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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VM웨어, 미래가 안 보인다

Steven J. Vaughan-Nichols | Computerworld 2024.02.26
지난해 10월 브로드컴이 VM웨어를 690억 달러에 인수했을 때, VM웨어 제품과 서비스에 큰 변화가 있으리라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단지 VM웨어 협력업체와 사용 기업의 이탈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미리 밝혀두자면 필자는 VM웨어를 좋게 평가한 적이 없다. 하지만 많은 IT 전문가가 VM웨어 제품에 열광하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최소한 최근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브로드컴은 이 가상화 전문업체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가 확인되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 Getty Image Bank

사실 인수 이전에도 VM웨어 제품을 쓰는 기업은 브로드컴의 인수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포레스터 리서치는 VM웨어의 기업 사용자 중 최대 20%가 다른 가상머신 업체로 빠르게 갈아탈 것으로 전망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포레스터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기업은 급격한 가격 인상, 줄어드는 기술 지원, 잘 쓰지도 않는 소프트웨어 번들 구독 강요에 지쳤다. 특히 NSX와 아리아 스위트/v리얼라이즈 스위트 같은 소프트웨어 모듈이 대표적인 셸프웨어(shelfware, 충분히 활용되지 않는 소프트웨어)다.

기업이 이번 인수를 불안하게 본 또 다른 이유는 브로드컴의 전력이다. 브로드컴이 인수했던 CA 테크놀로지, 시만텍 사례를 보면 전형적인 '쓰고 버리기' 방식이었다. 브로드컴 인수 이후 기업이 좋아했던 VM웨어 제품과 서비스가 그대로 유지될지에 대한 믿음이 거의 없었다.

그리고 결국 의심하던 일들이 일어났다. 브로드컴은 VM웨어의 제품과 플랫폼 56종을 단종했다. VM웨어 v스피어+, VM웨어 아리아 스위트, VM웨어 NSX 등이 포함됐다. 워크플레이스 원과 호라이즌 같은 제품군을 담당하는 '최종 사용자' 컴퓨팅 부서도 사라질 예정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사람들을 가장 경악게 한 결정은 VM웨어의 무료 ESXi 하이퍼바이저를 조용히 없애버린 것이었다. 브로드컴은 이를 공식 발표하지도 않았다. 한 노련한 사용자가 기술지원 문서에서 지원이 중단된다는 사실을 찾아낸 이후에야 알려졌다.

대기업엔 이런 변화가 큰 문제가 아닐 것이다. 필자 지인 중에서도 ESXi의 이 제한된 버전을 쓰는 이는 얼마 없다. 하지만 VM웨어 제품 도입을 검토하는 이들 대부분이 이 무료 ESXi 하이퍼바이저를 써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프로덕션 환경을 VM웨어로 전환하기 전에 무료 버전을 이용해 테스트할 수 있음을 우호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이런 날들은 이미 지나갔다.

혹시 영구 라이선스를 갖고 있다고 해도 안심하기엔 이르다. 결국은 이런 변화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브로드컴에 인수된 후 VM웨어는 영구 라이선스 판매를 중단했다. 자주 쓰는 제품이 단종되지 않았다면 구독 요금제에 가입해야 기존 제품을 유지할 수 있다. 앞으로는 SaaS 라이선스만 제공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브로드컴은 "고객에게 더 빠르게 혁신을 제공하고, 협력업체에 더 높은 수익성과 영업 기회를 주기 위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브로드컴엔 안타깝지만 필자가 사용자와 협력업체에 들은 이야기는 다르다. 오히려 VM웨어의 경쟁사인 뉴타닉스와 스케일 컴퓨팅(Scale Computing), 버추아조(Virtuozzo)가 더 반색하고 있다. 하이퍼-V/애저 스택을 가진 마이크로소프트, 오픈시프트 가상화 기술을 보유한 레드햇 등 VM웨어보다 더 큰 기업은 기존에 VM웨어를 사용하던 기업을 최우선 영업 대상으로 보고 있다. 라이선스 변경 외에 기존 VM 사용자가 걱정하는 것은 새로운 제품군의 가격 정책이다. VM웨어 제품 가격은 인수 전에도 이미 비쌌다. 최근 브로드컴의 행보를 보면 또다시 가격이 인상될까 걱정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이런 우려는 한때 매우 번성했던 VM웨어 협력업체들도 마찬가지다. VM웨어를 도입하는 대부분 기업은 VM웨어와 직접 일하지 않고 대신 협력업체를 활용한다. 그런데 브로드컴은 모든 리셀러와 서비스 협력업체 계약을 해지한 후 기존 협력업체 중 가장 큰 몇몇 곳에만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있다. VM웨어는 VM웨어 제품을 구매한 상위 2,000개 기업을 직접 관리하고 있으므로 VM웨어의 협력업체가 영업할 공간이 그리 넓지 않다. "신뢰의 생태계"라는 VM웨어 협력업체 정책 슬로건이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다.

따라서 이제 VM웨어를 검토하는 기업이라면, 노련한 VM웨어 협력업체가 새로운 브로드컴/VM웨어 솔루션을 도입하는 험난한 과정을,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곤란하다. 어쩌면 많은 부분을 기업이 직접 혼자서 해결해야 할 수도 있다. 솔직히 필자가 VM웨어 협력업체라면 다른 업체와 손잡고 VM웨어 제품을 다른 업체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VM웨어 제품을 이미 사용중인 기업도 마찬가지다. 다른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브로드컴은 최근의 변화로 상황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필자는 이를 믿지 않는다. 이미 기존 브로드컴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인수 성적이 이를 잘 보여준다. 상황이 더 좋아질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오히려 브로드컴의 VM웨어 인수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고 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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