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ㆍML / 미래기술

글로벌 칼럼 | 정치에 생성형 AI의 자리가 있을까

Rob Enderle | Computerworld 2023.08.30
최근 공화당 전국 토론회(Republican National Debate)는 흥미진진했다. 이번에는 뻔한 논쟁거리가 아닌 실질적인 이슈를 다뤘기 때문이다. 필자의 관심을 끈 부분은 전 뉴저지 주지사인 크리스 크리스티가 비벡 라마스와미를 향해 챗GPT 같다고 공격한 발언이다. 물론 정치인이 챗GPT가 될 수는 없겠지만, 만약 그렇다면 과연 나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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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판은 챗GPT 사용이 부정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교육계의 고민과 맞닿아 있다. 업무에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비슷한 우려가 있다. 어린 시절 농장에서 몇 킬로미터에 걸친 울타리에 페인트칠 했던 일이 떠오른다. 그때 스프레이 장비를 사용하면 안 된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유는 스프레이를 사용하면 일이 재미있어지고, 일은 재미있으면 안 된다는 논리였다. 필자는 그 말에 그때도 반대했고 지금도 반대한다.

어쨌든 ‘모든 일을 예전 방식으로 해야 하므로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것은 반칙’이라는 생각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알아보자. 
 

‘항상 하던 방식의’ 습관에서 벗어나기 

한 다국적 기업에서 처음으로 일을 하면서 필자가 좌절감을 느낀 부분 중 하나는 달리 해결 방안이 없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을 고안하면 동료들이 “여기서는 그렇게 일하지 않는다” 또는 대충 그와 비슷한 말로 발목을 잡았다는 점이다.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뭔가 다른 것을 시도하려고 할 때마다 모든 사람이 필자에게 다가와 왜 그렇게 하면 안 되는지, 구구절절 역사적인 이유를 들어 설명했다. 

뭔가를 다르게 할 때는 항상 위험이 따른다. 이미 그 일을 하는 정립된 방식이 있는데 굳이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봤자 위험만 가중된다. 그러나 어떤 일을 달성하기 위해 혁신이 필요할 때 그 혁신을 막는 것은 실패로 이어질 뿐이다. 모델이 적절히 학습된다는 전제 하에, 생성형 AI는 일의 품질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더 높이면서도 더 많은 일을 더 빠르게 할 수 있게 해주는 막대한 잠재력을 지녔다. 그렇다면 토론이나 면접 같이 간헐적으로 하는 일에 생성형 AI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토론에 생성형 AI 사용하기 

필자는 고객사 중 하나인 IBM이 왓슨 AI를 사용해 토론할 때 현장에 있었다. 왓슨은 토론에서 졌지만 이 사례에서 승리의 정의는 매우 주관적이었다. 이상하게 느껴진 부분은 왓슨이 인간 토론 참여자보다 더 인간적으로 보였다는 점이다. 왓슨은 유머를 가미했고 음성의 높낮이도 조절해가며 말했다. 물론 논쟁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정치적 리더에게 이러한 자질은 이점이 될 수 있다. 충분히 예행 연습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경직되고 감정적으로 공허해 보일 수 있지만 왓슨은 그런 문제가 없었다. 

일상에서 토론할 일은 많지 않다. 직장인이 회사를 바꿀 때만 면접을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치인 역시 선거철에만 토론하는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우리의 면접 기술이 직무 기술과 상관 관계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면접하고 면접을 받는 것은 기술이다. 그러나 극소수 직원만 받는 미디어 교육 외에 기업에서 직원을 대상으로 대중 연설을 교육하는 경우는 없다. 그런 교육이 있다 해도 대부분 오래된 내용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생성형 AI는 토론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준비 툴이나 리소스로 사용해 더 성공적인 결과를 얻는 데 유용할 수 있다. 토론 기술 측면에서 공평성을 확보하면 “목소리가 제일 큰 놈이 항상 이긴다”는 토론의 고질적인 문제도 없앨 수 있다.

실제로 현실의 논쟁에서는 논거가 가장 확고한 사람이 아니라 가장 강하게 우기는 사람이 이기는 경우가 많다. 올바른 답을 찾고자 하는 게 아니라 이기려는 동기로 토론에 임하고, 이는 불가피하게 나쁜 의사 결정으로 이어진다. 이럴 때 잘 학습된 생성형 AI 툴은 사실을 파악하고 이를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말하기 기술과 담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외향적이고 자기 주장이 강하면서 논거는 빈약한 사람들을 상대로 토론할 때 매우 유용할 수 있다. 
 

기업에서 정부까지 

생성형 AI는 기업과 정부의 모든 수준에서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정부에서는 정치인의 공개적 발언을 다듬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AI를 더 잘 활용하고 규제할 수 있도록 AI의 혜택과 위험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토론에 생성형 AI를 사용하면 청중은 개인의 토론 기술보다 내용에 더 초점을 두게 되고 결과적으로 말을 가장 잘 하는 사람이 아니라 가장 정확한 사실과 논거를 가진 사람이 승자가 된다. 기업 면접에 사용된다면 더 나은 면접관과 더 성공적인 면접 대상자가 될 수 있다. 파괴적이고 큰 기술의 물결이 항상 그랬듯이 이 기술을 이해하고 채택하는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빠르게 앞서 나갈 것이다. 

앞서 언급한 공화당 토론에서 라마스와미가 챗GPT를 사용한다는 크리스티의 주장은 사실과 달랐지만, 무대에서 가장 젊고 기술에 능숙한 인물인 라마스와미는 챗GPT를 사용하는 것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 라마스와미의 부족한 경험을 상쇄하고 무대 위 다른 사람들과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에 존재했던 많은 기업이 이제는 사라졌다. 인터넷 기술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는 인터넷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 기술을 사용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고민하지 않는 기업은 인터넷 시대에 도태된 기업보다 훨씬 더 빠르게 심각한 상황에 부닥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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