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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판로 줄어드는 블루레이의 앞날은 필름 카메라일까, LP 디스크일까?

Ben Patterson  | TechHive 2023.10.18
대형 유통 쇼핑몰 베스트바이가 2024부터 블루레이 사업에서 철수한다는 소식은 분명 실망스러웠지만, 블루레이 디스크를 수집하는 사람들에게 놀라운 소식은 아니었다.

물리 미디어 애호가이자 여러 블루레이 및 DVD 소식을 알리고 있는 디지털비츠(TheDigitalBits)의 빌 헌트는 수 년 전부터 물리 미디어의 쇠퇴에 경종을 울리는 기사를 써 왔다. 2019년에는 삼성과 오포가 블루레이 플레이어 생산을 중단했다. 최근에는 DVD와 블루레이 최대 유통업체인 잉그램 엔터테인먼트가 디스크 사업 포기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렇듯 많은 경고등이 일찍이 켜져 있는 상태였다.
 
ⓒ Arrow

2005년 연 163억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DVD 판매량은 2018년에는 22억 달러로 급감했다. 블루레이 판매량이 DVD 디스크만큼 증가하지 못한 이유는 초기 포맷 전쟁(삼성이 HD-DVD를 지원하는 등) 때문이기도 하지만, 스트리밍 서비스의 급성장이 가장 크다.

사실 물리 미디어의 종말은 넷플릭스가 DVD 대여 사업을 중단했을 때 이미 기정사실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제 베스트바이라는 큰 유통업체가 디스크 판매를 중단했으니 블루레이도 완전히 끝난 것일까?

LP 레코드의 사레를 보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1990년대 사양길에 접어든 LP 레코드는 미약하지만 눈에 띄는 부활 신호를 보내고 있다. 레코드의 판매량은 1980년대 후반 3억 장 이상이었지만, 2022년에는 4,130만 장으로 20년 전 판매량의 극히 일부에 불과한 수준으로 축소됐다. 팬데믹 기간 동안 레코드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기는 했지만 최근 몇 개월 동안은 다시 주춤한 상태다. 그러나 레코드 시장은 작아도 건전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으며, 레코드 청취자를 위한 제품도 많이 출시되고 있다.

즉, 블루레이 디스크도 아직 LP 레코드와 같은 궤적을 따라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는 의미다. 집에서 영화를 감상할 때 여전히 물리 미디어를 중시하는 사용자를 위한 작지만 실용적인 시장이 될 수 있다.

물론 블루레이 디스크의 판매 수치는 고무적이지 않다. 성장의 싹이 트고 있다는 증거는 최소한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한 가지 고무적인 점은 미국의 경우 장르 타이틀이나 새로 복원된 카탈로그 영화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소규모 부티크 업체가 여전히 많다는 점이다. 크리테리온(Criterion), 키오 로버(Kino Lorber), 애로우 같은 전문 블루레이 유통업체도 계속 최고급 사양의 블루레이 디스크를 출시하고 있다.

블루레이가 스트리밍 산업에 심각한 도전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레코드 산업이 다시 반등해도 스포티파이를 위협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대다수 블루레이 사용자는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스트리밍도 즐기고, 가벼운 TV 드라마를 블루레이 박스 세트로 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시대의 유명한 걸작 영화를 다시 감상하려면 20년 전 극장판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세부 표현까지 끌어내는 HDR 영상과 비압축 사운드트랙을 제공ㅇ하는 크리테리온의 4K UHD 버전을 찾게 될 것이다.

블루레이를 대체할 만한 스트리밍 서비스도 있다. 4K 블루레이 디스크에 필적하는 비트 전송률과 무손실 오디오를 제공하는 고품질 스트리밍 서비스 칼레이드스케이프(Kaleidescape) 같은 곳이다. 가장 저렴한 스트리밍 플레이어 가격이 4,000달러에 육박하고, 별도의 스토리지 드라이브에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는 점만 빼면 괜찮은 대안이다.

베스트바이에서 판매되지는 않겠지만, 블루레이의 수명은 아직 한참 남았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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