후 아바타는 꾸준히 발전했지만 여전히 만화 주인공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메타는 2019년 이후 ‘픽셀 코덱 아바타(Pixel Codec Avatars)’라는 사진처럼 사실적인 아바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은 향후 퀘스트에 도입될 가능성도 있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으로 얼굴을 매핑하고, 그 결과물은 영상과 비슷하다. 

3~5년 안에 애플 비전 프로의 페르소나가 영상 품질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측도 전혀 과한 것이 아니다. 주요 화상회의 솔루션 업체는 이미 일반 화상회의에 아바타 기능을 통합하고 있다. 그러므로 웹캠으로 줌 회의에 참석하는 구식 방법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합성 미디어 아바타로 회의에 참가하는 사람도 생겨날 것이다. 예를 들어 팀즈에서는 이런 형태로 구현된다.

아바타 지지자들은 AR과 VR 구현을 포함한 아바타 기반 상호작용이 화상회의보다 더 발전해 사무실 내의 공동체 감각과 협업을 완전히 새로 만들기를 바라고 있다. 아바타 기술은 원격 근무자가 직장 내에서 공정하게 평가 받을 수 있는 툴이 될 수도 있다. 어떻게 되든 간에 우리가 참석하는 회의는 점점 더 '기이해질'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이 만화 주인공 모습을 할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점점 더 영상을 스트리밍하는 것처럼 보이는 합성 미디어 아바타가 될 것이다. 그리고 아바타 뒤에 진짜 사람이 있을지 없을지도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헤드셋을 착용하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다면, 홀로그램 형태의 타인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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