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 / 스마트폰

글로벌 칼럼 | ‘이번에도’ 대부분은 iOS 17 신기능을 쓰지 않을 것이다

Jason Snell | Macworld 2023.06.28
필자는 지난 20년 동안 애플 운영체제의 새로운 기능에 대한 글을 써왔다. 맥, 아이폰, 아이패드를 비롯한 애플 기기의 사용 경험을 개선하는 크고 작은 새로운 요소에 대해 셀 수 없이 많은 글을 썼다. 그런데 최근 대부분의 사용자는 몇 년이 지나도록 새로운 기능을 인식조차 못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 Foundry

지금 이 칼럼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애플에 관한 한 세계에서 가장 관심이 많고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러분의 친구, 가족, 동료, 지인은? 대부분은 여러분이 직접 보여주기 전까지는 새롭고 멋진 기능을 모르고 지낼 것이다. 이것은 애플이 겪고 있는 가장 곤혹스러운 문제다. 기기를 비교적 단순하게 유지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복잡한 새로운 기능을 사용자가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데는 실패하고 있다.
 

점심시간의 발견 

실제로 필자는 가족과 함께 딸의 대학 졸업식에 참석하며 지난 며칠을 보냈다. 오리건주 동네를 한 바퀴 산책한 후 필자와 아내는 점심을 위해 한 베이커리 레스토랑을 찾았다. 북적이는 레스토랑에서 테이블을 찾아 앉고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필자는 아이폰 14 프로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는데, 아내는 올웨이즈온 잠금 화면을 가리키며 잠금 화면에 아이들 사진이 아닌 자연 사진을 설정해 놨다고 필자에게 슬쩍 핀잔을 줬다. 
 
iOS 16에서는 올웨이즈온 기능이 추가됐지만, 사람들이 얼마나 쓸지는 미지수다. ⓒ Foundry

필자는 잠금 화면이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사진 라이브러리의 여러 사진을 섞어 번갈아 표시하도록 설정돼 있다고 설명했는데, 아내는 지난해 가을 iOS 16에 도입된 기능인 잠금 화면 편집 기능을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내의 잠금 화면에는 iOS 16의 또 다른 대표적인 기능인 잠금 화면 위젯도 없었다. 생각해 보니 애플 기능에 대해 알려주는 기사를 일부러 읽지 않는 사람들은 이런 변화를 알기 힘들다. 잠금 화면을 편집하려면 폰을 잠근 다음 잠금 화면을 길게 눌러야 하는데, 상당히 부자연스러운 동작이어서 대다수는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애플은 iOS 17에 앱 개발자를 위한 팁킷(TipKit)이라는 새로운 기능을 도입했다. 사용자가 놓칠 수 있는 기능에 대해 유용한 도움말을 통합된 방식으로 제공한다. 좋은 아이디어이지만 정작 애플 스스로는 사용자가 새로운 기능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아이러니다. 그리고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다. 
 

애플의 난관 

직접 사진을 선택할 필요 없이 머신러닝에 맡겨 아이들 사진을 섞은 잠금 화면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난 아내는 이 기능을 매우 마음에 들어 했다. 그런데 안타까운 점은 애플이 내놓은 새로운 기능이 완전히 매끄럽지는 않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잠금 화면에서 사람들의 사진 셔플을 사용하려면 사진 라이브러리에서 얼굴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필자의 아내는 아이폰의 사진 앱에 있는 사람들 앨범을 열어서 얼굴을 합치고 이름을 할당하는 작업을 해본 적이 없다. 사실 애초에 할 만한 이유도 없었다. 사람들 앨범은 아이폰 안에서 찾기 어렵게 숨겨져 있다. 또 이름과 얼굴 할당은 맥의 공유 라이브러리에 동기화되지 않으므로 필자가 맥에서 한 얼굴 분류 작업은 아이폰에 자동 적용되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사진 셔플에서 표시할 사람을 제안하는 방법도 엉망이다. 이 기능은 아내에게 소수의 얼굴을 제안했는데 일관성 없이 완전히 제멋대로였고 공통점도 없었다. 아내의 사진 라이브러리에는 필자와 아이들의 사진이 수백, 수천 장 있지만 제안된 얼굴 중에는 필자도, 아이들도 없었다. 또한 찾는 얼굴이 사진 셔플의 극히 제한적인 옵션에 포함되지 않을 때 사용자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결국 5분 동안 사진 라이브러리를 훑어보면서 이름으로 가족 구성원을 식별하고 즐겨찾기로 표시하고 중복된 항목을 합쳐 정리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사진 셔플에 얼굴 목록이 제대로 업데이트가 되지 않았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다시 확인해 봐도 가족 구성원 누구도 아내의 사진 셔플 옵션에 나타나지 않았다. 아이디어가 좋아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수없이 많은 앱

이날 점심에 발견한 또 한 가지는 지난 몇 년 동안 iOS 기능에 대한 애플의 여러 혁신에도 불구하고 필자의 아내는 아이폰을 처음 썼을 때의 사용자 경험에서 전혀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다. 즉, 애플은 더 좋은 경험을 위해 변화를 줬지만 그 변화는 아내에게 도달하지 못했다. 
 
앱 라이브러리는 iOS 14부터 도입됐지만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알까? ⓒ Foundry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앱에 관한 것이 대표적이다. 아내의 홈 화면에는 몇 페이지에 걸쳐 많은 앱이 있다. 그중 하나는 결혼식장에서 행복한 커플에게 사진을 전해주기 위해 잠시 다운로드한 앱인데 지금까지 남아 있다. 새로 방문한 도시에서 주차 요금을 내기 위해 앱을 다운로드하면 그 앱도 영원히 남는다. 이런 모든 앱이 홈 화면의 마지막 페이지에 계속 추가돼 늘어난다.

아내는 마지막 페이지에서 첫 페이지까지 앱을 끌고 오는 방법이 너무 불편하다고 불평했다. 필자가 흔들리는 앱 화면에서 손가락으로 유지한 채 다른 손가락으로 빠르게 페이지를 넘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자, 아내는 깜짝 놀랐다. 앱 아이콘을 화면 왼쪽 끝으로 끌고 온 후 페이지가 스크롤 될 때까지 기다리는 예전 방식을 여전히 써왔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몰랐던 새로운 기능이었던 셈이다.

알고 보니 아내는 첫 한두 페이지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모두 검색으로 찾고 있었다. 한때 화면을 정리하려고 했을 때 만든 폴더가 몇 개 있지만 어느 시점부터 폴더를 포기하고 검색하기 시작했다. 결국 필자는 아내의 홈 화면에서 여러 페이지를 삭제하고, 앱 라이브러리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사실 대부분 아이폰 사용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주요 앱을 모아둔 한두 페이지만 사용하고 그밖에 나머지 앱은 검색해 찾을 것이다. 이런 사용자의 활용 형태를 애플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앱 라이브러리를 추가하고, 다운로드한 모든 앱을 홈 화면의 어딘가에 배치할 필요가 없도록 바꿨다. 그러나 필자의 아내를 보면 이 새로운 기능 역시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데 실패했다.

필자에게는 이 문제를 해결할 답이 없다. 사실 새로운 아이폰 기능을 쉽게 발견하게 하기도, 습관이 된 사용자의 행동을 바꾸기도 매우 어렵다. 새로운 팁킷 API는 애플이 이 문제와 계속해서 씨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필자는 앞으로도 새로운 기능에 대해 계속 글을 쓸 것이고, 여러분은 아마 그 내용을 친구, 가족에게 다시 알려줄 것이다. 어쩌면 애플이 가진 최선의 메시지 전달 수단은 미디어일지도 모르겠다.
editor@itworld.co.kr
 Tags iOS 신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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