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패키지 게임, ‘가능한 변화들’

Darren Gladstone | PCWorld 2009.02.24

게임 개발자들이 대놓고 이야기는 하지 못하지만, 솔직히 모두들 은근히 외치고 싶어하는 구호가 있다면 바로 "게임스톱(GameStop ; 미국의 대형 게임유통체인) 망해라!"일 것이다. 개발자들에게 술이라도 몇 잔만 먹이면, 더 이상 대형 게임 유통 기업이 등장할 일은 없을 것이며 이들이 활개치던 시대도 이미 옛 이야기가 되어버렸다고 한탄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이야기들은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나올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최근 중고 게임 시장이 게임 개발 커뮤니티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로열티도 지불하지 않는 중고 게임들이 시장에 유입되어 수백 만 달러의 매출을 창출해 내면서 게임 메이커들을 위기에 빠뜨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게임 업계 관계자들의 입장은 단호하면서도 급박해 보였다. 그러나 필자는 이들과 대화하면서 또 다른 시각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오늘날의 경기 침체와 디지털 배급 기술의 발전이 모든 것을 바꾸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필자는 2009년이 그 변화가 시작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럼 지금부터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들이 예상되는지에 대해 한 번 이야기해도록 하겠다.

 

1. 인디 게임들의 질이 훨씬 높아질 것이다.

온라인 판매 루트 개척이 보다 더 용이해진 덕분에 소규모 개발자들도 대형 게임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대형 업체들도 이러한 상황 변화에 상당한 교훈을 얻고 있다.

 

사실 판매 창구가 다양하지 않거나 재고를 관리할만한 재정적 여유가 없는 판매 업자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위험을 감수할만한 여력이 없다. 따라서 판매가 보장되는 상품만을 들여놓을 수밖에 없다. 즉, 가장 잘 팔리는 게임 10위 안에 드는, 매든의 NFL이나  GTA(Grand Theft Auto) 등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사실 현실적으로 조그마한 기업에서 개발한 꽃에 관한 게임의 판매 가능성을 월마트 측 바이어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이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러한 게임들이 재미가 없거나 상품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필자도 최근 Xbox360용 게임인 더 머(The Maw)를 다운 받으면서 이들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이 게임은 800포인트 (10달러 정도)의 비용으로 다운 받을 수 있는 게임인데, 실제로 패키지 게임으로 포장해서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게임성을 자랑했다. 이 게임은 우주에서 가장 식성 좋고, 바보 같으면서도 귀여운 에일리언 마우스를 키우는 게임이다. 개인적으로 독자 여러분들도 데모 버전을 한 번 다운받아서 해보기를 강력히 권할 만큼 재미있다.

 

 

2. 게임 온라인 판매가 더욱 성행할 것이다.

패키지용 CD를 제작하는 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상당한 규모의 자금력을 가진 게임 개발자들도 점점 온라인을 주력 판매 창구로 공략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올 3월 영화 와치맨(Watchmen)의 개봉에 맞춰 ‘와치맨: 끝이 오고 있다’(Watchman: The End is Nigh)도 동시에 출시된다. 만화책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터치가 가미된 2인용 대전 게임인데, 패키지용 게임으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들은 모두 갖춘 게임이다. 그러나 이 게임 또한 스토리만 약간 줄여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온라인을 통해 판매될 계획이다.

 

사실 이 게임도 애초에 CD 기반의 패키지 게임으로 출시하려 했다. 그러나 개발진들간의 회의가 거듭되면서, 완벽히 마무리 되지 않은 게임을 무리해서 패키지로 출시하기보다는 에피소드 별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결론에 도달했다고. 결론적으로 매우 적절한 결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

 

3. 새로운 형태의 속편들이 등장할 것이다.

많은 수의 개발자들의 기존의 속편 개발 패턴을 갈아엎고, 이를 콘텐츠 업그레이드 및 업데이트의 개념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보장할 경우, 소비자들이 이를 기다리기 위해 자신이 구매했던 CD를 중고 시장에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개발자들이 대놓고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중고 시장의 확대를 막기 위한 그들 나름의 자구책일 수도 있다.

 

결국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게이머들을 붙잡겠다는 계산인데, 실제로 판매 순위 상단을 차지하는 주류 게임들도 최근 이러한 경향을 따르는 모습이다. 새로운 기능들을 한꺼번에 탑재한 속편을 개별적으로 출시하는 대신, 조금씩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능 또는 콘텐츠들을 다운 받을 수 있도록 제공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한 것.

 

실제로 지난 몇 주간 필자도 스타워즈: 포스 언리쉬드(StarWars: Force Unleashed)의 새로운 미션 몇 개와 폴아웃 3(Fallout 3)의 오퍼레이션 앵커리지(Operation Anchorage)확장판을 다운받았다. 이 둘 모두 이미 필자가 보고 또 했던 게임을 바탕으로 새로운 스토리와 기능들을 지속적으로 추가해주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주에는, 락스타(Rockstar)에서도 새로운 업데이트를 대중에 공개했다. 1,600포인트(20달러)의 가격에 다운받을 수 있는 더 로스트 앤 더 댐드(The Lost and the Damned)는 GTA IV에 완전히 새로운 게임을 입혀놓은 듯한 느낌을 창출해 냈다. 새로운 장면 및 스크립팅, 모든 것이 이상적으로 구성된 듯 보였다. 오퍼레이션 앵커리지와 마찬가지로 TLATD 또한 이미 있는 게임에 새로운 레이어를 한 층 더 올린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4. 가격이 하락할 것이다.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몇몇 게임들의 가격들도 결국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과연 60달러라는 가격이 게임을 판매하는데 있어 적정한 가격일까? 그리고 경기가 않 좋은 이 때, 과연 이 가격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맞는가? 아, 그리고 왜 똑같은 게임의 온라인 판과 패키지 판의 가격이 같을까?‘ 등등의 의문들이 속속들이 제기될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밸브 소프트웨어(Valve Software) 창업자 게이브 뉴웰(Gave Newell)는 디지털 판매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어 나갈 것인지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지금껏 지나치게 인색하게 굴어 미안하다며 농담을 던지면서 지난 해 히트를 쳤던 레프트 4 데드(Left 4 Dead)가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상호 간의 상충효과 없이 동시에 우수한 실적을 거두었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사실 정작 밸브의 판매 실적이 우수했던 것은 대통령의 날을 맞이해 실시한 50% 할인 판매 때문이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실제로 할인 판매 기간동안 판매된 양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 정가로 판매되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밸브 사가 적절한 할인 포인트를 잘 짚음으로써 판매량의 양적 팽창과 수익성 창출, 이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는 사실이다.

 

DICE에 참가한 이들도 리테일 시장이 하루 아침에 메마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퍼블리셔들, 그리고 개발자들이 커뮤니티와의 소통법, 그리고 새로운 게임 출시 방법 등에 대한 연구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게임 업계의 체질 변화가 지속될 것이라는데 동의했다. 필자는 이러한 게임 업계의 노력이 더 값싸고 질 좋은 게임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개발자들의 정당한 노력에도 그 충분한 댓가가 돌아갔으면 한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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