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ㆍML

생성형 AI와 기후 위기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딜레마

Preston Gralla | Computerworld 2024.09.26
마이크로소프트는 기후 변화 대응에 투자하는 시간, 노력, 비용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2020년 초,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장 겸 부회장인 브래드 스미스는 2030년까지 10억 달러를 투자해 탄소 네거티브 기업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스미스는 대기 중에 탄소를 쏟아 부은 다음 열대우림에 나무를 심는 이른바 '상쇄권'을 구매하는 기만적 수법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연구에 따르면 상쇄는 대기업이 기후 변화에 맞서 싸우는 황금빛 후광이나 마찬가지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종의 '그린 워싱'이다. 가디언은 “최대 인증업체라고 해도 열대우림 탄소 상쇄의 90% 이상이 가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 Getty Images Bank

이 사실을 인정한 마이크로소프트에 찬사를 보낸다. 그리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편법을 사용하지않고, 실질적 조치를 하기로 한 결정도 훌륭하다.

그러다가 전력을 엄청나게 쓰는 생성형 AI가 등장했다. 갑자기 기후 변화와 싸우고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는 것이 그다지 중요해 보이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AI 데이터센터를 냉각하기 위해 물 사용량을 늘리고, 최근 미국 역사상 최악의 원자력 발전소 사고 현장인 쓰리마일 섬을 재가동하자고 제안한 것이 이런 메시지를 전한다.

쓰리마일 아일랜드의 모든 원자로는 재정 문제로 인해 2019년에 폐쇄되었다. 이 새로운 계약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는 발전소 소유주인 콘스텔레이션 에너지에 녹아내린 원자로 옆에 있는 원자로를 재가동하고 20년간 모든 전력 생산량을 구매하는 조건으로 원자로를 재가동할 계획이다. 여기에서 마이크로소프트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 일부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재정적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계획에는 총 16억 달러의 비용이 들며 연방 세금 감면도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 발전은 원래 수십억 달러의 세금 감면과 기타 정부 지원으로 유지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원자력 에너지가 탄소 배출이 없는 깨끗한 에너지라고 선전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무수히 많은 다른 문제를 무시하는 처사다. 체르노빌, 후쿠시마, 쓰리마일 섬에서 발생한 사고는 원전이 인적 재해와 자연 재해에 여전히 취약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현재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 공공정책 및 글로벌 문제 학교의 앨리슨 맥팔레인 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 위원장에 따르면 핵 폐기물을 영구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안전한 방법은 아직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원자력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일까? 원자력 발전소의 연료를 만드는 기술은 핵무기 개발에도 동일하게 사용된다. 원자력 발전소는 안전하지 않다. 참여 과학자 모임( The 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은“NRC(원자력규제위원회)는 정기적으로 핵 테러의 위협을 경시해 왔으며, 비용 절감에 대한 업계의 압력에 대응해 보안 훈련 요건을 완화했다”라고 비난했다.
 

생성형 AI와 기후 변화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같은 생성형 AI 도구와 플랫폼의 등장으로 제기되는 환경 문제는 원자력 발전만이 아니다. 생성형 AI는 기존 기술에 비해 엄청난 양의 전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먼저 생성형 AI를 학습시켜야 한다. 학습이 완료되면 복잡한 계산을 통해 들어오는 각 요청을 처리한다. 그러려면 엄청난 양의 전력을 사용하는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해야 한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코파일럿의 기반이 되는 오픈AI의 GPT-3가 “ 1,750억 개의 파라미터를 가지고 있고, 1,287메가와트시의 전력을 소비하며, 가솔린 승용차 123대가 1년 동안 운행하는 것과 같은 양인 552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를 보도한 바 있다. 여기까지만 해도 사용 단계가 아니라 모델 출시 준비 단계에 불과하다.

GPT-3의 후속 서비스인 GPT-4와 GPT-4o는 더 강력하고 많은 컴퓨팅 성능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전력도 더 많이 쓴다.

이 모든 전력을 공급하는 것은 생성형 AI와 코파일럿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의 시작에 불과하다. 데이터센터 안에 빽빽하게 들어찬 칩에서는 열이 발생하고, 그래서 냉각이 필요하다. AI 덕분에 마이크로소프트의 물 사용량은 2021년과 2022년 사이에 34% 급증했는데, 이는 생성형 AI가 출시되기 전의 일이다.

그리고 이 수치에는 데이터 처리를 수행하는 하이엔드 칩의 제조와 운송과 관련된 데이터가 빠져 있다. 이전 세대의 칩과 하드웨어가 강력한 새로운 세대로 교체되면서 계속 폐기되는 전자 폐기물의 양도 반영되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과거 마이크로소프트는 진지한 태도로 기후 변화에 맞서 싸웠다. AI, 특히 생성형 AI가 이런 태세를 바꿀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혼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생성형 AI 계획을 축소하고 전기 사용을 줄이면 구글, 아마존, 오픈AI, 메타 같은 경쟁 기업이 그 빈자리를 채울 것이다.

대기에 방출되는 탄소 양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구글이 이미 지속가능성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이 그 증거다. 2023년 구글의 전기 사용량은 감소하기는커녕 AI 때문에 13%나 늘었다.

AI가 기후 변화를 가속화한다는 문제는 빅 테크 기업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다. 각국 정부가 나서서 기술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현실적인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 허황된 꿈이 아니라 이미 미국 밖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9월 중순, 칠레 법원이 환경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결한 후 구글은 칠레에 2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환경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능을 지닌 AI 시스템이 무분별하게 운영되면 인류에게 실존적 위협이 될 것이라는 경고는 많았다. 그러나 실존적 위협이 AI 자체가 아니라 AI의 탐욕과 전력 수요로 인한 환경 파괴로 밝혀진다면 그보다 더한 아이러니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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