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되는 사이버보안 규제에도 자동차 공급망은 “위태위태”…카스퍼스키 보고서

자동차 제조 기업 대부분이 자사 공급망이 사이버 공격에 취약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카스퍼스키가 직원 수 1,000명 이상의 자동차 부문 대기업의 최고 의사 결정권자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0건의 인터뷰 결과다. 

자동차 기업은 거의 모든 생산 단계에서 광범위한 위험에 직면했을 뿐 아니라, 모든 차량의 수명 주기 동안 보안을 유지하도록 규정한 향후 규제에도 대비하지 못하고 있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가장 큰 사이버 보안 위험

카스퍼스키의 '자동차 위협 인텔리전스(Automotive Threat Intelligence)' 보고서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공급업체가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연결성 기술의 통합은 현재 자동차 제조 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공급망 위험 요소다. 34%의 응답자가 이를 가장 큰 사이버보안 우려 사항으로 꼽았다. 연결성이 좋아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많은 운전자가 선호하는 주요 판매 포인트가 되기도 하지만, 새로운 취약점이 많이 발생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커넥티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차량 간 통신이 향후 2년간 가장 큰 자동차 산업의 사이버보안 과제로 인식될 정도로 연결성에 대한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가 꼽은 대표적인 보안 문제는 피싱, 와이파이/블루투스, 랜섬웨어 공격이다. 카스퍼스키에 따르면, 지난 12개월간 해당 업계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 랜섬웨어는 콘티, 록빗, 하이브였다. 

하지만 응답자의 약 1/3(29.5%)은 현재 사이버 인텔리전스 투자에서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다. 자동차 산업의 최고 경영진은 기업이 직면한 위험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협 인텔리전스의 실제 의미를 구체적인 비즈니스 운영과 연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이버보안 전문 용어의 해석 및 이해와 관련한 지속적인 문제가 최고 경영진의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응답자의 1/3 이상(35%)이 혼란스러운 업계 용어가 사이버 위험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와 이에 대한 대응책을 개발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장애물로 꼽았다.

새로운 사이버보안 규정 대비도 미흡

UN유럽경제위원회(United Nations Economic Commission for Europe, UNECE) 산하 세계 차량 규제 조정을 위한 포럼(World Forum for Harmonization of Vehicle Regulations, WP.29)의 사이버보안 법규(UN155/156)에 따라, 오는 2024년 7월부터는 모든 차량에 다계층 사이버보안 솔루션을 포함해야 한다. 이는 사이버보안과 관련한 차량 형식 승인을 요구하는 최초의 규정으로, 개발 중인 차량은 개발 및 생산부터 고객 사용까지 모든 단계에서 준수해야 한다. 미준수할 경우 차량 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 

그러나 카스퍼스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2%는 시행일을 목전에 둔 현재까지도 계획이 없다고 답하는 등 컴플라이언스에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64%는 사이버 위협에 대처하는 것이 이사회의 전략적 이슈라는 데 동의했지만, 63.5%는 컴플라이언스 계획 수립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2/3 이상은 해당 표준이 지닌 의미와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더 많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자동차 산업의 사이버보안이 특히 중요한 이유

자동차 산업의 계층화된 OEM 네트워크에서는 고유의 안전 및 신뢰성 요구 사항과 각기 다른 구성 요소 등 수집되는 데이터가 매우 광범위하다. 카스퍼스키의 자동차 연구 책임 클라라 우드는 CSO에 “서로 통신하는 구성 요소의 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제대로 보호하지 않으면 진입 지점을 제공할 수 있다. 공급망이 중단되거나 손상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특히 차량의 경우 인명 손실을 포함한 잠재적이고 부수적인 피해가 매우 심각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우드는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전기차, 공유 모빌리티와 같은 최첨단 기능과 서비스의 도입으로 자동차 산업이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악의적인 공격자의 놀이터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랜섬웨어 및 IP 도용, 파괴적 공격 같은 수법을 통한 금전적 이득이나 악의적인 의도 등 공격 동기는 다양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층적이고 포괄적인 접근 방식 필요해

우드는 현대의 디지털 환경에서 자동차 공급망을 보호하려면 다층적이고 포괄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일반적으로 당장의 시스템과 네트워크 보호에 집중했다. 하지만 커넥티드 디바이스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확장하면서 이런 접근 방식은 더 이상 충분하지 않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사이버보안은 모든 공급업체, 파트너 및 이해관계자가 사이버 위험에 대한 동일한 정의를 공유하고 모두가 최고의 사이버보안 표준을 준수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방식으로 운영의 모든 측면에 원활하게 통합돼야 한다. 우드는 “공격은 아무리 작은 규모의 공급업체라도 체인 내 어느 지점에서든 시작될 수 있으므로 파트너 네트워크를 사전에 면밀히 조사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교육 및 인식 프로그램은 외부 파트너뿐 아니라 기업의 모든 사람이 사이버보안 베스트 프랙티스를 이해시키는 데 필수적이다. 또한 맞춤형 위협 인텔리전스 보고서는 다크웹의 새로운 위협과 자동차 산업에 특화된 트렌드에 대한 귀중한 인사이트를 제공해 SOC가 네트워크를 더욱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우드는 “기본적인 수준에서 패치 관리, 네트워크 세분화, 정기적인 보안 평가는 견고한 사이버보안 전략의 토대를 마련하는 대체 불가 요소다. 그런 다음 공급망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보안 침해 발생 시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잘 정의된 사고 대응 계획을 수립하면 이를 강화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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