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의 대표적인 형태로는 소셜 네트워킹과 이메일, 블로그가 있다. 구매는 아마존을 통한 상품 구매뿐 아니라 앱을 다운로드 하는 활동 역시 포함하는 개념이다. 동영상 감상, 팟캐스트 청취, 게임, 신문 구독은 모두 콘텐츠 소비 활동이다.
사람들은 검색 엔진 등의 매개체를 이용해 이러한 활동들을 해나갈 공간을 발견한다. 이와 달리, 페이스북은 그 모든 활동의 종점 역할을 스스로 담당한다. 사람들이 자신들의 공간 하나만으로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이들 기업의 구상이다.
페이스북의 ‘목표’와 닮은 새로운 캠퍼스
구글을 비롯한 실리콘 밸리의 다른 거인들과 마찬가지로, 페이스북 역시 ‘직원’을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내세우며 그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노력한다. 이에 더해 직원들이 회사에 하루 종일이라도 머무르고 싶어하도록, 그리고 그 시간들이 기업에 기여하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펼친다.
멘로 파크의 이전 본사와 멀지 않은 곳에 새로 조성한 페이스북의 MPK20 캠퍼스는 저명한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작업을 총괄했으며 규모 면에서는 이전 캠퍼스보다 작아졌다. 페이스북은 멘로 파크 본사와 MPK20를 지하 터널로 연결해, 하나의 거대 단지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페이스북은 단일 층면적 40,320m²의 세계에서 가장 큰 ‘사무 공간’을 갖추게 된다. (페이스북의 사무 공간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하며, 그 안에선 모든 곳이 통해 있어 프라이버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들의 서비스와 꼭 닮아있다)
옥상은 산책로와 정원이 갖춰진, 36,421 m² 규모의 공원으로 조성된다. 등산, 조깅, 캠핑을 하러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일상의 더욱 많은 부분을 ‘캠퍼스’ 안으로 가져와 직원들이 회사에 더 오래 머무르도록 하는 것은 페이스북뿐 아니라 다른 실리콘 밸리의 기업들 역시 취하고 있는 전략이다.
페이스북의 직원들은 스타벅스 대신 구내 카페를 가고, 원하는 모든 종류(과장이 아닌 정말 ‘모든’ 종류)의 음식을 무료로 즐기며, 몸이 찌뿌둥하면 (역시 무료로 개방된) 피트니스 센터에 들른다. 암벽 등반장, 연수 시설, 자전거와 자전거 코스, 음악 스튜디오, 미용실 등, 페이스북의 캠퍼스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페이스북이 사용자들에게 취하는 전략도 바로 그것이다. 사람들이 페이스북 바깥에서 행하는 활동들을 관찰한 다음, 그것을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이는 게 이들의 방식이다.
우리는 왜 페이스북에 머무르는가
페이스북이 소셜 네트워크 외부의 활동들을 포착해 그것을 네트워크 내부에 도입하는 활동을 체계적으로 진행해오고 있다는 사실은 곳곳에서 명확히 확인된다.
기본적으로, 페이스북은 활발히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들을 구축하는 동시에 외부의 혁신적인 미디어들을 인수하는 데에도 적극적이다. 페이스북의 본질적인, 그리고 주된 목표는 기본적으로 소셜 네트워크라는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이다.
페이스북은 현재 14억의 월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사이트에서 분리된 메신저 앱 역시 그 사용자 수가 6억까지 증가했다. 그들이 인수한 음성, 영상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왓츠앱(Whatsapp)은 최근 자사의 이용자가 8억을 넘어섰다 발표한 바 있고, 역시 페이스북 그룹에 편입된 인스타그램 역시 3억의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론적으로 전세계 31억의 인구가 페이스북의 환경 속에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는 것이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세계 인터넷 사용 인구와 같은 수치다.
물론, 위 네 네트워크의 사용자 수를 단순히 합하는 것은 부적절한 셈법이다. 많은 사용자 중복이 있기 때문이다. 복수의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이들을 제외한 순수 페이스북 사용자는 20억 전후일 것으로 추정된다. 2/3으로 줄었지만 그럼에도 압도적인 규모다. 말 그대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의 지배자인 것이다.
사용자 기반을 확보한 페이스북은 그들이 페이스북을 떠나지 않고도 무언가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구조의 구축에 착수하고 있다. 내부 광고에서 곧바로 제품 구매를 지원하는 구매(Buy) 버튼이 대표적인 예다. 전문가들은 머지 않은 시일 내에 페이스북이 앱스토어와 아마존의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음 주제는 콘텐츠다. 페이스북이 최근 홍보하는 것은 동영상의 매력이다. 사용자들이 업로드한 동영상은 피드에서 자동으로 재생되고, 그것에 대한 다른 사용자들의 호응 역시 상당하다. 각종 바이럴 영상이나 GIF를 감상하는 것은 온라인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으며, 페이스북 상에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페이스북 측의 발표에 따르면 그들의 네트워크 상에서 하루에 재생되는 영상의 수는 작년 9월 10억 건에서 올 1월에는 30억 건으로 급증했고, 현재는 40억 건에 달한다.
동영상의 가능성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텍스트가 중심이 되는 기사의 경우는 어떨까? 초기 소셜 네트워크가 어떤 기사를 소개하는 과정은 링크를 첨부하고, 간단한 요약이나 맥락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문제는 이 ‘링크’가 페이스북 사용자들을 다른 곳으로 이끄는 역할을 한다는데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페이스북은 지난주 대대적인 발표를 진행한다. 페이스북 이외의 다른 온라인 경험을 전혀 필요치 않게 할만한 놀랍고도 영리한, 그리고 강력한 발표였다.
새로이 선보이는 인스턴트 아티클(Instant Article)이라는 이름의 기능에 관해 이들 기업은 “인스턴트 아티클은 링크를 통해 기사를 접하는 기존의 방식보다 10배 빠른 기사 열람을 가능케 한다”라고 설명한다. 이 기능은 또한 미디어 출판사가 원하는 디자인이나 서체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보다 풍부한 기사 구독 경험을 구현한다.
하지만 인스턴트 아티클은 단순히 속도와 디자인의 측면에서만 바라보는 것은 페이스북의 의도를 겉만 이해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을 밖으로 유도하는 대신, 발행인들을 자사의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여 전통적인 콘텐츠 웹사이트의 개념 자체를 바꿔버릴 것이다.
페이스북 앱 안에서, 사용자들은 공유된 기사를 읽기 위해 어떤 브라우저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저 요약본의 아무 곳이나 두드리면, 제목과 사진, 그리고 전체 기사가 즉시 펼쳐질 것이다. 페이스북은 휴대폰 프로세서를 통해서도 각종 멀티미디어 콘텐츠에 매끄럽고 즉각적인 접근이 가능하도록 강력한 엔지니어링 기술을 적용했다.
인스턴트 아티클은 매체에게도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다. 페이스북의 거대한 사용자 수뿐만 아니라, 여느 웹사이트보다 뛰어난 기능성과 디자인 옵션으로 자신들의 기사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것 역시 분명한 매력이다. 게다가 인스턴트 아티클과 함께 표시되는 광고에서 나오는 수익 100%를 매체가 가져간다. 이에 더해 개재할 기사의 주재와 개재 방식 및 시점에 대한 통제권이 매체에게 있다는 사실 역시 미디어들이 페이스북을 거절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러나 인스턴트 아티클은 아직 iOS 기기에서만 지원이 이뤄지고 있으며 참여 언론 역시 9 곳(뉴욕 타임즈, 디 애틀랜틱, NBC, 내셔널 지오그래픽, 버즈피드, 가디언, BBC 뉴스, 스피겔, 빌드)에 불과해 동영상만큼의 파급력을 담보하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 기능성을 생각해볼 때, 지원 플랫폼과 참여 매체의 규모가 증가하면 인스턴트 아티클은 분명 미디어 소비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커뮤니케이션과 구매, 콘텐츠라는 인터넷의 핵심 활동을 움켜쥔다는 페이스북의 구상은 그들의 플랫폼을 인터넷의 동의어로 만들어갈, 영리한 전략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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