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ㆍAR / 디지털 디바이스

“직접 사용해 보니…” 애플 비전 프로의 이모저모

Jason Cross | Macworld 2024.02.06
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의 출시는 애플에 있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격과 한정된 수량으로 인해 지금 당장은 아이폰만 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겠지만, 애플은 이 제품이 미래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
 
ⓒ Foundry

공간 컴퓨팅은 애플의 미래일 뿐 아니라 모든 컴퓨팅의 미래라고 할 수 있다. 애플은 사용자가 주변 공간에서 가상의 사물과 상호작용하고 가상의 객체가 실제 사물 및 공간과 상호작용하는 공간 컴퓨팅을 차세대 컴퓨팅으로 내세우고 있다. 

애플의 첫 번째 공간 컴퓨팅 제품이자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는 제품인 만큼, Macworld는 결론을 내리기 전에 제품을 천천히 검토하는 중이다. 리뷰를 시작한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여기서는 애플 비전 프로의 심층 리뷰 기사를 준비하면서 작성한 메모와 아이디어, 관찰 사항을 일종의 학습 일지 형식으로 정리했다. 


'미래에서 온' 메모

  • 애플은 애플 비전 프로를 'VR 헤드셋'이라고 부르는 것을 바라지 않지만, 이 제품은 VR 헤드셋이 맞다. 메타 퀘스트 3 같은 다른 제품보다 증강 현실을 위한 패스스루 비디오의 품질이 좋다. 상호작용 모델은 서로 다르지만 훌륭한 패스스루 비디오, 시선 추적 기능을 제공하고 여러 멋진 센서가 탑재된 VR 기기다.
  • 플라스틱에 대한 애플의 병적인 혐오감은 문제다. 애플 비전 프로에 사용된 모든 금속과 유리가 너무 무겁다. 무게뿐 아니라 모든 무게가 얼굴 앞쪽에 집중돼 분산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적어도 200g은 더 가벼워야 할 듯하다.
  • 어떤 기능은 미쳤다고 할 정도로 한 차원 높은 수준인 반면, 어떤 기능은 이상하리만치 시대에 뒤떨어지고 단순하게 느껴진다. 일반 사용자용 기기에서 시선 추적 기능을 이보다 더 잘 구현하는 제품은 없다. 시선 추적은 마법과도 같다. 하지만 앱 관리가 엉망이다. 이동시킬 수 없는 동그란 아이콘이 알파벳 순서로 벌집 모양으로 배열되어 있다니. 앱 스토어는 너무 기본적이어서 적절한 카테고리와 목록이 필요하다. 이 3,500달러짜리 공간 컴퓨터에 어린이 장난감처럼 생긴 키보드가 웬 말인가. 
 
충격적일 정도로 기본에'만' 충실한 키보드 ⓒ Foundry
 
  • 애플 비전 프로는 나의 찾기를 지원하지 않는다. 정밀한 찾기 기능은 증강 현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것 같은데, 나의 찾기 앱도 없다. 애플은 증강 현실을 통해 어디에 두었는지 까먹은 에어태그나 아이폰까지 말 그대로 줄을 그려서 찾도록 할 수 있었을 것이다. 
  • 필자는 이 기기에서 '미래'를 보았다. 컴퓨팅 리소스가 실제 물체처럼 안정적이고 선명하게, 하지만 가상으로 공중에 떠 있거나 벽에 걸려있다. 이 제품은 이런 미래적인 요소를 실제로 구현한 최초의 제품이다. 
  • 창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 떠 있는 창으로 인해 주변 공간이 금방 부족해졌다. 생산성을 높이려면 많이 돌아다니고 움직여야 한다. 비전 프로에는 창 관리 도구가 절실히 필요하다. 여러 면에서 맥 데스크톱에서 멀티태스킹하는 것이 더 빠르고 쉽다. 
  • 일부 앱은 업데이트가 시급하다. 어떤 앱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어떤 앱은 매우 초라해 보인다. 맥북 데스크톱에서 다른 창을 열거나 데스크톱 '공간'을 새로 만드는 것보다 더 나은 생산성 앱을 아직 찾지 못했다. 
  • 가상 모니터로 맥북 작업을 하는 동안 옆에 있는 사파리 공간 창을 열고 점심 메뉴로 치킨을 주문했다. 잘 작동했고, 애플이 이 모든 자동 완성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 그러나 메뉴 탐색과 항목 선택은 맥을 사용한 경험보다 느리고 어색했다. 오히려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 가상 객체와 창이 매우 잘 어우러진다. 정말 견고하고 안정적이며, 실제 창처럼 보인다.
 
집 부엌에서 Macworld 편집장과의 페이스타임 ⓒ Foundry
 
  • 안타깝게도 애플 비전 프로를 착용한 채로 커피를 마실 수 없다. 헤드셋이 머그잔과 충돌한다. 빨대나 코끝을 넘지 않을 정도로 입구가 좁은 보온병을 사용해야 한다. 이런 종류의 제품이 몇 시간 동안 업무를 해야 하는 일반 사용자에게는 아직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다.
  • 가장 불만스러운 점은 제어 센터다. 점을 보고 선택하면 되지만, 앱과 몰입형 환경을 사용할 때 실수로 제어 센터를 계속 실행하게 된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이런 일이 발생했다. 녹음, 에어드롭 수신 등 무언가가 지속되면 점들이 시야에 떠다니면서 보고 있는 내용을 엉망으로 만든다. 제스처처럼 더 나은 해결책이 있을 것이다. 
  • 지금까지 본 패스스루 동영상 중에서는 단연 최고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아주 밝은 조명에서는 선명도가 떨어졌고 주변이 어두워지면 해상도, 노이즈, 지연 시간 및 모션 블러가 크게 증가했다. 실내에서는 모든 조명을 켜지 않으면 화면 품질이 좋지 않다. 반면 렌더링되는 그래픽의 품질은 다른 헤드셋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방식으로 선명하고 또렷하며, 밝고 섬세하다.
  • 양옆, 혹은 위아래로 펼쳐지는 3D 동영상 라이브러리가 시중에 나와 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재생할 방법이 없었다. 문 스페이셜 플레이어(Moon Spatial Player, 다른 플랫폼에서는 '문 VR 플레이어'라고 부르나 애플은 타이틀에 'VR'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가 이런 기능을 약속하지만 현재로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 맥 가상 모니터로서의 사용 경험은 훌륭하지만 약간의 지연이 있다. 일상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데는 괜찮지만 게임을 플레이할 때는 거슬릴 것이다.  
  • 1패스워드(1Password)와 같은 비밀번호 관리자를 사용하고 물리적 보안 키를 설정한 경우, 아무 곳에나 연결할 수 없다는 점은 다소 문제가 될 수 있다. 기본 비밀번호 관리자 앱은 없지만 일부 아이패드 앱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 떠 있는 창과 커다란 가상 비디오 화면은 많지만, 가장 유용할 것 같은 증강 현실을 활용한 기능은 많지 않다. 여기서는 다시 한번 게임 부문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슈퍼 푸르츠 닌자(Super Fruit Ninja)는 필자가 사용해 본 그 어떤 앱보다 AR을 가장 잘 구현했고, 재미있기도 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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