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블로그로 감상하자

올 여름 베이징에 직접 가지 않을 예정이라고 해서 중국과 올림픽을 즐기지 말라는 법은 없다. 관심종목이었던 핸드볼과 그레코로만형 레슬링에서 자국 선수들이 탈락했다고 해서 조금이나마 가졌던 중국에 대한 관심을 곧바로 끊을 이유도 없다. 블로거들의 눈을 통해 중국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다양한 기회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 보이스(Beijing Boyce http://www.beijingboyce.com/):
마티니 한 잔을 들고 자신의 노트북 앞에 앉길 좋아하는 캐나다 출신의 짐 보이스(Jim Boyce)는 “베이징의 술집 문화를 소비자의 입장”에서 조명해 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블로그는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보이스는 베이징의 밤 문화와 유흥에 대한 정보, 더불어 이에 따르는 주류, 음식, 서비스 그리고 주변 환경 등에 대한 정보들을 충실하게 제공한다. 보이스의 자매 사이트인 그레입 월 오브 차이나(Grape Wall of China http://www.grapewallofchina.com)는 중국의 포도주들을 소개하는 사이트다. 최근 가장 성장속도가 빠른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중국의 포도주 문화 발전 양상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최근 보이스는 블로그를 통해 중국이 보안 상의 이유를 들어 올림픽 기간 동안 흑인과 몽골 계통의 사람들에 대한 술집 출입을 금지하기로 잠정 결정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올림픽 기간 동안 중국의 밤 문화에 흠뻑 취하고 싶다면, 그의 블로그를 찾아가보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리라 확신한다.

단웨이(Danwei http://www.danwei.org/):
중국어로 “작업 단원”이라는 뜻을 가진 단웨이는 지난 번 중국을 강타한 사스(SARS) 파동 중에 생겨난 블로그인데, 현재 중국 언론 시장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들여다보아야 할 블로그로 발전했다. 단웨이는 중국 정부가 차단한 사이트의 소식들을 중계해 주는 역할을 하고 , 중국 언론의 헤드라인과 여타 베이징 소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사람들이 쉽게 중국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중국이 현 올림픽 준비 사항을 자체적으로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를 접하는 중국 시민들은 이러한 중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 등을 알고 싶다면 올림픽 기간 중에 반드시 단웨이를 들려보면 좋을 듯 하다.

동서남북(EastWestSouthNorth http://www.zonaeuropa.com/):
이 사이트를 볼 때는 구글 번역 창을 닫아도 된다. 매우 능숙한 영어 솜씨로 다듬어져 있는 블로그이기 때문이다. 이 사이트 또한 중국 언론이 중국 및 홍콩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어떤 시각으로 보도하고 있는 지 찾아 볼 수 있는 사이트이다. 롤랜드 숭(Roland Soong)은 중국 내에서 발생하는 여러 소동들, 자연 재해들, 그리고 연예계 이야기들에 대한 소식들을 직접 영어로 번역해 블로그에 게재한다. 올림픽이 다가옴에 따라 이 블로그에도 올림픽에 관한 소식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 추세인데, 숭은 항상 가능한 한 사건에 대한 의견을 다양한 시각으로 제공해 주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동서남북은 아마도 수 년간의 중국어 학습 과정을 거치지 않은 외국인들이 중국 내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에 대한 중국인 및 언론들의 시각을 자세히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일 것이라 감히 추측해 본다.

올림픽 기간 내 어떤 사건이 발생하든 , 동서남북은 이에 대한 중국 시민들의 의견들을 다른 외국인들도 함께 공유해볼 수 있도록 영어로 번역해 낼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도둑(Imagethief http://news.imagethief.com/blogs/china/):
신랄한 위트와 PR 관련 조언들이 적절하게 혼재되어 있는 블로그다. 운영자 윌 모스(Will Moss)는 재미와 실용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지금까지 잘 잡아오고 있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최근 들어 자신의 아기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한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의 PR 성공 사례들을 주로 소개한다. 물론 중국 언론과 정부의 불합리성에 대한 글도 가끔씩 기고하는 편이다.

지난 겨울, 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홍콩 배우이자 가수인 에디슨 첸(Edison Chen)의 누드 사진이 온라인 상에 유포되었을 때 모스는 젊은 독자들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인터넷은 누드 사진을 흡수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섣불리 그런 사진들을 남겼다가는 이후 반드시 큰 봉변을 당할 것이다. 결혼식을 불과 한 주 앞둔 시점에서 당신의 누드 사진이 온라인 상에 나돌기 시작한다고 상상해보라.”

이미지도둑은 올림픽 기간 중 메시지 전달 및 홍보 효과를 가장 크게 거둔 기업들 순서대로 메달을 매겨보는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실리콘 후통(Silicon Hutong http://siliconhutong.typepad.com/):
점점 사라지고 있는 베이징의 전통 뒷골목의 이름을 딴 블로그인 후통은 중국의 핵심 기술 개발 현황을 업데이트하는 블로그이다. 운영자는 마케팅 및 홍보 관련 컨설턴트 데이빗 울프(David Wolf). (그는 이미지도둑 운영자 윌 모스와 한 때 직장 동료였던 사이다) 올해 초 그는 아이폰(i-Phone) 중국 진출과 관련한 애플과 차이나 모바일 간의 협상 결렬을 다음과 같이 분석한 바 있다.

“현재 이 문제는 3가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1.차이나 모바일은 애플에게 납득할만한 매력적인 제안을 제시 했다.이젠 애플도 더 이상 자신이 압도적인 골목대장이 아님을 된통 깨달아야 할 때가 왔다.
2.차이나 모바일은 이번 협상이 결렬된 것을 아주 크게 후회할 것이다.
3.두 기업은 서로의 도움 없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기 때문에 협상 테이블에서 과감히 돌아설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3번이 제일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