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 퍼스널 컴퓨팅

인텔-UMC의 협력이 전 세계 반도체 산업에 미칠 영향

Sam Reynolds | Computerworld 2024.02.01
인텔이 애리조나에 있는 자사 팹에서 대만 파운드리 업체 UMC를 위한 칩을 생산하기로 합의한 것은 미국 내 칩 제조 역량을 늘리려는 칩스법(CHIPS Act)에 전략적으로 부합하는 조치다. 또한 기술 확장과 지정학적 역학 관계가 얽혀 있는 반도체 산업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한다. 
 
ⓒ Getty Images Bank

UMC와 인텔은 네트워킹, 모바일, 통신인프라 등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제조 기술을 함께 개발할 예정이다. 새로운 공정을 적용한 칩은 애리조나주 오코티요에서 오는 2027년부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양사는 이를 통해 고객이 "지리적으로 다양한 반도체 공급망에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공급망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이 PC와 휴대폰, 기타 전자 기기 공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미 많은 기업이 경험했다. 코로나19 셧다운 이후 수개월 동안 공급 부족을 겪은 기업도 있다. 

UMC의 고객은 모바일 칩 제조업체 퀄컴과 미디어텍이 대표적이다. UMC가 보유한 12개 팹 대부분은 대만에 있으며, 나머지는 중국과 일본, 싱가포르에 위치한다. 최근 대만의 지정학적 긴장 상태는 공급망 다양성에 대한 필요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인텔의 전략 변화

인텔과 UMC 거래가 시작된 것은 다른 여러 칩 제조업체가 설계만 하는 기업으로 변모함에 따라 인텔에 더 많은 제조 역량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인텔은 칩 설계부터 제조, 마케팅까지 모든 것을 직접 수행해 왔다. 2021년 인텔은 IDM(Integrated Device Manufacturing) 2.0 계획을 발표했고 CEO 팻 겔싱어는 인텔의 제조 역량을 확장하기 위한 공격적인 계획을 설명했다. 

칩을 제조하는 것보다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것이 자본 효율성이 더 높다기 점에서 많은 기업이 팹리스로 전환하는 추세다. 하지만 당시 겔싱어는 글로벌 파운드리와 TSMC가 팹 사업을 양분하고 있는 상황이니 팹 부문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

UMC와의 파트너십은 칩을 설계하고 제조 및 판매하는 전통적인 IDM 역할에서 파운드리, 즉 반도체 위탁 제조 사업에 진출해 애그노스틱(agnostic) 제조업체로 거듭나는 인텔의 전략적 전환을 의미한다. 이것이 인텔이 말하는 IDM 2.0이다. 

트렌드포스(TrendForce)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적했듯이 인텔과 UMC는 비용 효율적인 용량 확장에 있어 서로를 잘 보완한다. 


반도체 가격에 미치는 영향

트렌드포스는 이번 계약이 인텔의 파운드리 모델 전환을 강화하는 동시에 비용을 절감하고 UMC의 핀펫(FinFET) 시장 진입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반도체 산업을 재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텔은 성숙한 공정 노드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 

많은 애널리스트가 시장이 더 많은 경쟁을 맞이할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UMC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나머지 거래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적으로 논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칩 제조를 둘러싼 정치

미국은 본토의 반도체 생산 능력을 더 많이 확보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으며, 애리조나주(주로 TSMC)의 발전이 더디고 문화적 차이기술적 난관에 부딪혀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칩스법은 반도체 기업이 미국에 제조 시설을 설립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수백억 달러를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당 법안 내용대로라면 외국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설립할 때는 외국 기업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기업인 인텔이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겔싱어는 "삼성과 TSMC 등이 미국에 공장을 짓는다면, 그것에 기뻐해야 한다"라면서도 "인텔의 모든 필수 R&D는 미국에서 이뤄지만 외국 기업의 작업은 대부분 해외에서 이뤄진다. 인텔은 더 많은 혜택을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만에서도 중국과의 단교를 해제하고 미국 및 기타 국가와의 무역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현재 대만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는 중국이며, 대만 정부는 무역 다변화를 추진해 변화를 주고자 한다. 대만 정부의 신남향 정책은 인도와 베트남 등에 산업 단지를 공동 조성하고 대만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고자 하지만, 이들 국가는 미국처럼 성숙한 기술 산업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 

다가오는 미국 대선 문제와 트럼프를 달래려는 노력도 있다. 미국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폭스 뉴스에서 대만이 미국 사업을 빼앗았다고 말했는데, 미국의 향후 외교 방향을 의미하지는 않겠지만 트럼프의 표현이 보호무역주의에 동조하는 지지층에 호소력을 발휘했다.

현재 대만은 힘든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대만의 기본 원칙은 이른바 '실리콘 방패(silicon shield)'로 불리는 방어책이다. 이는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전 세계 반도체 공급에 큰 타격을 입어 중국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으므로 대만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론이다.

하지만 전 세계가 대만 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반도체로 옮겨간다면 대만의 실리콘 방패는 더 이상 효과적이지 못할 것이다. 이는 대만뿐 아니라 대만의 칩 생산 역량 저하로 인해 차질을 빚게 될 전 세계 반도체 구매자에게도 좋지 않은 소식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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