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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C의 데이터 도메인 인수와 스토리지 시장의 향방

Lucas Mearian | Computerworld 2009.07.13

데이터 도메인을 인수하고자 하는 EMC의 또 한 번의 값비싼 제안으로 결국 넷앱이 두 손을 들고 말았다. 그러나 중복제거(Deduplication) 기술을 확보하는데 열성적인 EMC의 이번 인수 금액이 지나쳤으며, 이 때문에 ROI 실현에 애를 먹을 수 있다는 업계의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스트레터지 그룹의 설립자이자 대표 분석가인 스티브 듀플레시는 ”EMC가 인수의 영광을 차지하긴 했지만, 이제 동고동락의 길을 가야 한다. 이번 경우는 VM웨어나 RSA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 기술은 EMC의 핵심에 더 가깝고 그런 만큼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듀플레시는 또 “넷앱은 이번 인수가 성공하지 못한 것에 아마 만족스러워 할 것 같다”며, “너무 돈이 많이 들었고 위험도 보상보다 더 많다”고 덧붙였다.

 

21억 달러, ROI 실현 가능한가?

EMC는 7월 17일 자정까지 데이터 도메인의 모든 발행주식을 현금 21억 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는데, 넷앱의 최종 제안보다 2억 달러 더 많았다. 어떤 의미에선 상대방보다 고가의 전략을 취함으로써 EMC는 넷앱이 낄 자리가 아님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듀플레시는 “그 정도 수치면 넷앱에게 오차한계는 없는 셈이었다. EMC는 일요일부터 시작해서 9일 동안 이번 건을 결딴낼 수 있고, 말들이 많겠지만 EMC에 딴죽을 걸 방도는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일요일에 발표된 보도에서 EMC는 7월 말 전에는 결말이 날 것으로 보이는 이번 인수가 일단 완료되면, 데이터 도메인이 차세대 디스크 기반 백업 및 아카이브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려는 EMC의 행보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중복 제거 또는 싱글 인스텐싱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데이터 감소 전략이 포함되어 있다.

 

EMC CEO 조 투치는 성명을 통해 “이번 인수 건은 전략적인 견지에서나 재정적인 면에서나 끌리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EMC와 데이터 도메인의 인수합병을 통해 차세대 디스크 기반 백업 및 아카이브 시장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데이터 도메인 사람들, 기술과 비즈니스를 매우 존경한다. 우리 각각의 회사, 고객과 협력사를 위해 위대한 일을 이루어 내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넷앱은 처음에 데이터 도메인에 15억 달러의 현금 및 주식 인수를 제안했다. 그러나 지난 달 초, 두둑한 재정을 자랑하는 EMC가 이 회사에 18억 달러의 현금인수를 제안하고 나섰다. 이에 넷앱이 인수가를 19억 달러로 올렸고, 이번 주 초, EMC가 다시 21억 달러의 현금인수 조건으로 역공에 나섰는데, 이번에는 계약 해지료를 포함해 모든 계약보호조항을 제거함으로써 당근을 제시한 것이다.

 

결국 넷앱은 데이터 도메인으로부터 5,700만 달러의 해지료를 받아냈다. 하지만 인수 금액이 지난 3개월 동안 이 회사 주가의 2배가 된 점을 감안할 때, 이 정도 금액이 데이터 도메인에 큰 액수는 아니었다.

 

어제의 패배 후 넷앱의 최고 마케팅 관리자인 제이 키드는 컴퓨터월드드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EMC처럼 넷앱은 자사가 이미 보유한 중복방지 기술을 살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넷앱은 자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늘리는데 도움이 될 만한 선도적인 기술 업체를 원한 것뿐이었다.

 

또한 키드는 넷앱에서는 데이터 도메인의 인수를 정당화할 수 있는 금액에 한도를 두었고 그런 의도를 충분히 반영했다고 다시 한 번 말했다. 키드는 “상대방이 도대체 어떤 정신상태냐를 두고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다. EMC가 데이터 도메인에 과하게 지불했다고 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은데, 우리도 확실히 그렇다는 생각이다. EMC가 이 가격에 ROI를 실현하는 것은 도전일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넷앱의 의견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가능성 큰 중복제거 시장

TheInfoPro의 스토리지 연구 책임자인 로버트 스티븐슨은 EMC가 앞으로 12개월에서 18개월에 걸쳐 21억 달러의 투자에서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 같지 않지만, 5년이라는 기간에 걸쳐 그 금액이 결실을 거둘 것으로 본다. 스티븐슨은 대부분의 엔터프라이즈급 중복 제거 시스템 도입에는 100만 달러 이상이 들고, 거기에 연간 유지관리 비용에 그 액수의 15% 내지 25%가 추가적으로 든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몇 년에 걸쳐 포춘지 선정 1000대 기업에서 상위 70%가 백업 계획의 일환으로 중복 제거 시스템을 도입, 운영하게 될 것이고, 이는 매출 측면에서 약 20억 달러가 될 것이다.

 

스티븐슨은 “스토리지 전문가에게 그들의 우선적인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물어보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 스토리지 자산을 다시 이용하는 것이라고 답할 것”이라며, 중복 제거 기술은 방지의 배치는 사용되지 않는 자원을 되찾는 제1의 방법이라고 지적한다.

 

지난 5월 305개의 사업체 또는 중소규모의 회사를 대상으로 TheInfoPro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백업시스템 재설계는 포춘지 선정 1000대 회사가 언급하는 그 다음으로 우선순위가 높은 프로젝트이고, 중복 제거는 그 백업 재설계에 있어 제 1의 프로젝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조사 대상의 포춘지 선정 1000대 기업 가운데 30%는 중복방지기술을 이미 도입했으며, 40%는 앞으로 6개월에서 1년 안에 채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티븐슨은 미국에 있는 중간 규모의 회사 6만 곳 중 20%는 중복방지 기술을 배치해두고 있으며 35%는 향후 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 중복방지 부문에서의 선도적 업체로는 데이터 도메인 말고는 없으며, EMC가 이런 성공의 기회를 흐지부지 흘려버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스티븐슨의 분석이다.

 

EMC 제품과의 통합 가능성 높다

스티븐슨은 EMC가 약속을 지켜 데이터 도메인을 개별 독립체로 운영해, 돈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전세계의 유통망과 판매인력을 통해 매출을 높일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결국 EMC는 티볼리 스토리지 매니저 백업 및 아카이브 소프트웨어 그리고 레가토 네트워크 제품을 포함해 중복 제거 기술을 자사의 다양한 백업 서비스 제공에 통합할 가능성이 높다.

 

인수 후에 별다른 개입없이 성장의 길을 열어주었던 VM웨어나 RSA 인수 사례와는 달리 듀플레시는 EMC가 데이터 도메인을 가만히 둘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중복 제거 기술이 EMC의 주요 스토리지와 백업 제품에 있어 매우 핵심적이기 때문이다.

 

또 넷앱과 데이터 도메인이 제품과 비즈니스 전략 간에 더 많은 시너지가 있기 때문에 아마 더 나은 합이 되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넷앱은 중간 규모의 시장으로 들어가는 어플라이언스를 판매하는 큰 회사를 구축했고, 바로 데이터 도메인이 그런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

 

듀플레시는 “EMC는 모든 실행 위험을 갖고 있는 형국이다. 만약 EMC가 통합에 성공한다면, 우리 같은 분석가들을 바보로 만들 기회가 될 뿐 아니라, 막강한 경쟁업체의 무기고에서 무기를 빼온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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