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정량적 성과 평가, 개발자에게는 의미 없다

Nick Hodges  | InfoWorld 2024.03.07
필자는 연례 성과 평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솔직히 거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평가 과정을 반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말이다. 누구도 원치 않는 과정에 왜 기업이 그 많은 인력을 투입해야 할까?

유능한 관리자라면 모든 직속 부하 직원과 정기적으로 회의를 하고 각 직원의 위치와 성과를 정확히 파악하도록 도와야 한다. 지속적이고 시의적절한 피드백은 연례 평가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이런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면 성과 평가 과정은 완전히 시간 낭비나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 Getty Images Bank

기업은 모든 직원의 상황과 업무 진행 정도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문화를 조성해 성과 평가라는 불필요한 중복 작업을 없애야 한다. 직속 부하 직원이 자신의 현재 상태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다면 그 관리자가 자신의 일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면 성과 평가에 대한 회의는 더 늘어난다.
 

지표만 보면 의미 놓쳐

개별 개발자 지표에 의존하는 성과 평가는 특히 유익하지 않다. 최근 관리 트렌드는 정량화 가능한 지표가 기업 성공에 중요하다고 주장하는데, 소프트웨어 개발자 평가에도 같은 접근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문제다.

훌륭한 소프트웨어 개발의 본질인 창의성, 문제 해결, 혁신은 본질적으로 정량화와 반대된다. 지표를 강조하면 개발자가 프로젝트나 기업 목표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기보다 임의적으로 움직이는 측정 바늘을 우선시할 우려가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팀 종목’이라고도 불린다. 개인을 기준으로 기여도를 평가하면 불건전한 경쟁을 조장하고 팀워크를 약화하며, 기술적으로는 타당하지만 좋은 코딩, 좋은 소프트웨어를 저해하는 행동을 장려하는 결과를 낳는다. 성과 평가에 대한 압박 역시 개발자의 혁신 추구를 방해해 더 안전한 선택을 종용할 수도 있다.

개발자는 안전한 길로만 가서는 안 된다. 개발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므로 실험, 시도, 혁신적 솔루션을 찾는 것을 장려해야 한다. 특정 지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걱정이 커지면 새로운 시도를 억누르게 된다.

마지막으로, 성과 평가에 대한 획일적 접근 방식은 소프트웨어 개발의 고유한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다. 개발자와 마케팅 팀원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면 개발자마다 지닌 고유한 기술을 포착할 수 없다. 어떤 개발자는 버그 수정에 능숙하고, 어떤 개발자는 그린필드 코드 작성을 좋아한다. 어떤 개발자는 빠르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 반대로 느리지만 정확도가 높은 개발자도 있다. 표준 성과 평가에서 다양한 기술을 정량화하다 보면 개발자마자 각기 다른 미세한 장점을 놓치고 말 것이다.
 

더 나은 성과 평가 방식

인사 전문가는 아마도 반대 의견을 펼칠 것이다. 법률 문제에 정통하지는 않지만, 인사 결정을 정당화하기 위해 성과 평가에 의존한 그간의 관행은 근거가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저성과자를 퇴사시킬 필요가 있다면, 명확하게 문서화된 성과 개선 계획(PIP)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필요하다면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종종 기업이 어떤 형태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반드시 성과 검토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면 다음 같은 방법을 추천한다.

모든 직원을 크게 3가지로 분류한다. 대다수에게는 “잘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잘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해야 한다. 해당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도 되는 두 번째 그룹은 PIP를 받고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남은 사람은 그냥 내버려두면 된다.

필자는 어차피 일어나야 할 일을 얇게 덮는 베니어판 같은 이 시스템을 선호한다. 업무 성과가 좋은 사람에게는 관리자가 자주 알려준다. 성과가 모자란다면 관리자가 그 사실을 인식하고 일깨워준다. 단 한 장의 종이 안에 한 해의 주요 성과와 내년의 명확한 목표를 모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성과 검토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실시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직원의 행복과 생산성을 유지하려면, 신뢰와 개방성, 정직성이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신뢰,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개발자는 좋은 일을 할 것이다. 좋은 문화가 생기면 연간 성과 평가 같은 것은 완전히 불필요해진다. 성과 평가는 훌륭한 접근 방식 마련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이다.
editor@itworld.co.kr 
Sponsored

회사명 : 한국IDG | 제호: ITWorld |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3, 4층 우)04512
| 등록번호 : 서울 아00743 등록발행일자 : 2009년 01월 19일

발행인 : 박형미 | 편집인 : 박재곤 |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정규
| 사업자 등록번호 : 214-87-22467 Tel : 02-558-6950

Copyright © 2024 International Data Grou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