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디바이스 / 스마트폰

접히는 형태는 시작일 뿐··· 구글 픽셀 폴드의 ‘진정한 혁신’ 3가지

JR Raphael | Computerworld 2023.07.28
구글 ‘픽셀 폴드(Pixel Fold)’를 이야기할 때 ‘형태’를 빼놓을 수 없다. 화면이 반으로 접히는 기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안드로이드 최초의 폴더블 폰은 아니지만, 이 접히는 구조가 픽셀 폴드의 가장 큰 특징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지나가면서도 시선이 가고, 직접 주머니에 넣거나 손에 잡아보면 더욱 놀랍다.

따라서 폴드의 접히는 구조에 사로잡히기 쉽지만, 꼬박 한 달 동안 픽셀 폴드를 가지고 다녔고, 이제 겉모습보다는 안드로이드 전체 플랫폼 관점에서 실질적으로 폴드의 가장 중요한 혁신이 무엇인지 자세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Google/JR Raphael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사항은 접히는 화면은 분명 대단하지만, 폴더블 폰이 조만간 표준 생산성 도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은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일반 사용자가 폴더블 폰을 사용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접힌다는 구조 자체가 지금 당장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다. 

구글 픽셀 폴드의 진정한 혁신은 사실 형태와는 무관하다. 형태나 구조에 관계없이 모든 안드로이드 기기 사용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혁신이다. 무엇인지 알아보자.
 

구글 픽셀 폴드의 철학

픽셀 폴드의 광활한 화면에 감탄하는 단계를 지나고 나니, 이 확장된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구글이 만든 일련의 소프트웨어 개선사항이 가장 눈에 띄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의 멀티태스킹 접근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 그에 따라 새로운 인터페이스 요소를 도입하고, 오래전부터 있었던 소프트웨어 기능을 끄집어내 픽셀 폴드 사용 경험에서 더욱 눈에 띄고 중요한 부분으로 만들었다.

특히 3가지가 눈에 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3가지가 픽셀 태블릿에도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두 기기(픽셀 폴드와 픽셀 태블릿)를 사용하면서 두 제품의 인터페이스와 경험이 일치된다는 점을 알게 됐고, 그다음에는 왜 이런 경험이 모든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제공되지 않는지 궁금해졌다.
 
ⓒJR Raphael

가장 먼저 (1) 픽셀 폴드와 픽셀 태블릿 모두 새로운 ‘온디맨드 독’을 도입해 안드로이드 사용 방식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이 독은 안드로이드의 오래된 기능인 ‘최근 사용 화면’의 더 똑똑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작업을 하고 있든 화면 밑에서 위로 천천히 밀어 올리기만 하면, 홈 화면과 동일한 도킹된 즐겨찾기가 표시되는 새 바가 나타난다. 이와 함께 동적으로 변경되는 제안, 언제 어디서나 전체 앱 서랍을 불러올 수 있는 바로가기도 표시된다.

이건 시작일 뿐이다. (2) 독을 사용해 앱을 즉각 전환하기 더 쉬워졌을 뿐만 아니라, 독에서 화면의 양쪽으로 앱을 드래그하면 바로 화면 분할 보기를 시작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에서 오랫동안 묻혀 있었던 분할 화면 기능을 수면 위로 끄집어낸 것이다. 
 
ⓒJR Raphael

아울러 (3) 이 화면 분할 기능은 표준 안드로이드 알림 패널에도 동일하게 적용됐다. 즉, 알림을 아래로 드래그하면 해당 시점에 기기에서 어떤 작업을 하고 있든 상관없이 관련된 앱과 함께 분할 화면 보기가 실행된다.
 
ⓒJR Raphael

이 일련의 기능이 안드로이드 멀티태스킹 경험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더 간단하고 직관적인 방식으로 작업 간 이동이 가능해졌고, 안드로이드에서 오랫동안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분할 화면 기능이 자연스럽고 통합된 네이티브 느낌의 옵션으로 전환돼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오랫동안 존재했지만, 대부분의 사용자가 관심도 없었고, 거의 사용하지도 않았으며, 아마도 이런 기능이 있는지 기억조차 못 했을, 기존의 분할 화면 기능이 처했던 상황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이제 더 큰 그림을 보자.
 

픽셀 폴드를 넘어선 안드로이드 ‘멀티태스킹’의 재구성

무엇보다 구글이 픽셀 폴드를 위해 만든 이런 소프트웨어 개선사항은 매우 합리적이어서, 왜 지금까지 안드로이드에 이런 기능이 없었는지 궁금해질 정도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표준 안드로이드 기기로 돌아갔을 때는 물론이고, 이상하게도 위의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픽셀 폴드 외부 화면을 사용할 때마다 새로운 기능들이 그리워졌다.

물론 외부 화면에서 해당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이유를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 화면 분할 기능은 당연히 공간이 넓은 큰 화면에 잘 맞는다. 픽셀 폴드의 내부 화면과 픽셀 태블릿의 디스플레이가 바로 그런 화면이다. 

하지만 안드로이드가 이왕 화면 분할 기능을 제공할 것이라면, 어색하게 대충 붙이고 일반 사용자는 거의 찾아볼 생각도 하지 않는 메뉴에 꽁꽁 숨겨 놓을 것이 아니라(현재 대부분의 일반적인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는 여전히 이런 형태가 표준이다), 이렇게 논리적인 방식으로 운영체제에 통합돼 있는 편이 훨씬 더 적절하다.

이런 기능이 중요한 위치에 배치되고, 핵심 안드로이드 인터페이스에 통합돼 있다는 것은 기능의 존재를 인식하는 동시에 자연스럽고 직관적으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 또 문서와 함께 받은 편지함을 보거나, 웹 페이지와 나란히 슬랙 채팅을 보면서 2가지를 동시에 다루기 그 어느 때보다 쉬워졌기 때문에 모바일 기기에서 작업을 처리하는 새롭고 흥미로운 방법을 제시한다. 

화면 분할 기능은 잠시 제쳐 두고, 픽셀 폴드 스타일의 독도 그 자체로 정말 좋은 기능이며, 기기의 크기를 불문하고 똑같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홈 화면으로 돌아가거나 최근에 연 항목을 뒤질 필요 없이 앱 사이를 이동하기가 얼마나 간단한지 알게 되면 예전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픽셀 폴드와 픽셀 태블릿을 많이 사용할수록 이런 기능이 매우 중요하며, 모든 안드로이드 사용 경험에 가장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제 남은 질문은 구글이 언제쯤 같은 결론에 도달해 다른 모든 안드로이드 환경에서도 이런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할 것인지다. 운이 좋다면 그 순간이 머지않아 올 수도 있다. 안드로이드 15에서 기대해 보자.
editor@itworld.co.kr
 
Sponsored

회사명 : 한국IDG | 제호: ITWorld |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3, 4층 우)04512
| 등록번호 : 서울 아00743 등록발행일자 : 2009년 01월 19일

발행인 : 박형미 | 편집인 : 박재곤 |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정규
| 사업자 등록번호 : 214-87-22467 Tel : 02-558-6950

Copyright © 2024 International Data Grou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