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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세대 아이패드 리뷰 | 아름답지만 실망스러운, 포지셔닝이 애매한 태블릿

David Price | Macworld 2022.11.09

속도 테스트 : 빠르지만 미래 보장은 안 된다

신형 아이패드에는 새로운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그러나 새롭다는 말에는 부가 설명이 필요하다. 이번에 탑재된 A14 바이오닉은 작년 아이패드의 A13에서 업그레이드된 것은 틀림없지만, 나온 지 2년 된 칩이다. 2021년형 아이패드 미니(6세대)에는 A15가 탑재되었고 에어 및 프로는 M급 맥 프로세서로 넘어갔다.

다시 말해 2022년형 최신 아이패드는 애플에서 판매하는 아이패드 중에서 9세대 아이패드를 제외하고 가장 느리다. 느리다는 것은 상대적인 표현이다. 테스트를 했을 때 10세대 아이패드는 잘 돌아가고 반응도 빨랐다. 필자가 던져 준 모든 앱을 아무 걱정 없이 실행해 냈다. 그러나 미래를 보장할 정도의 성능은 아니다. 

이런 점은 속도 테스트에서 모두 확인됐다. 긱벤치 5의 멀티코어 부분에서 10세대 아이패드의 점수는 4,175점이었다. 3,480점을 획득한 9세대 아이패드보다 20% 개선된 것은 틀림없지만, 2022년형 아이패드 에어의 7,264점에는 한참 못 미친다. 다른 영역에서는 애플이 이 아이패드를 보급형에서 탈피하도록 애쓰는 것이 분명하지만, 이론적인 속도 및 프로세서의 미래 보장 측면에서는 보급형 범주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픽 성능도 사정은 비슷하다. 신형 아이패드의 3D마크 와일드 라이프 언리미티드(3DMark Wild Life Unlimited) 벤치마크 점수는 작년 모델보다 16% 올랐지만, 아이패드 에어보다는 훨씬 낮다. 10세대 아이패드는 지금 당장은 게이밍용으로 손색없더라도 이런 상태가 영원히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다. 가장 프로세서 집약적인 게임을 플레이할 때는 에어보다 1~2년 먼저 힘들어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성능 : 아주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신형 아이패드에는 28.6Wh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다. 애플의 주장에 따르면, 웹 서핑 시 와이파이를 사용할 때는 최대 10시간, 셀룰러를 사용할 때는 9시간 지속된다. 하지만 판에 박힌 주장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애플은 2021년형 아이패드(32.4Wh), 올해 출시된 아이패드 에어(28.6Wh), 심지어 최신 모델의 아이패드 미니(19.3Wh)와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40.88Wh)를 소개할 때도 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다. 애플은 아이패드라면 그냥 10시간 간다고 보는 것이다.

정확한 평가를 위해 실시한 긱벤치 4 테스트에서 이번 아이패드의 배터리는 6시간 13분 지속했다.

실제 사용은 부담이 훨씬 덜할 것이므로 그렇게 나쁜 결과는 아니다. 문서 작성, 이메일 확인, 가벼운 게이밍, 그리고 애플의 주장 대로 와이파이를 통한 웹 서핑에 아이패드를 사용하면 훨씬 더 긴 배터리 지속 시간을 기대할 수 있다. 테스트는 (다양하고 예측 불허인) 일상적인 사용에서의 배터리 지속 시간을 예측하기 보다는 다른 기기와의 엄격하고 일관성 있는 비교 기준을 제공하도록 설계되었다.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공정한 방법이다.

예를 들면, 아이패드 에어도 10시간 기준에 미치지 못한 7시간 28분이었다. 반면, 9세대 아이패드의 지속 시간은 8시간 5분이었다. 사실 지난 3년간 Macworld가 테스트한 중간 크기 아이패드 중에서 긱벤치 4에서 10시간에 도달한 기기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모두 10세대 아이패드보다는 지속 시간이 (분명히 한 시간 이상) 더 길었다.



이는 분명히 실망스러운 성능이지만, 주관적인 경험으로 볼 때 형편없지는 않다. 일반적인 테스트에서 신형 아이패드의 배터리는 변함없이 하루 종일 지속했다. 이는 배터리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다. 이 아이패드를 노트북 대체제로 사용하면 로그오프 시간이 되도록 배터리가 20%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일이 기분 좋게 반복됐다(대부분 경우에는 20% 근처로 떨어지지도 않았다). 다만 프로세서 집약적인 활동에 대처하는 데 문제가 있어 보일 뿐이다. 위에서 언급한 3D마크 벤치마킹 세션에서는 배터리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따라서 필자는 전체적으로 아이패드의 배터리 성능을 괜찮은 것으로 평가한다. 가벼운 용도에는 좋고 프로세서를 한계까지 밀어붙이면 빠르게 소모된다.


충전 및 데이터 전송 방식 : 더 이상 라이트닝은 없다

격렬한 벤치마킹 세션 이후 소모된 아이패드의 배터리를 충전할 때면 애플의 태블릿 제품군 전체가 USB-C로 바뀐 이점을 누리지만, 단점도 있다. (아이패드 프로는 몇 년 전에 라이트닝을 버렸고 아이패드 에어와 미니는 최근에 그 뒤를 따랐다. 일반 아이패드는 늘 그렇듯이 마지막에 합류했다.)
 
ⓒ Foundry

긍정적인 측면을 보면 USB-C는 라이트닝보다 전력 전달 속도가 빠르다. 물론, 아이패드의 실제 충전 속도는 전원 어댑터와 기기 자체의 기능처럼 다른 요소에도 좌우되므로 급격하게 큰 변화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동봉된 어댑터와 케이블로 아이패드를 30분간 충전하자 배터리가 0%에서 27%로 상승했고 1시간이 완전히 지난 후에는 53%에 도달했다. 괜찮은 속도지만(작년의 아이패드는 30분 동안 19% 올랐다) 완충까지는 여전히 몇 시간을 잡아야 한다.

USB-C는 라이트닝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도 빠르다. 단, 애플은 이번 아이패드에서는 USB 2.0 속도 이상이 나오지 않도록 제한했다. 물론 가장 저렴한 모델이 고속 전송이 필요한 사용자층을 겨냥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고속 전송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람이라면 썬더볼드/USB 4를 지원하는 아이패드 프로 모델을 검토해야 한다. 앞으로 서드파티 업체의 호환 액서세리 구매도 쉽고 저렴해질 전망이다.

부정적인 측면을 보면, 라이트닝에서 USB-C로 바뀌면서 기존 아이패드 액세서리 중 다수가 쓸모없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를 방지하려면 추가 어댑터를 구매하고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황당하게도 1세대 애플 펜슬도 해당한다. 신형 아이패드는 1세대 애플 펜슬만 지원한다(훌륭한 2세대 애플 펜슬은 2018년에 출시되었는데도 사용할 수 없다). 1세대 애플 펜슬은 연결할 아이패드의 라이트닝 포트에 직접 꽂아 아슬아슬한 모양새로 충전한다. 그마저도 현재는 불가능한 방식이다. 애플은 애플 펜슬 충전과 페어링에 필요한 어댑터를 출시했다. 애플 제품 치고 가격은 저렴하지만 분실하기 쉽다. 
 
ⓒ Foundry

IT 애호가들은 액세서리가 구식이 되는 일에 익숙하다. 라이트닝 케이블이 언젠가는 서랍 속에 들어가 잊힐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애플이 이번 아이패드에서 애플 펜슬을 처리한 방식은 경악스럽다. 지금이야말로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2세대 펜슬이 지원되도록 했어야 했다. 라미네이팅 처리와 프로모션 기능이 적용되지 않은 화면 때문에 펜슬 성능이 약간 처지는 점까지 감안하면 애플 펜슬과 함께 아이패드를 사용할 계획인 사용자가 10세대 아이패드를 구매하지 않도록 말려야 할 것 같다.


매직 키보드 대열에 합류

액세서리 부분에 긍정적인 소식이 더 있다. 올해 2022년형 아이패드용으로 애플의 훌륭한 매직 키보드 폴리오 형태의 액세서리가 출시됐다. 이 키보드의 핵심 기능은 트랙패드다. 덕분에 아이패드가 구형 스마트 키보드를 사용할 때보다 훨씬 더 그럴듯한 노트북 대체제 구실을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아이패드를 노트북으로 사용할 때 항상 걸림돌이 있었다. 물론 스마트 키보드를 사용하여 효과적으로 작업하는 것이 가능하기는 했다. 단, 전제 조건은 단축기를 외우고 머슬 메모리를 키우면 것이었다. 반면, 매직 키보드 폴리오를 사용하면 마치 노트북처럼 아이패드를 열고 바로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 사실상 노트북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그동안 존재했던 번거로움을 없애 줬다.
 
ⓒ Foundry

그래도 넘어야 할 장애물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 키보드는 38만 원이라는 비싼 가격에다 (프로용 매직 키보드만큼 비싸지는 않다) 아이패드의 휴대성을 떨어뜨린다. 그래도 혁신적인 액세서리다.


10세대 아이패드, 구매해야 할까?

이번 아이패드는 여러모로 좋은 태블릿이다. 매우 멋진 디자인과 영상 통화에 안성맞춤인 기발한 웹캠이 적용됐다. 이전 모델보다 커진 화면과 개선된 카메라, 빨라진 칩과 5G 지원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업그레이드를 자랑한다. 그러나 좋아진 만큼 가격이 올랐다(49만 9,000원에서 67만 9,000원으로). 너무 올라서 더 이상 보급형 태블릿으로 볼 수 없을 정도다.

이런 점은 안타깝다. 애플에는 이미 중간 시장을 겨냥한 아이패드가 있다. 바로 아이패드 에어다. 더 나은 화면에 미래 보장도 더 잘 된 프로세서가 탑재되었으며, 2세대 애플 펜슬도 지원되는 데 가격 차이는 25만 원에 불과하다. 기본 아이패드는 아이패드 에어와 경쟁하기보다는 그저 탁자 위에 놓고 이메일 확인, 웹 검색, 손자와의 페이스타임 통화용으로 쓸 편리한 도구를 원하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저렴한 입문용 아이패드로 존재했다.

하지만 이런 용도는 9세대 아이패드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9세대 아이패드는 여전히 판매 중이지만, 신제품이 나올 때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가격 인하는 없다. 그렇다면 대체 10세대 아이패드는 과연 누구를 겨냥하는지 궁금해진다. 보급형 시장을 겨냥하기에는 싼 편도 아니고 2년 된 프로세서와 라미네이팅 처리되지 않은 화면 때문에 중간 시장을 겨냥하기에도 현실적으로 좋은 편이 아니다. 배터리 성능도 실망스러웠고 애플 펜슬 상황은 거론을 자제하는 편이 차라리 나을 지경이다.

9세대 아이패드는 너무 시시하고 아이패드 에어는 너무 비싸다고 여기는 소비자층도 아마 있겠지만, 넓을 수는 없다. 이 불투명하고 서로 겹치는 부분의 혼란스러운 특성을 고려했을 때 10세대 아이패드가 겨냥한 소비자층에 속하는 사람들이 생기기나 할지 의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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