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알의 네모난 세상 | 인물사진 뒤집어 보기

한홍기 | IDG Korea 2008.12.01

사진을 시작하는 이들이 가장 찍고싶은 사진은 아마도 '멋진 인물사진'일 것이다. 인물사진은 우리 주변에서 가장 편하게 촬영할 수 있으면서도 가장 어려운 사진이 아닌가 생각한다. 인물사진은 촬영하기도 쉽고 인물을 구하기도 쉽다. 하지만 그 인물에 대한 느낌과 마음을 담는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자신의 주변의 친구에게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 보자. 아마도 평생 처음보는 친구의 굳은 표정을 보게 될 것이다. 증명사진보다도 더 딱딱한 사진이 되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방이 카메라가 익숙해지게 만드는 것이다. 이 방법은 작가의 몫이다. 예를 들어 필자가 피사체가 되어 줄 인물을 만났을 때, 특히 처음만나는 인물의 사진을 찍어야 하는 경우에는 상대방과 상당한 시간을 대화만 나눈다. 그리고 상대방이 나를 편하게 생각한다 싶으면 그때부터 대화는 계속 진행하면서 표정이 좋을 때 조금씩 촬영한다. 10장을 찍어서 모두 잘 나올 수는 없지만, 2~3장 가량은 만족할 만한 사진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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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다큐멘터리의 앤딩 스틸사진을 위해 인물사진 의뢰가 들어왔을 때 촬영한 사진이다.

첫 만남인 인물을 웃게 하기 위해 농담을 주고 받던 중 순간적으로 촬영한 사진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좋은 인물사진의 첫 번째는 피사체가 카메라를 얼마나 편하게 보고 있느냐가 아닌가 생각한다. 예를 들어 정말 너무 사랑하는 연인이 찍은 사진에는 얼굴만 클로즈업 되어 있어도 그녀의 눈은 이미 촬영자의 카메라를 사랑스럽게 쳐다보고 있을 것이다. 앞서 말한 연인관계는 하나의 예이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한 부분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사람이 눈으로 말하는 그 무엇이 참 좋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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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사진을 촬영하던 날 만난 모델은 내가 알고 있던 학교 후배였다.

친분이 있었던 터라 그녀와의 촬영은 어렵지 않게 진행되었다.

그녀 역시 카메라를 어색해 하지 않아서 너무 편하게 촬영했었다.

 

두 번째는 심도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볼까한다. 많은 사람들이 비싼 렌즈를 마운트하는 DSLR카메라를 구입하고 사용하는 이유의 대부분은 심도가 얕은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조리개 값이 f1.2, f1.4까지 내려가고 망원렌즈 같은 값비싼 렌즈를 구입하고 선호하는 이유도 아마 심도가 얕은 사진을 위한 욕심일 것이다. 인물이 부각되는 개방치가 높은 렌즈들이나 망원렌즈들은 분명히 좋은 렌즈이며 멋진 밝기와 유용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유럽여행을 가서도 배경을 다 날리고 촬영할 것인가? 인물만 클로즈업하는 망원렌즈를 사용할 것인가?’라고 한다면 개방치가 높은 렌즈나 망원렌즈는 답이 아니다. 자신이 무엇을 담고 싶은가에 대해 잘 생각해야한다. 인물만 뚜렷하게 담긴 사진보다는 심도와 화각을 잘 이용해서 인물과 배경을 잘 정리하는 방법도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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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빌라 옥상에서 촬영된 단편영화 포스터이다.

옥상이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주변 건물들이 선명하게 나와야 했기에

24mm의 광각과 조리개를 f5.6까지 조여서 촬영하였다.

 

세 번째는 자신의 색을 만들어야 한다. 속히 사람들이 말하는 색감이라고 말하는 사진의 색은 본인의 것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점에 가면 정말 많은 책들이 사진의 보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책을 보고 따라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익히는 것은 좋은 것이다. 하지만 무조건 따라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인터넷 사이트나 그 밖의 아마추어 사진들을 보다가 보면 종종 똑같은 색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유명 작가가 집필한 책은 배울 점이 있지만, 그것은 그 집필자의 색이다. 그 책의 집필자가 자신의 보정을 생각하고 촬영한 것이라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즉, 책의 집필자가 제시한 색의 수치는 촬영된 사진에만 적용될 뿐이지 여러분이 촬영한 사진의 전부에 적용할 수 없는 색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책과 같은 사진의 색을 만들고 싶다면, 촬영자는 그 사진과 같은 빛과 상황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AP23C9.JPG

 

벽초지 수목원에 갔던 날.

날씨가 오락가락하는 터에 촬영이 어려웠지만,

포인트를 정한 후 날씨가 괜찮은 틈을 타서

후보정을 어느 정도 감안한 후 개조를 풍부하게 살려서 촬영했다.

 

마지막으로 카메라 구입하는 것에 대해 좀 더 신중했으면 한다. 인물사진용에 좋은 브랜드 카메라라는 것은 없으며, 또한 인물사진용 렌즈라는 것은 없다. 다만 사람들이 많은 사람들이 그 렌즈가 좀 더 좋다고 말하는 것이며, 많이 애용하고 있다는 것뿐이다. 제조사 또한 한 특정 브랜드가 인물사진에는 최고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디지털카메라는 보정이라는 작업을 하게 된다. 카메라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모두 뒤집을 정도의 보정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어느 정도 자신의 카메라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특색있고 자신만의 보정과 촬영을 하길 바란다. 결론적으로는 어떤 브랜드나 어떤 렌즈가 아니라 어떠한 인물사진을 촬영 할 것인가라는 고민을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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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음도는 인물 촬영하기 정말 좋은 곳이다.

광각렌즈의 경우에는 망원과 같은 크기로 인물의 구도를 잡고 촬영하면

좀 더 많은 배경을 담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렌즈의 화각은 배경을 설정하는데 좋은 도구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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