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면을 개선했다, 핵심만 빼고?' 또 실패의 길을 답습하는 'MS 서피스 2'
또한, 새로 출시되는 도킹 스테이션을 사용하면 노트북/태블릿 하이브리드인 서피스 프로 2가 완벽한 워크스테이션으로 변모한다. 서피스 프로 2는 전체적으로 잘 만들었다는 느낌을 주며, 이미 우수했던 전작에서 확실히 많은 개선이 이루어진 제품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서피스 2 태블릿은 상황이 다르다. 새로운 이름과 여러 가지 발전에도 서피스 2는 여전히 가치 측면에서 두드러진 장점이 없고 최초 서피스 RT(마이크로소프트에 무려 10억 달러에 가까운 손실을 안겨준 재앙)와 같은 설익은 윈도우 RT 운영 체제에 발목을 잡힌 모습이다. 즉, 전작보다 딱히 더 끌리는 부분이 없다.
점진적인 개선
서피스 책임자인 파노스 파나이는 출시 행사에서 “서피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지금까지 만든 최고의 상품 중 하나”라며 “이번 목표는 불필요하게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제품을 더 좋게 개선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서피스 2는 서피스 RT보다 더 얇고 가볍다.
이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 2의 프로세서를 업그레이드해서 서피스 RT보다 훨씬 더 빠른 성능과 뛰어난 응답성을 구현했다. 또한, 많은 사람이 요구했던 1,080p 해상도(서피스 프로 2와 동일)를 적용했고 무릎에 올려놓고 사용하기 쉽도록 받침대도 새로 디자인했다. 서피스 2는 서피스 RT보다 더 얇고 가볍고 더 오래간다. 게다가 서피스 2에는 1년 무료 스카이프 전화 이용권과 2년 무료 200GB 스카이드라이브 저장 공간도 포함된다.
이번에는 색상이 은색이다. 또한,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려주는 파워 커버, 음악을 강조한 리믹스 커버(Remix Cover) 등 서피스용 액세서리도 상당히 많이 나왔다. 모두 긍정적이고 환영할 만한 개선이다. 그러나 최초 서피스 RT 태블릿을 실패로 이끈 핵심적인 문제점들은 개선되지 않았다.
핵심이 문제
서피스 2는 빠르고 아름답지만, 운영 체제는 여전히 윈도우 RT다. ARM 프로세서를 장착한 태블릿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윈도우 RT 운영 체제는 터치에 최적화된 마이크로소프트 모던 앱만 실행할 수 있는 반쪽 짜리다. 윈도우 RT에는 데스크톱의 흔적이 남아 있음에도 전통적인 데스크톱 앱은 작동하지 않는다. 델을 제외한 모든 서드 파티 PC 제조업체가 작년 한 해 동안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RT 비전에서 손을 뗐다.
최초 버전의 윈도우 RT(즉, 서피스 RT에 해당)에는 여러 가지 인터페이스 문제가 있었다. 서피스 2에서 확인된, 곧 나올 윈도우 RT 8.1 업데이트를 보면 대부분의 인터페이스 문제는 해결된 듯하다. 그러나 윈도우 RT의 가장 큰 문제, 쓸 만한 앱 부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유용한 앱이 많아 보이지만, 눈에 띄는 유명 앱들의 부재가 아쉽다.
파나이는 윈도우 스토어의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기 위해 애쓰며, 마이크로소프트 플랫폼이 현재 10만 개 이상의 앱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7월 마이크로소프트가 앱 수 10만 개 돌파를 자랑스럽게 발표했을 때 윈도우 스토어의 상태를 심층적으로 점검해 봤더니 게임과 스트리밍 비디오 장르의 앱은 풍족했지만, 나머지는 비참할 정보로 빈약했다.
전통적인 데스크톱 앱을 사용할 수 있는 윈도우 8 기기에서는 이것이 별로 문제가 되지 않지만, 윈도우 RT에서는 큰 문제가 된다. 게다가 7월 빌드(Build) 컨퍼런스에서 약속된 유명 앱들 중 일부는(가장 눈에 띄는 것은 페이스북과 플립보드) 아직 윈도우 스토어에 등장하지 않았다.
물론 이동 업무를 원하는 틈새 사용자에게는 오피스 제품군을 패키지 번들로 제공하는 서피스 2가 매력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최초 서피스 RT를 통해 증명된 바와 같이 그것만으로는 넓은 대중을 사로잡을 수 없다. 특히 다음과 같은 요소를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좁은 사용 범위, 높은 가격
서피스 2의 가격은 450달러다. 첫 모델보다 50달러 인하된 가격임에도 여전히 아이패드와 함께 가장 높은 가격대의 태블릿이다. IDC 애널리스트 톰 메이넬리는 “50달러 가격 인하는 약간의 도움은 되겠지만, 그것으로 구매자의 마음이 돌아설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지갑이 얇은 소비자를 더 농락하는 것은 450달러의 서피스 2 가격에는 터치 커버(Touch Cover)나 타입 커버(Type Cover)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PC월드에서 서피스 2에 필요한 것들의 목록을 작성한 적이 있는데, 이 목록에서 가장 먼저 나온 항목이 가격 인하였다. 서피스의 디자인이 아름답다는 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지만, 탄탄한 앱 생태계나 기본적인 가치 제안 측면에서 아이패드의 상대는 되지 못한다.
서피스 2의 가격을 450달러로 책정한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다. 게다가 이 가격마저 서피스를 사용할 때 필수적인 터치 커버 또는 타입 커버가 포함되지 않은 가격임을 감안하면 더 그렇다(커버 가격은 각각 120달러, 130달러이다). 좋은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200달러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메이넬리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 RT와 다른 흥미로운 서비스를 통해 서피스 2의 가치를 높였다고 생각하겠지만, 시장에는 200달러의 안드로이드 태블릿들, 심지어 329달러의 아이패드 미니가 서피스 2의 경쟁 상대로 포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가격만 맞으면 서피스를 구입한다. 실제로 서피스 RT도 350달러로 대폭 가격이 인하된 후부터 불티나게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통계적으로 볼 때, 사람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ARM 태블릿에 아이패드와 같은 가격을 지불하지는 않는다. 윈도우 스토어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 때까지는 이러한 상황이 바뀔 가능성도 높지 않다.
기본적으로 서피스 2는 태블릿이다. 오늘날 판매되는 대부분의 태블릿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거대한 10.6형 화면보다 작은 화면을 갖고 있다.
화면 크지만, 쓸모는 적어
서피스 2의 가격이 높은 이유 중에는 분명 10.6형 1,080p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서피스 2의 큰 화면은 생산성 측면에서는 유리하지만, 현재 태블릿 시장은 더 작은 7~8형 디스플레이의 태블릿으로 옮겨가는 추세가 확연하다. 소화면 태블릿에 대해 오랜 시간 부정적인 견해를 고수했던 애플조차 2012년에 아이패드 미니를 출시했을 정도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노력에도 윈도우 RT 자체는 손가락 터치에 최적화된 모던 UI 덕분에 소비적인 작업에 더 적합하고, 콘텐츠를 중시하는 사람들은 큰 태블릿이 아닌 작은 태블릿을 구매하고 있다. 실제로 8형 태블릿인 에이서 아이코니아 W3을 사용해본 결과 소형 윈도우 태블릿이 기대 이상으로 유용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소문에 의하면 '서피스 미니'가 현재 개발 중이라고 한다. 아무튼, 서피스 2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시장에서의 위치가 상당히 애매하다.
가장 중요한 부분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 개선
더 빠르고 “더 섹시한(파나이의 표현에 따르면)” 하드웨어는 언제나 더 좋지만, 근본적으로 뒤떨어지는 사용자 환경을 외적 요소로만 구제할 수는 없다. 서피스 2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디바이스 팀이 정말 매력적인 하드웨어를 디자인할 수 있음을 입증할 뿐, 윈도우 RT라는 운영 체제와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잡혀 전작의 실패를 또다시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서피스 프로 2는 모든 작업을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는 최고의 기기를 찾는 비즈니스 또는 그래픽 전문가에서 제대로 매력적인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피스 프로 2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별도의 기사로 알아보자.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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