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일하는 듯한 만족감을 주는 재미있는 PC 게임 10선

심시티(SimCity) 시장은 존경 받아 마땅하다. 도시 전체를 운영하기란 힘든 일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해야 하고 그 누군가가 바로 플레이어다. 심시티에서 시장과 도시 계획자, 두 가지 역할을 하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힘든 일에 도전해 보자. 자립 유지가 가능한 훌륭한 공생 사회를 만들려면 앞서 생각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다양한 구역을 지정해서 채굴, 교육, 제조, 관광 또는 쇼핑 센터와 같은 필수적인 도시 기능을 준비하자. 물론 지진이 발생하거나 거대한 괴물이 도시를 박살낸다면 힘들게 만든 도시가 모두 엉망이 된다.

커발 스페이스 프로그램(Kerbal Space Program) 장거리 통근이 재미있을 수는 없을까? 달로 통근해보자! 커발 스페이스 프로그램을 맡아 로켓 우주선을 만들고 미션을 계획하고 실험을 수행하여 새로운 기술을 발견하자. SF 판타지가 현실이 된다. 정성껏 만들어도 게임의 사실적인 물리학에 맞지 않으면 추락해 부서진다. 간단한 것부터 시작하라. 하늘 높이 로켓을 발사한 다음 낙하산을 펴서 매끄럽게 착륙하도록 한다. 그 이후에 까다로운 작업에 도전하자. 궤도에 진입하고, 달까지의 코스를 설정하고 깃발을 꽂고 샘플을 수집한다. 이후 안전하게 복귀하면 다음 미션을 시작할 수 있다. 다만 이 게임에선 ‘로켓이라도 만드냐’라는 말을 써먹지 못한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직장에서 힘든 낮 시간을 보내면서 고대할 만한 것이 무엇일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밤 시간을 신나게 보내는 것이다. 사실 이 게임만큼 직장에서 일하는 것과 똑같은 게임도 드물다. 진로를 선택하고, 지시에 따르기를 반복한다. 친구와 함께 즐길 때도 수행해야 할 역할이 있다. 상처를 치유하거나 적을 공격하거나 피해를 분산시켜야 한다. 그룹 전체가 여러분의 특수한 능력에 의존한다. 또 다른 기계 속의 톱니바퀴에 온 것을 환영한다! 무엇보다 나쁜 점은 모든 곳에 보스가 있고 이들이 여러분의 형편없는 실력을 질책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긍정적인 면은 힘들게 일하면 멋진 무기나 갑옷 등의 보너스가 주어진다는 점이다. 몬스터를 도살하고 전리품을 챙길 수 있으니 애초에 현금이 필요할 일도 없다.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2(Euro Truck Simulator 2) 퇴근하는 순간 너무나 익숙한 오싹함이 밀려든다. 바로 집까지의 지루한 퇴근길이다. 교통 체증에 시달리며 먼 거리를 운전해야 하고, 괜찮은 곡을 찾기 위해 열심히 라디오 채널을 돌리지만 소득은 없다.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2에서 뻥 뚫린 길과 여유를 찾아보자. 거대한 트럭의 운전석에 올라타고 화물을 싣고 여러 유럽 라디오 방송 중 하나에 채널을 맞추고 걱정을 모두 날려버리면 된다. 운전 학원에서 배운 내용만 기억하라. 그렇지 않으면 딱지를 떼고 평판이 낮아지게 된다. 이 게임은 GTA(Grand Theft Auto)가 아니다.

카트 라이프(Cart Life) 회색 풍경, 단조로운 그래픽, 느린 게임 플레이는 겨우 입에 풀칠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작은 회사의 소유주라는 카트 라이프의 게임 분위기에 완벽하게 어울린다. 미혼모 바리스타, 이민자 신문 판매원 또는 카페인에 중독된 빵집 주인을 선택한다. 이들의 끝없이 이어지는 일과 사적인 책임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은 여러분에게 달렸다. 임대료, 소모품, 교통 수단에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서는 미니 게임, 간단한 이벤트, 수학 문제들을 헤쳐나가야 한다. 과연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까?

페이퍼스, 플리즈(Papers, Please) 다른 사람의 일생을 좌우하는 선택을 내리기란 어려운 일이다. 페이퍼스, 플리즈에서는 그런 결정을 아주 많이 내려야 한다. 게이머는 가상의 동유럽 국가인 아스토츠카에서 일하는 이민국 공무원으로, 규칙에 따라 입국 신청자들의 입국을 허용할지 거부할지를 결정한다. 입국 신청자 중에서는 신원을 속이는 사람도 있다. 합법적인 망명 신청자가 있는가 하면 잠입을 시도하는 밀수업자, 스파이 또는 테러리스트도 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심금을 울리는 딱한 사연(진짜든 거짓이든)을 말하지만, 날이 갈수록 규칙은 더욱 엄격해진다. 누군가의 마지막 희미한 희망을 내치겠는가, 아니면 해고 위험을 감수하고 윤리적으로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겠는가?

풋볼 매니저 2014(Football Manager 2014) 이메일을 모두 처리했고, 모든 서류 작업도 마쳤고, 이제 남은 일은 신나는 축구 경기를 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게임에서 경기를 보려면 먼저 게임 내의 이메일을 읽고, 약간의 서류 작업을 하고 자기만의 팀을 스카우트해야 한다. 풋볼 매니저 2014에서 게이머는 팀의 수장을 맡아 거대 리그 축구 조직을 위한 중요한 결정들을 내려야 한다. 유망주를 영입한 다음 다시 다른 팀에 이적시키는 일도 한다. 전문 인력의 의견을 듣거나 직접 판단한다. 많은 시간을 들여 이메일을 살펴보면서 최근 일어난 일들을 숙지해야 한다. 뭔가를 즐기기 위해서는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는 법이다!

록스미스 2014(Rocksmith 2014) 모든 직업이 지겨운 것은 아니다. 광란하는 팬들로 가득 찬 공연장 무대에 올라가서 일생에 남을 록 콘서트를 할 때도 있다. 물론 그 단계까지 가려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록스미스 2014에서는 먼지가 쌓인 기타를 꺼내 PC에 연결해 실제 기타 레슨을 받을 수 있다. 게임은 초보자와 전문가를 모두 대상으로 하며, 교육용 음악 게임과 유명 곡들로 구성된 연습 과정을 제공한다. 공연장을 팬들로 가득 채울 일은 아마 없겠지만, 중년의 위기가 닥쳐오기 전에 담배 연기가 자욱한 바에서 열 명 정도의 팬들이 여러분을 찾아오게 할 수는 있을지도 모른다.

문명 V(Civilization V) 허름한 정착지부터 정복 제국에 이르기까지, 국가를 건설하는 것보다 더 큰 책임은 없다. 그리고 문명 V에서 게이머의 역할이 바로 그것이다. 본인 말고는 세계 지배를 추구하는 자가 없을 것이란 생각은 실수다. 꼭대기에 올라서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을 경쟁자들이 넘쳐난다. 승리를 향한 길을 가려면 전략을 짜고 앞서 생각해야 한다. 퇴근 후 지친 마음을 위한 게임으로 적당하다. 전쟁광, 과학 추종자, 무자비한 자본주의자, 관광지의 관리 책임자? 무엇을 선택하든 자유다.

페이데이 2(Payday 2) 오늘도 10만 달러를 벌어 볼까. 페이데이 2에서는 책상에 앉아 일하지 않는다. 물론 경찰과 총격전을 하면서 은행 직원용 책상 뒤에 웅크리고 앉는 경우를 제외하면. 게이머는 크게 한탕을 노리는 도둑 팀의 총잡이 역할을 하게 된다. 편의점 권총 강도 이야기가 아니다. 오션스 일레븐에 가까운 강도 행각이다. 누가 직업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독립적으로 일하는 사업가라고 답해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