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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애플 비전 프로의 ‘아이사이트’, 비밀 병기가 아니라 약점이었다

Jason Cross | Macworld 2024.02.13
애플의 '비디오 패스스루 기능이 있는 MR 헤드셋'의 가장 큰 특징은 외부 디스플레이다. 사용 중일 때는 오묘한 빛이 디스플레이를 덮으며, 원할 때는 다른 사람이 사용자의 눈을 볼 수 있는 '아이사이트(EyeSight)'라는 기능을 제공한다. 아이사이트는 헤드셋을 착용한 사용자가 외부와 단절된 느낌을 받지 않도록 하는 기능이다. 
 
여러 번 시도한 끝에 포착할 수 있었던 아이사이트의 최상의 모습(오른쪽)과 애플의 홍보 이미지(왼쪽)를 비교한 사진 ⓒ Foundry

뛰어난 패스스루 기능을 갖춘 애플 비전 프로는 주변 사람과 연결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기기가 사용자의 눈을 인식하고 앱을 사용하거나 헤드셋을 통한 경험에 완전히 몰입하고 있을 때는 외부 디스플레이를 조명으로 덮어 주변 사람에게 이를 알린다. 누군가 다가오면 그 사람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사용자의 눈을 드러낸다.

좋아 보이는 이 기능에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3D 효과를 제공하기 위한 렌티큘러 렌즈(lenticular lens)로 인해 외부 사용자가 볼 수 있는 범위는 좁고 광택이 나는 외관 글래스로 인해 모든 것이 눈이 부시다. 밝기도 너무 어두워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것이 착용자의 눈인지 아닌지 알기 어렵다.

아이사이트는 헤드셋을 착용한 상태로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할 때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기술적 해결책이지만, 실제로는 애플 헤드셋을 다른 제품과 다르게 보이게 하는 '푸르스름한 빛'일 뿐이었다. 엄청나게 유용한 기능을 제공하지 않으면서 제품에 복잡성과 비용만 추가한다.


아이사이트의 작동 방식

VR 헤드셋을 착용하면 얼굴의 절반이 가려진다. 사용자가 패스스루 기능을 통해 외부 세계를 보고 있다고 해도 다른 사람은 사용자가 자신을 보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그래서 애플은 사용자가 외부 세계를 볼 때마다 눈을 보여주는 디스플레이(또는 눈을 디지털로 재구성한 디스플레이)를 제품 외부에 탑재했다.

시선 추적 센서가 내장돼 디스플레이 속 눈은 실제 눈의 움직임을 따라 움직이고 깜빡인다. '완전 몰입형' 환경에서는 외부 디스플레이에 파란색/보라색 조합의 빛이 표시돼 사용자가 외부 세계를 볼 수 없음을 알린다. 사람이 다가오면 설정에 따라 몰입형 환경이나 플로팅 창이 서서히 사라진다. 착용자의 눈이 빛과 함께 드러난다. 심지어 애플은 아이사이트 디스플레이 앞에 탑재된 렌티큘러 렌즈를 통해 눈을 다른 각도에서 보여주기까지 한다. 

아이디어는 멋지다. 필요에 따라 빛을 가릴 수 있고 그 위에 매우 선명한 그래픽을 렌더링할 수 있는 실제 투명 디스플레이가 나오기 전까지는 외부 사람이 헤드셋을 통해 '사용자를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이사이트 같은 기술이 유일할 것이다. 물론 그게 효과가 있다면 말이다.
 
아이사이트에 대한 평가는 비전 프로 사용자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은 애플이 광고한 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데 동의한다. ⓒ Foundry


효과가 없는 것이 문제

아이사이트 디스플레이에는 문제가 너무 많다. 전면 디스플레이의 품질도 품질이거니와 렌티큘러 렌즈 효과로 인해 눈의 렌더링 영상이 저해상도이며 흐릿하다. 

외부 디스플레이 크기는 헤드셋 전면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커버와 코팅으로 인해 밝기가 더 낮아졌는데, 그게 아니더라도 그렇게 밝지는 않다. 또한 헤드셋 자체는 거의 모든 조명 아래에서 광택이 나는 소재다. 외부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사람의 눈을 선명하게 보려면 방의 조명이 상당히 어두워야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사용자가 보는 패스스루 비디오의 품질이 저하된다. 

아이사이트가 실제 작동하는 화면은 뿌옇고 흐릿하며 정렬이 잘못돼 어색하다. '인간적인 연결'을  만드는 데 전혀 적합하지 않다. 다른 사람이 볼 때 착용자는 여전히 '가상현실' 속에 있다. 사용자가 어디를 보고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푸른 빛으로만 보일 뿐이다. 
 
아이사이트 디스플레이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중 진행률 표시줄과 같은 몇 가지 유용한 정보를 표시할 수 있다. ⓒ Foundry


개선이 시급한 아이사이트

아이사이트의 개념은 훌륭하지만, 제대로 작동하려면 몇 가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새로운 하드웨어 역시 필요할 것이다. 이 제품의 첫 번째 이름이 애플 비전 프로라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모델에는 '프로'와 '프로가 아닌' 버전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용 절감을 위해 비프로 모델에서는 아이사이트를 제공하지 않을 수 있다. 

현재 아이사이트가 제공하는 멀티컬러 LED로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정보가 거의 없다. 향후 모델에서 아이사이트가 실제로 유용하려면 물리적으로 더 커져서 착용자의 얼굴을 더 많이 가려야 한다. 훨씬 더 밝아져야 하고, 비전 프로 유리 외부에는 반사 방지 코팅이 필요하다. 이렇게 하면 '눈' 부분도 작동할 수 있으며, 다른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애플은 깜빡이는 빨간색 점등을 통해 녹화 중이라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거나, 비전 프로를 착용하지 않을 때 상단 버튼을 빠르게 탭하면 배터리 충전 상태가 아이사이트 디스플레이에 잠깐 표시되는 것도 유용할 것이다. 사용자가 외부의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경우를 알리는 아이콘을 표시할 수도 있다. 

이런 기능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얼마든지 제공할 수 있다. 지금으로서는 이런 기능이 있어야 아이사이트의 존재 이유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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