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말하는 생산성에 관한 6가지 이야기 : 에버노트 유저 컨퍼런스 2015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약 1,000여 명 규모로 진행되었으며, 에버노트를 활용해 창조적 성과를 달성하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대가들이 연사로 나섰다.
1부에는 ‘프로들의 에버노트’의 저자 홍순성 에버노트 앰베서더를 시작으로 크리에이터 그룹 DGC의 안영일 CEO,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의 강의가 이어졌다. 2부에서는 일반 사용자들이 직접 연사로 참여해 무대를 꾸몄으며, 3부에서는 에버노트 비즈니스 총괄 조슈아 저컬, 기획 및 프레젠테이션 전문가 김용석 컨설턴트가 성공적인 에버노트 활용법을 공유했다. 마지막으로 ‘미생’을 만든 윤태호 작가가 강연을 마무리했다.
연사자들은 에버노트와 생산성에 관한 6가지 메시지를 전했다.
자료를 한곳에 모아라
‘데이터를 한곳에 모으라’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메시지였다. 여러 곳에 분산된 데이터를 재정리하는 데 불필요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할 일과 관련된 자료를 모으는 ‘한 장소’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조슈아 저커는 “에버노트는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두는 데 아주 유용한 도구이지는 하지만, 그보다 더 간단한 앱을 사용해도 상관은 없다”며, “프로젝트와 관련된 데이터는 모두 한곳에 모아두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특히 DCG 안영일 대표는 집중력이나 삶을 관리하는 방식이 분산될 경우 단순히 물건을 방치하는 창고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곳으로 작업공간을 집중했을 때 사유에 몰입할 수 있다”며, “시간과 업무 환경, 인간관계를 디자인한다는 측면에서 에버노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홍순성 소장은 지난해 10월 도입된 워크챗 기능으로 최근 집필 활동을 끝냈다고 언급했다. 홍 소장은 “과거에는 협업을 위해 메시지 앱, 이메일 등을 반복적으로 껐다, 켜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했다”며, “워크챗을 통해 자료를 주고 받고 바로 편집도 하면서 에버노트 하나만으로 모든 작업 프로세서를 간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집과 가공은 필수
또 다른 공통점은 단순히 자료를 수집하는 것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에버노트를 하루에 수십 번씩 들여다보고 자신에게 필요한 자료로 가공했다는 점이다. 이들이 전문가로 존중받을 수 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든 것을 다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자신이 지금까지 모아온 데이터를 에버노트로 통합해서 정리하기는 쉽지 않은 작업이다. 이에 대해 조슈아 저커는 “지금 당장 하는 일과 가장 연관성이 높은 자료부터 정리하고, 그 범위를 확대해나가는 방향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홍순성 소장은 “1년 후에도 다시 볼 수 있는 자료인지를 판단해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쌓여가는 노트 데이터를 정리하는 팁에 관한 질문에 관해 그는 “장기적으로 필요한 자료인지, 그렇지 않은 작업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언제 어디서나 즐기는 에버노트
에버노트는 맥 OS, 윈도우, 안드로이드, iOS 등 거의 모든 플랫폼을 지원한다. 그 어떤 기기를 보유하고 있든 간에 에버노트 데이터에 액세스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미생의 윤태호 작가가 에버노트의 장점으로 손꼽은 기능이기도 하다. 윤 작가는 “실제로 많은 웹툰 작가나 만화가들이 에버노트를 애용하고 있다”며, “토론회나 발표를 나가보면 자신의 작품 콘셉 디자인이나 아이디어를 에버노트에 저장해서 오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컴퓨터, 모바일에서 모두 연동해서 같은 데이터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덧붙였다.
‘생산성’에 도취하지 말고 ‘일’을 해야
조슈아 저커는 ‘생산성’이라는 마법에 빠지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생산성을 높이는 7가지 비법’과 같은 글은 매력적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글과 생산성과는 실질적으로 연관관계가 없다”며, “생산성은 자신이 직접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실행’해야 할 부분이지 생산성 글을 읽는다고 해서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저커는 최신 생산성 앱을 이것저것 사용해보거나 투투리스트와 하드디스크에 저장한 파일을 정리하는 것을 마치 “침몰하는 타이타닉에서 책상과 의자를 재정렬하는 것과도 같다”고 비유했다. 바쁘게 무엇인가를 함으로써 일을 했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한 것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어 저커는 “체계적이고 복잡한 시스템이 생산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일을 없애주거나 더 생산적인 사람으로 만들어주지 않는다”며, “할 일을 나열하거나 계획하는 데 시간을 보내는 대신, 차라리 지금 그 일을 바로 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다”고 강조했다.
도구와 기능을 단순화할 것
에버노트는 검색어와 연관성이 높은 순서대로 노트를 표시해주며, 프리미엄 사용자일 경우에는 현재 작업 중인 노트와 관련된 콘텐츠(노트, 뉴스) 등을 볼 수 있다. 여기에 노트북과 태그 시스템을 활용하면 서로 연관성이 높은 노트를 조직화해서 자신만의 워크플레이스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에버노트의 특장점이다.
하지만 데이터 관리 체계와 파일 명명 규칙에 연연하다 보면 에버노트가 너무나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실제로 많은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노트를 찾지 못할까 전전긍긍하여 노트북과 태그 관리에 많은 신경을 쓴다.
이에 대해 김용석 컨설턴트는 “업무에 필요한 만큼 기능을 활용하는 것은 좋지만, 필요 이상으로 사용하는 것은 우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언제까지나 에버노트는 일하기 위한 보조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윤태호 작가도 자신은 에버노트를 3% 밖에 활용하지 못하지만, 생산성은 100%가 됐다고 말했다. 윤 작가는 “2%는 스크랩, 1%가 메모일 뿐이지만, 이러한 단순함이 마음에 든다”며, 엑셀과 에버노트는 하느님 오른편과 왼편에 앉아 있을 자격이 있는 발명품이라고 비교하기도 했다.
홍동희 에버노트 한국시장담당 매니저는 “모든 기능을 사용하기보다는 자신에게 잘 맞는 기능만 사용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능의 활용성보다는 제품의 효용성을 즐겼으면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콘텐츠를 ‘재발견’하는 가치를 즐겨야
김용성 컨설턴트도 에버노트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데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그는 “노트북을 50~60개 만들더라도 현재 집중하는 프로젝트에 따라 매일 열어보는 노트북은 2~3개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 노트북으로 나누는 것이 좋기는 하지만, 체계성을 구축하는 시간에 노트를 하나 더 읽거나 수집을 하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김 컨설턴트는 “언젠가 필요하면 검색이나 연관 콘텐츠 기능을 통해 다시 접할 날이 오게 될 것”이라며, “노트를 잃어버릴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태호 작가도 ‘기본 노트북’만 사용하고, 자료를 ‘흩뿌려놓는다’고 표현했다. 그는 “처음에는 형식미에 빠져서 노트북과 폴더를 만들다 보니, 자료를 수집하고 정렬하느라 바빴다”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노트와 수집한 자료는 기본 노트북에만 저장한다”고 말했다.
정리에 관한 강박관념을 내려두고, 자료를 수집해보니 오히려 ‘재발견’의 가치를 즐기게 될 수 있다는 것이 윤 작가의 설명이다. 그는 “작품을 할 때도 종이사전만 본다. 무심히 넘기는 페이지에서 우연히 발견한 단어의 정확한 뜻을 알게 되고, 평소 생각지도 못했던 단어를 접하게 된다”며, “에버노트에서도 스크롤링하다가 우연히 마주하는 예전 메모와 자료를 보고 영감을 떠올릴 때가 많다”고 말했다.
안영일 대표는 “기술을 통해 재발견하는 콘텐츠의 가치는 엄청나다”며, “에버노트는 미래의 증강 지능(Augmented Intelligence)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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