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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그마 레이즈 리뷰 | “적응되면 못 빠져나온다” 좌ㆍ우 분리되는 기계식 키보드

Martyn Casserly | TechAdvisor 2023.11.16
ⓒ ITWorld

대부분 사람이 오랜 시간 키보드를 사용하지만, 사실 키보드는 몸의 자세나 손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디그마(Dygma) 역시 이런 키보드를 만드는 회사 중 하나지만, 대신 일반적이지 않은 제품을 만든다. 이런 가운데 디그마가 신제품을 내놓았다. 키보드가 반으로 나뉠 뿐만 아니라 날카로운 각도로 기울어져 손목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준다. 그렇다면 이 제품은 손에 통증을 유발하지 않을까? 아니면 키보드 기본 원리를 다시 배워야 할 만큼 적응하기 힘들까? 디그마의 레이즈(Raise) 키보드 신제품을 살펴보자.
 
ⓒ Martyn Casserly
 

디자인과 구성

  • 고품질 부품 
  • 여러 가지 구성 옵션 
  • 분할 구조 및 틸팅 스탠드 
  • 프로그래밍 가능한 백라이트

훌륭한 요리사라면 누구나 이렇게 말한다. "첫 음미는 눈으로 보는 것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디그마 레이즈 키보드를 보면 만지기도 전에 진정한 향연이 펼쳐진다. 제품 패키지를 열면 레이즈 하단에 나사로 고정하는 올리기 키트, 키캡 리무버가 포함된 강화 키트, 각 키에 사용할 수 있는 ‘O’ 링, 여기에 더해 청소용 천이 들어 있는 상자 모음이 나온다. 그리고 실제 키보드가 들어 있는 고급스러운 패딩 및 가죽 안감 케이스와 컴퓨터에 연결하는 데 필요한 편조 케이블 및 ‘뉴런’ 어댑터가 있다. 모든 것이 매우 고급스럽다.
 
ⓒ Martyn Casserly

레이즈 디자인은 흥미롭다. 2개의 분리된 키보드 반쪽을 서로 연결해 더 표준적인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왼쪽은 153.8mm, 오른쪽은 177.3mm로 크기가 같지는 않다. 키보드가 정확히 대칭으로 설계되지 않아서 대부분 H키와 Y키가 약간 튀어나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 키보드가 마찬가지다. 키가 서로 나란히 있지 않고 엇갈려 있다.

아노다이징 처리된 알루미늄 키 플레이트가 모든 것을 제자리에 고정하고 확장된 팜레스트가 있어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다. 리뷰하는 제품은 아틀란티스 블루지만 다른 색상도 다양하다. 데어데블 레드, 이집트 골드, 로얄 퍼플은 각각 블랙 또는 화이트 키 캡과 팜 패드를 선택할 수 있다. 패키지에는 키보드 아래 공간에 붙일 수 있는 두 개의 패드가 들어 있어 디그마 레이즈를 더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 패드는 떼어내 세척한 후 다시 붙일 수 있으므로 지저분해질 염려가 없다.

키보드 반쪽 2개는 책상 위에 평평하게 놓을 수 있으며 위쪽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조정 장치가 없다. 약간의 높낮이 조절이 가능하지만 옆으로만 기울일 수 있어 키보드 위를 약간 들고 쓰는 데 익숙한 사용자라면 타이핑 표면이 약간 낮게 느껴질 수 있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수동으로 조절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쉽다. 대신 키보드의 베이스 플레이트에 올리기 키트를 나사로 고정하면(모든 툴이 포함돼 있음) 선호하는 타이핑 위치에 맞게 개별 부품을 기울일 수 있다. 
 
ⓒ Martyn Casserly

기계식 키보드이기 때문에 PTB 이중사출 키캡 아래에 스위치가 있으며, 디그마 레이즈를 주문할 때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 리뷰한 제품은 카일 스피드 코퍼 스위치인데, 다양한 체리 MX 변형 및 케이터론 GT 프로 2.0을 포함해 8개의 다른 스위치를 선택할 수 있다. 추가 비용은 최대 26달러다. 나만의 맞춤 설정을 하고 싶다면 MX 스템이 있는 3핀 또는 5핀 스위치를 사용하는 모든 스위치로 교환해 사용할 수 있다. 키와 키 플레이트 아래에는 RGB 조명과 LED 스트립이 다양한 색상으로 빛난다. 함께 제공되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개별 키를 다른 톤으로 강조할 수 있다.

2개로 분리되는 키보드 반쪽은 내부 자석을 이용해 서로 밀어 넣는 방식으로 연결되며, 실제로 잘 맞물린다. 빠르게 제자리에 고정하거나 분리하기도 매우 쉽다. 섹션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양쪽 모두에 USB-C 포트가 있으며, 함께 제공되는 케이블을 사용하면 뉴런 커넥터를 통해 연결할 수 있으므로 실제 컴퓨터에서 차지하는 포트는 하나 뿐이다.
 

키보드 느낌과 타이핑 경험 

  • 프로그래밍 가능한 엄지 키가 있는 60% 레이아웃 
  • 팔과 가슴 자세 교정에 도움이 되는 분할 키보드 
  • 기울어진 자세는 익숙해지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림 

키보드를 보면 몇 가지 누락된 부분이 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레이아웃이 짧기 때문에 레이즈에는 숫자 패드가 없으며 화살표 키도 없다. 분할 스페이스바 아래로는 기본 설정된 특수 문자 및 기능에 액세스할 수 있는 2개의 ‘레이어’ 키가 있다. 마치 고급 시프트 키와 유사하다. 소프트웨어에서 더 많은 설정을 할 수 있다. 대신 키를 누르고 있으면 즉시 ESDF 키에 불이 들어오면서 임시 화살표 키로 바뀐다. 처음에는 상당히 불편하지만 금방 적응할 수 있으며, 화살표 키를 쓰느라 손 위치를 바꿀 필요가 없다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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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감을 보면 반응이 빠르고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다. 키의 피드백은 너무 삐걱거리지 않고 견고하며, 키가 눌렸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손가락이 너무 높게 위치하지 않도록 충분한 이동감이 느껴진다. 필자처럼 터치 타이핑을 하는 사람이라면 처음 몇 시간 동안은 스페이스바나 다른 키를 누를 때 약간 혼란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정상적인 타이핑 속도로 돌아올 수 있다.

이렇게 키보드 레이아웃에 익숙해졌다면 이제 키보드를 분리해 볼 차례다. 분할 모드는 이 제품을 이용한 타이핑 자세의 첫 번째 주요 변화다. 이렇게 타이핑하면 어깨가 더 많이 열리기 때문에 어깨뿐만 아니라 목 부위 통증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처음에는 어색한 느낌이 들었지만, 새로운 각도에 금방 적응하고 다시 빠른 속도로 타이핑할 수 있다는 사실에 또 놀랐다. 

또한 일반 키보드가 요구하는 전통적인 일직선이 아닌 각도를 조절해 사용해 보는 것도 좋다. 이렇게 하면 손목에 가해지는 압력을 덜고 등과 어깨의 긴장을 풀어줄 수 있다. 다행히 개인 취향에 맞게 위치를 쉽게 조정할 수 있어서 어떤 방향이 가장 편안한지 써보면서 테스트하면 된다.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이런 과정 자체가 꽤 재밌다.
 
ⓒ Martyn Casserly

필자는 이미 타이핑과 관련된 여러 가지 질환을 앓고 있다. 직접 이 제품을 써보니 분할 구성이 가장 도움이 됐다. 하루 종일 타이핑을 한 후에도 어깨가 평소처럼 아프지 않았다. 또한 케이블 길이가 넉넉하기 때문에 키보드를 두 부분으로 나눠 꽤 멀리 떨어뜨려 놓는 것도 가능하다. 원한다면 마우스나 트랙패드를 키보드 사이에 놓고 쓸 수도 있다. 이 공간에 컵을 놓는 방법도 있지만, 키보드에 쏟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 키보드를 사용하는 또 한 가지 방법은 제품명 '레이즈'처럼 양쪽 키보드를 위쪽으로 기울여 일종의 텐트처럼 해 놓고 쓰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키보드 아래에 달려 있는 다리 4개를 통해 가능하다. 기본적인 평평한 설정에서 다리를 빼낸 후 팔을 펼쳐서 베이스의 홈에 밀어 넣으면 된다. 설명은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 해보면 매우 간단하고 몇 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조절할 수 있는 단계는 4가지이고, 단계마다 기울기 각도가 증가한다. 10도 정도부터 최대 40도의 급격한 경사까지 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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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써보니 낮은 설정에서는 손목에 약간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 같아 꽤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각도를 높이면 손바닥 받침대의 지지대가 있어도 손을 들어 올리는 것이 불편했다. 단, 필자는 오랜 기간 어깨에 문제가 있었고 관절염도 있다. 이런 불편함은 키보드가 아니라 개인적인 상태 때문일 수도 있다.
 

소프트웨어와 프로그래밍 기능 

  • 바제코 소프트웨어 제품군 
  • 다양한 레이아웃과 색 구성표 만들기 
  • 프로그래밍 가능한 매크로 
  • 슈퍼키 기능 

디그마 레이즈는 물리적으로 조정하는 것 외에도 함께 제공되는 소프트웨어 '바제코(Bazecor)'를 통해 상당히 많은 것을 수정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이름만 보면 마치 ‘휠 오브 타임(Wheel of Time)’에 나오는 악당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이를 PC 또는 맥에 다운로드해 설치하면 키보드를 다양하게 맞춤 설정할 수 있다. 실제로 바제코를 실행하면 모든 것이 논리적인 방식으로 배치돼 있고, 제공하는 기능을 사용하는 방법을 시각적으로 명확하게 보여준다. 디그마 사이트에도 훌륭한 튜토리얼 영상이 다양하게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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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제코의 기능을 하나씩 살펴보면, 먼저 키 편집 섹션이다. 여기에는 현재 모든 키가 담긴 보드 지도가 표시된다. 여러 레이어 중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무려 10개까지 선택할 수 있다. 어떤 키에 특별한 기능을 추가하고 싶다면 해당 키를 클릭하기만 하면 해당 키를 누를 때 트리거 할 다양한 키 조합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자주 사용하지 않는 키라면 페이지에 표시되는 전체 크기 키보드에서 다른 키에 매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필자는 설정의 두 번째 레이어를 살펴보다가 할당되지 않은 키를 발견해 여기에 스크린샷을 찍는 단축키를 지정했다. 또한, 키 자체에 특정 색상을 할당해 잊지 않도록 했다. 이제는 두 번째 레이어로 전환할 때마다 해당 키가 빨간색으로 빛나고 키를 누르면 즉시 스크린샷을 찍을 수 있다. 매우 편리하다. 더 복잡한 작업이 필요하다면 매크로 옵션을 사용하면 된다. 이 메뉴에서는 미리 설정된 텍스트를 문서에 붙여 넣거나 일련의 명령을 수행하는 매크로를 구성하고 실시간 기록할 수 있다. 모든 프로그래밍 과정이 시각적이고 이해하기 쉬워 매우 강력하고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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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키에도 최대 5개의 명령을 지정할 수 있는 슈퍼키라는 기능도 있다. 특정 키를 누른 채로 탭을 조합해 해당 슈퍼키에 액세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매크로를 키에 매핑할 수 있는데, 키를 탭한 다음 바로 다시 탭하고 길게 누를 때만 트리거 된다. 키를 트리거 하는 동작은 5가지다. 약간의 학습이 필요할 수 있지만 익히기가 어렵지는 않다. 어떤 키가 매핑돼 있고 어떤 명령이 실행되는지 확인하려면 언제든지 바제코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면 된다. 이를 통해 키보드의 펌웨어를 업그레이드하고 모든 일반적인 설정을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디그마 레이즈를 구매해야 할까  

그저 저렴한 키보드만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디그마 레이즈가 적합하지 않다. 이 제품은 품질뿐만 아니라 가격에서도 상당히 수준이기 때문이다. 디그마 웹사이트를 기준으로 기본 구성은 419달러부터 시작하며,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다양한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하지만 대체 스위치와 기타 업그레이드 옵션은 모두 합리적이며, 가장 비싼 옵션은 26달러 정도다. 굳이 비싸 옵션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 구매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으며 이 리뷰에서 언급한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기계식 키보드 중 대체 제품을 찾는다면, 백라이트가 없고 분할이 불가능하며 팜레스트가 없기는 하지만 원플러스 키보드 81 프로(OnePlus Keyboard 81 Pro) 같은 제품이 있다. 219달러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므로 고려할 만하다. 곡선형 디자인의 인체공학적 키보드를 찾는다면 59.99달러짜리 로지텍 웨이브 키(Logitech Wave Keys)가 제격이다. 이밖에 분리되거나 들리지는 않지만 모든 키가 비스듬히 배치돼 손목 부담을 덜어주는 트룰리 인체공학 클리브(Truly Ergonomic Cleave) 키보드도 살펴볼 만하다. 완전 기계식이고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는데도 가격은 299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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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에 많은 돈을 쓰는 것은 아마도 사람들의 구매 우선순위 목록에서 높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거의 1,000달러를 쓰는 것이 드문 일이 아닌 시대에, 수년 동안 매일 사용하는 키보드에 투자하는 것도 진지하게 고려할 가치가 있다. 이 제품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연성과 커스터마이징 수준 측면에서 필자가 그동안 본 가장 다재다능하고 흥미로운 제품 중 하나이다. 몇 주 동안 사용해 본 후에도 타이핑을 더 쉽게 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을 계속 발견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약간 겁이 나고 타이핑을 다시 배우면 며칠 동안 머리가 지끈거릴 수 있다. 필자는 텐트 위치의 가파른 경사에도 잘 적응하지 못했지만 모두가 필자와 같지는 않을 것이다. 잘 적응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레이즈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을 기능으로 과부하가 걸리는 제품이 아니다. 대신 평범한 키보드를 컴퓨터의 강력한 제어 센터로 바꿔주는 정밀한 도구에 더 가깝다. 이런 장점을 레이아웃, 훌륭한 소프트웨어 경험, 튜토리얼 동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적어도 필자는) 하루 종일 기존 구형 키보드를 사용할 때보다 손이 덜 아프다는 것이다. 이는 값을 매길 수 없는 가치다.
 

주요 제품 사양

  • 64(ANSI 버전) / 65(ISO 버전) 기계식 스위치와 4x 로우-프로필 기계식 스위치(Mx 스위치용 핫스왑 소켓과 촉 스위치용 4x 케일 핫스왑 소켓)
  • PBT 더블샷 키캡(영어), 하이엔드 레이저 각인 ABS OEM 프로필 키캡(비 영어 언어)
  • 키캡 위 맞춤설정 가능한 RGB LED와 키캡 하단의 60 LED
  • 아트멀 88 U-CN 키스캐너 마이크로컨트롤러
  • 소닉스 슬래드 1735 LED 마이크로컨트롤러
  • 아노다이징 알루미늄 키 플레이트
  • 아트멀 ATS AMD 21G18A-U 마이크로컨트롤러
  • 분할 가능한 섀시
  • 2개 키보드 섹션을 위한 각도 조절 키트(10~40도 사이)
  • USB-C
  • 뉴런 인터페이스가 PC의 USB-C 슬롯 하나만 사용
  • 바제코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프로그래밍
  • 315.63mm×201.76mm×33.6 mm
  • 89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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