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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ㅣ‘구글 어시스턴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JR Raphael | Computerworld 2023.08.03
옛날 옛적, 구글은 ‘구글 어시스턴트’에 열광했다. 그 시절을 기억하는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2020년까지만 해도 구글은 사용자가 있는 모든 곳에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2018년 더버지(The Verge)는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다. “구글이 구글 어시스턴트 광고로 라스베이거스 전체를 장악했다. 이번 주에는 라스베이거스 어디를 가더라도 거대한 구글 광고를 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JR Raphael

2016년의 다소 어색한 데뷔 이후, 구글 어시스턴트는 순식간에 구글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구글 어시스턴트가 출시된 지 몇 년 후, 필자는 “파트너와 사용자를 다양한 방식으로 구글 어시스턴트에 참여시키는 것이 구글의 핵심 목표”라면서, “‘포스트-OS 시대’의 시작처럼 느껴졌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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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강력한 검색 기능을 전면에 내세워 사용 중인 기기나 상호작용 방식에 관계없이 관련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존 구글 검색창의 차세대 버전을 만드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지난 몇 달 동안 뭔가 달라졌다. 수년간의 공격적인 프로모션과 인상적인 기능 개선은 막을 내렸고, 구글 어시스턴트에 대한 구글의 애정은 식은 듯하다. 

구글 어시스턴트가 껍데기만 남은 것 같다는 많은 안드로이드 기기 사용자의 불만에 가득 찬 제보를 연이어 받은 후,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자세하게 살펴보기로 했다(참고로 ‘업데이트’에서 후술하겠지만, 이 글이 작성된 직후 구글 어시스턴트와 관련된 새로운 정보가 나왔다).
 

구글 어시스턴트의 (d)evolution

구글 어시스턴트의 ‘퇴보’는 올해 초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챗GPT와 유사한 자연어 검색 인터페이스 ‘바드(Bard)’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한 시점과 거의 같은 시기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구글 어시스턴트 부서를 개편하고, 바드 개발에 집중했다.

아르스 테크니카(Ars Technica)의 론 아마데오에 의하면 구글 어시스턴트의 한때 맹렬했던 출시 속도가 그 이후에 상당히 느려졌다. 구글은 새로운 구글 어시스턴트 기능을 출시하는 대신, 기능을 없애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른 보도에서 구글은 “구글이 직접 만들지 않는 제품을 위한 구글 어시스턴트 개발에 투자를 줄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구글 기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주목받았던 어시스턴트 기능도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지난 2019년 구글은 더 빠르고 더 뛰어난 기능을 갖춘 안드로이드용 구글 어시스턴트의 새로운 버전을 선보였고, 그해 픽셀 4에 적용했다. 또 다음 해에는 더 광범위한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필자가 알기로는, 더 광범위한 출시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리고 기술적으로는 여전히 ‘새로운’ 구글 어시스턴트를 지원하는 픽셀 폰에서도 불과 몇 년 전에 선보인 많은 고급 옵션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구글 어시스턴트에 대한 내부적인 집중, 강조, 지속적인 투자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이 서비스를 가치 있게 만들었던 기존 기능의 성능 저하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간단히 말해, 많은 사용자는 구글 어시스턴트가 기본적인 명령조차 제대로 이해하거나 실행하지 못하는 문제를 겪고 있다. 불과 몇 달 전의 서비스 성능 및 안정성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필자의 안드로이드 인텔리전스 플래티넘 커뮤니티(Android Intelligence Platinum Community)에서 이 주제가 논의됐는데, 비슷한 문제로 어시스턴트에 실망한 경험을 털어놓는 사람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 예를 들어 켄이라는 한 사용자는 “응답 시간이 훨씬 더 길어지고 있다. 아예 답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라고 밝혔다. 

잭슨이라는 사용자는 다음과 같이 상세하게 설명했다. 
 

어시스턴트의 성능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현재 6개의 홈 디바이스를 가지고 있는데, 많은 문제를 겪었다. 이를테면 아래와 같다. 

• 타이머를 설정해 달라고 요청했더니 3번째 타이머가 시작됐다고 알려줬다. 다른 2개의 타이머에 관해 물었더니 타이머가 하나만 설정됐다고 답했다. 
• 조명을 켜달라고 했더니 조명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 온도를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더니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또는 ‘지금 기기에 연결할 수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런 모든 문제가 매일 일어나지는 않지만, 거의 매일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 지금은 홈 앱만 사용한다. 더 이상 음성 명령을 쓰지 않는다.” 


또 다른 사용자(MikeW)의 경험도 거의 일치한다. 
 

주로 내비게이션, 메시지, 음악용으로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에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사용한다. 강한 사투리를 쓰는 편인데도 예전에는 음성 명령을 잘 인식했다. 하지만 지난 몇 달 동안 다음과 같은 문제를 발견했다. 

• 텍스트를 읽는 도중에 몇 초 동안 멈추는 등 응답 시간이 느려졌다. 
• 어떤 일을 하다가 그냥 멈춘다. 작동을 멈추고 아주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거나 아예 돌아오지 않는다.
• 기존에는 인식했던 단어를 이제는 이해하지 못한다.”


DaveThePlatypus라는 이름의 사용자도 겪었던 문제를 다음과 같이 전했다. 
 

어시스턴트 기기(모든 구글, 레노버, 기타 서드파티 제품)가 거의 쓸모없게 됐다. 예를 들어 킵(Keep)을 사용하고 있는데, ‘식료품 목록에 우유 추가’라고 말하면 ‘식료품이라는 목록을 찾지 못했습니다. 해당 목록을 만들까요?’라는 답이 돌아온다. 

리마인더에서도 어시스턴트에게 ‘내일 오전 10시에 쓰레기를 버리라고 알려줘’라고 요청하지만, 제때 알려주는 일이 드물다. 때로는 언제 알려줘야 하는지 계속해서 물어보기도 한다. 의도하지 않은 알림을 하기도 한다. 아내가 수영장 파티를 위해 만든 젤로샷(Jell-O Shot; 젤리 칵테일)을 나가기 전에 챙기라는 알림을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수영장에서 젤로 촬영(shoot)’이라는 알림을 해줬다.”


모든 기술 제품에는 산발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구글 어시스턴트가 예전처럼 작동하지 않는다는 보고가 엄청나게 많아지기 시작했고, 그 문제도 놀라울 정도로 비슷했다. 포럼에서도, 이메일에서도, 각종 소셜 미디어에서도 모두 비슷한 문제가 거론됐다. 

레딧(Reddit)에도 위에서 언급한 내용과 비슷한 댓글이 가득했다. 핫했던 구글 어시스턴트 관련 서브레딧은 현재 안타깝게도 비공개로 설정돼 있지만, 사본을 쉽게 찾을 수 있으며, 모두 관련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크롬 언박스드(Chrome Unboxed) 관계자는 (구글이) 구글 어시스턴트를 ‘조용히 종료’하고,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 가상 어시스턴트가 바보로 전락했다. 계속 응답하지 않거나, 조명을 켜지 않거나, 전혀 관련 없는 일을 수행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너무 나빠져서 불쾌감을 표현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다.”

구글이 구글 어시스턴트보다는 바드에 집중하고 있다는 보도 그리고 한순간에 프로젝트를 포기하는 구글의 일반적인 경향을 바탕으로 구글 어시스턴트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추측이 야기되고 있다. 

이렇게 구글 어시스턴트를 둘러싸고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필자는 할 수 있는 가장 논리적인 일을 하기로 했다. 바로 구글에 직접 연락해 물어보기로 했다. 상황을 설명하고, 이 문제가 언제 해결될지, 그리고 구글 어시스턴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물어봤다. 그리고 돌아온 대답은... 예상과는 달랐다. 

구글 대변인은 다음과 같은 성명을 보내왔다. 
 

(구글은) 사용자가 집이나 차 안에서 또는 이동 중에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고품질의 대화형 어시스턴트를 개발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항상 피드백에 귀를 기울이고, 문제를 발견할 때마다 신속하게 해결책을 찾기 위해 움직인다. 즐거운 사용자 경험을 보장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며, 지속적으로 이를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개발) 진행 상황을 측정하고 있으며, 고급 언어 이해 기능을 추가하면서 품질 지표가 계속 개선되고 있다.”


음, 비즈니스에서는 이런 것을 ‘비진술(non-statement)’이라고 부른다. 필자의 질문을 교묘하게 회피하고, 제기한 문제에 관해서도 유의미한 답변을 제공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정중하게, 왜 이렇게 많은 사용자가 어시스턴트를 사용하면서 문제를 겪고 있는지, 이런 문제가 구체적으로 언제 해결될 수 있는지, 현재 어시스턴트가 개발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는 추측에 관해 언급할 사항이 있는지 물어봤다. 그리고... 지난 7월 26일에 이메일을 보냈지만, 아직까지 답장을 받지 못했다. 

물론 구글이 어시스턴트 브랜드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현재 버전의 어시스턴트를 바드 기반의 어시스턴트로 대체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 이는 확실히 구글이 지금까지 걸어온 궤적 그리고 구글 어시스턴트와 관련해 현재까지 발생한 모든 일을 고려할 때 가장 타당한 예측이다.

하지만 누가 알겠는가? 어쩌면 구글 자신도 어시스턴트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를 수도 있다. 구글이 구체적인 질문에 계속 침묵하고 있는 것은 분명 많은 것을 시사하는 듯하다. 아울러 구글이 오랫동안 공을 들여 많은 사람이 사용하게 만든 제품에는 유감이다. 

‘업데이트’: 시의적절하게도 이 기사를 작성한 직후 구글이 구글 어시스턴트 전략의 변경 사항을 밝히는 내부 이메일을 보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유출된 이메일에 따르면 구글은 어시스턴트 팀을 재구성하고, 바드와 유사한 챗봇 스타일의 시스템을 중심으로 해당 서비스를 개편 중이라고 한다("구글 어시스턴트에 바드 AI 결합할 큰 기회" 구글 내부 이메일 공개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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