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근무자 중 “일할 때 행복하다”고 답한 비율
71
%
자료 제목 :
2019 원격 근무 현황
State of Remote Work 2019
자료 출처 :
Owl La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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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날짜 :
2019년 09월 17일
글로벌 트렌드

글로벌 칼럼 | ‘근거 없는’ 신념이 ‘변화를 읽지 못한’ 권력과 만났을 때

Mike Elgan | Computerworld 2024.01.16
최근 프라임 비디오와 아마존 스튜디오의 수석 부사장 마이크 홉킨스가 내부 미팅에서, 재택 근무를 금지하고 사무실 복귀를 강제한 정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재 새 정책을 계속 추진 중이다. 구체적인 데이터는 없지만 상황이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사무실 근무 강제 정책은 아마존 CEO 앤드류 제시의 '개인적인 신념'에 따른 것이며, 그는 사무실이야말로 직원이 일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라고 믿고 있다"


실제로 제시는 자신의 신념을 다른 CEO에 설파하고 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CEO 일론 머스크, 구글과 알파벳의 CEO 순다르 피차이 등 IT 업계는 물론 다양한 산업의 CEO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런데, 이번 홉킨스의 언급은 강제적인 사무실 복귀 정책이 나온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드러냈다. 데이터를 뛰어 넘은 신념, 즉 불합리한 믿음이었던 것이다.
 
ⓒ Getty Image Bank

홉킨스는 데이터가 없다고 했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데이터는 제시의 '신념'과 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사람들이 자신의 관점을 뒷받침하는 너무 많은 데이터를 과시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동시에 자신을 변호할 데이터가 없으면 아예 다르게 행동해 버리는 시대이기도 하다. 정치의 영역에서나 찾을 수 있었던 이런 세태가 이젠 기업의 세계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자신의 신념이 진실과 다를 때 사람들이 보이는 행동은 다음과 같다.
 
  1. "복잡한 문제야"라고 얼버무린다. 사실 데이터가 주장을 뒷받침하면 모든 문제가 간단해 진다. 오히려 데이터와 배치되는 주장일 경우에 문제가 복잡해진다.
  2.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s)을 만들어낸다. 우리는 매일 모든 종류의 공개 토론에서 이런 광경을 보고 있다.
  3. 자신의 주장과 반대되는 사실을 부정한다. 홉킨스가 대표적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세상에 내 주장에 꼭 맞는 진실만 존재한다. 그외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홉킨스의 변명이 특히 실망스러운 지점은 또 있다. 아마존이 유명한 데이터 중심 기업이라는 것이다. 데이터 주도적 기업이 데이터에 기반하지 않은 신념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은 무척 당혹스럽다.
 

실제 데이터가 가리키는 것

그렇다면 실제 데이터가 가리키는 원격 근무의 진실은 무엇일까? 테크닷코(tech.co)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절반에 가까운 47% 기업에서 원격 근무자의 생산성이 더 높았다. 업워크(Upwork) 조사에서는, 채용 담당자의 3명 중 1명이 원격 근무 정책을 시행한 후 생산성이 높아졌다고 답했다. 생산성이 낮아졌다는 응답은 22.5%였다. 프로도스코어(Prodoscore)의 데이터를 보면, 생산성은 재택근무를 하느냐, 사무실에서 근무하느냐가 아니라 개별 직원의 특성과 관리 방법에 더 크게 좌우된다. 1억 50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사무실에서 생산적인 직원은 재택근무에서도 생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격/하이브리드 근무의 가치는 생산성 이외 영역에서도 찾을 수 있다. 아울 랩스(Owl Labs) 조사에 따르면, 원격/하이브리그 근무자는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보다 22% 더 행복하고 더 오래 근속한다. 어고트론(Ergotron) 조사에서는, 원격 근무가 직원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개선하고 직업 만족도를 크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팬데믹 초기 데이터를 보면, 재택근무자의 생산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된 경우도 있다. 하지만 당시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도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 스탠포드의 경제학 교수 닉 블룸이 원격/하이브리드 근무는 물론 강제적인 사무실 복귀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원격 근무의 경우 직원 관리가 엉망인 경우 생산성에 부정적이고 직원 관리가 잘 이뤄지는 경우 긍정적이었다. 즉 경영자와 관리자가 전통적인 사무실 근무 문화와 협업 방식에 매몰돼 고집하지 않으면, 하이브리드 혹은 완전한 원격 근무팀 모두 상당한 생산성 상승이 가능했다.

블룸은 "일부 유명한 CEO나 정치인이 말하는 '재택근무의 종말'은 전혀 근거가 없다. 오히려 데이터는 사무실 복귀가 이미 2023년 초에 완전히 실패로 끝났음을 보여준다. 이후 미국 내에서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 비중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X(트위터)를 통해 차트 2개를 공유했는데, 이를 보면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자가 큰 변화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우리는 이미 새로운 일상 속을 살고 있다. 재택근무는 물론 사무실 복귀도 늘거나 줄지 않고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재택근무를 원하는 이들은 사무실 근무를 강제하는 기업을 떠나 재택근무를 허용하는 기업에서 새 일자리를 찾을 것이다. 전체 업무 형태 중 재택근무 비중은 크게 변하지 않겠지만 재택근무가 가능한 일자리를 찾는 행렬은 계속될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제 시작

그렇다면 이렇게 재택근무를 둘러싼 갈등이 해결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더 심각한 문제는 어쩌면 이제 시작일 수 있다. 현재 기업 경영진은 재택근무 이전 시대에 경력 대부분을 쌓았다. 즉 대면 방식으로 직원을 관리하는 데 전문성을 갖고 있고 이를 이용해 성과를 냈다. 그것이 현재 그들이 경영진이 된 이유다. 하지만 오늘날 경영진은 이미 일정 수준으로 자리잡은 원격 근무자까지 함께 관리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전 직원의 사무실 근무에서 하이브리드/원격 근무로의 전환은 마치 1920~1930년대 모션 픽처에 소리가 더해진 것과 같은 엄청난 변화다. 영화 <재즈 싱어(The Jazz Singer)>가 나온 1927년 당시, 많은 제작사는 영화 전체에 음성을 입히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 와중에 나온 이 영화는 무성영화와 초기 유성영화(talkie)의 하이브리드 중간 지대 정도였다. 이 영화를 기점으로 무성영화에 일부 소리를 넣은 하이브리드 작품이 쏟아졌다. 그리고 얼마 후 대공항이 닥치면서 영화사는 하나만 선택해야 했고 결과적으로 소리를 최종 선택했다. 이후 헐리우드는 사운드트랙을 도입했고, 업계 전체가 멀티미디어 영화를 만드는 기술과 인력에 투자했다.

이런 변화 속에 무성영화 시대를 주름 잡았던 많은 영화 배우와 유명 감독들은 어떻게 됐을까? 변화에 빠르게 적응한 이들은 새로운 시대에도 승승장구했지만, 적응에 실패한 이들은 쓸쓸하게 사라져갔다. 무성영화 시대를 주름 잡았던 글로리아 스완슨, 더글라스 페어뱅크스, 메리 픽퍼드 같은 배우들이 잊혀간 이유다. 유명 무성영화 감독들 역시 대화와 오디오를 다뤄본 경험이 있는 극영화 감독들로 대체됐다.

오늘날 일부 기업 경영자들은, 마치 무성영화가 유성영화로 바뀐 것처럼, 우리가 리더십의 성공 기준이 완전히 새로운 시대에 진입했음을 전혀 알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오히려 자신의 현재 권력을 이용해 기업의 시계를 과거로 돌리려 하고 있다.

원격/하이브리드팀을 성공적으로 관리하는 데 필요한 소프트 스킬과 팁들은 수없이 많지만, 이런 경영자에겐 이런 정보조차 필요가 없다. 근거 없는 '개인적인 신념'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들이 참고해야 할 근거로 뒷받침되는 새로운 리더십을 몇 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오늘날 효과적인 리더십은 일반적으로 관리 혹은 마이크로매니지먼트가 아니다.
  • 직원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는 그가 생산적인지 아는지 알 수 없다. 이런 판단은 개인적인 망상일 뿐이다.
  • 협업은 중요하고 물리적인 거리를 좁혀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하고 가치가 큰 것은 끊김없이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협업이다. 하지만 업무를 수행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방해 없이 업무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고, 우리 업무 시간의 거의 대부분은 바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직원은 물리적으로 사무실에 있을 때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일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질 때 가장 좋은 성과를 낸다. 경영자는 협업에 대한 편견이 없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기업 경영진에 조언하고 싶은 것은 하나다. 당신의 '개인적 신념'이 '사무실 근무가 더 좋다'고 한쪽 귀에 속삭인다면, 분석적으로 의문을 품어보라는 것이다. 정말로 우리의 사업 목표와 관련된 실제적이고 측정가능한 문제를 사무실 복귀를 강제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는가? 데이터에 답이 있다. 데이터에서 개인적 신념과 다른 사실을 발견했다면 기존 신념을 바꾸는 게 당연하다. 마치 그런 데이터가 없는 것처럼 자신을 속여서는 안 된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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