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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오버워치여, 잘 있거라

Michael Crider | PCWorld 2022.11.01


하지만 블리자드가 베타 테스트 준비가 완료되었다고 발표했을 때, 테스트는 일반 멀티플레이어 모드였다. 물론 오리사(Orisa)의 또 다른 캐릭터 능력 각성, 새로운 소전(Sojourn, 아니나 다를까 또 다른 공격 영웅이다), 팀당 6명이 아니라 5명으로 제한 등의 수정사항도 있다. 그렇게 자랑하던 PvE 콘텐츠는 결국 2023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잠시 마음을 가라앉히자. 새로운 블리자드 세계에서 스토리를 전해줄 흥미로운 구성처럼 보였던 이 게임은 최초 출시 후 7년이 지나서야 이런 스토리를 진행하게 됐다. 물론 블리자드가 실제로 약속을 이행할 것이고 오리지널 게임처럼 실속 없는 미니 미션을 주지 않는다는 가정에서다. 

베타 테스트에 참여한 필자는 친구들과 함께 살짝 바뀐 몇 가지 사항을 관찰했다. 빨라진 게임플레이, 한 팀당 1명의 탱커로 방어 집중도 감소, 관문 통과 시간 단축 등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진정한 속편이 아니라 오리지널 게임의 개선 또는 심지어 재출시처럼 느껴졌다. 그동안 수많은 시간을 투자한 이 세계에 참여하고자 했던 필자의 열정은 다시 사그라들었다. 
 

그리고 그 외의 모든 것

오버워치 2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잃어버리게 된 계기는 배틀 패스(Battle Pass) 도입 때문이다. 배틀 패스는 플레이어들이 새로운 캐릭터의 잠금을 해제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거나 고되게 노력해야 하는 무료 플레이 방식이다. 오리지널 게임을 구매하지 않은 사람들은 심지어 일부 오리지널 캐릭터의 잠금을 해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포트나이트(Fortnite)부터 로켓 리그(Rocket League)와 클래시 오브 클랜(Clash of Clans)까지 모든 게임이 배틀 패스를 도입한 상황에 필자는 이미 질려버렸다.
 
ⓒ Foundry

악마의 대변인 역할을 해보자면, 사실 오버워치는 처음부터 무료 게임이어야 했다. 블리자드는 무작위 전리품 박스를 던져주면서 실제 게임 판매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었고 제한된 이벤트와 인위적인 희소성 때문에 일부 국가에서는 실질적인 도박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배틀 패스는 블리자드가 특별히 관심을 갖는 훨씬 탐욕스러운 대안이 됐다. 사실이다. 뿌리 박힌 상품의 잠금을 해제하기 위해 룰렛을 돌릴 필요는 없어졌지만, 플레이어층을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로 나누는 수단이 됐다. 돈을 지불하는 사람들은 게임플레이 시 특정 우위를 점한다.

물론 배틀 패스가 항상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포트나이트는 참신하게도 코스메틱 전용 업그레이드에만 전념한다. 하지만 전략의 절반이 상대 팀의 선택에 대응하고 자신의 선택을 보완하기 위해 상황에 따라 캐릭터를 전환해야 하는 오버워치에서는 분명 사실이다. 블리자드는 최근 하트스톤(Heartstone)에서도 마찬가지로 불쾌한 움직임을 보였는데, 인기 있는 전장 모드에서는 플레이어들이 실제로 사용하고 싶은 영웅을 뽑을 가능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돈을 지불해야 한다.
 
블리자드가 플레이어들의 돈을 더 많이 뽑아 먹으려는 게임은 오버워치뿐만이 아니다. 하트스톤은 현재 전장 모드에서 과금을 유도한다. ⓒ Blizzard

수년 동안 전리품 박스를 얻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여전히 게임 내 최고의 스킨 중 일부를 얻지 못하고 있는 오버워치 플레이어들은 블리자드의 탐욕을 이미 잘 알고 있다. 바로 이 조작된 배틀 패스 시스템이 필자의 관심을 멀어지게 한 불씨였고, 그 이면의 문제로 인해 불씨는 점점 커졌다. 

게임 업계의 뉴스를 지켜보는 사람이라면 필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중국의 억압적인 문화 명령에 참여하기 위한 명백한 의지, 직원 학대 및 성차별에 대한 기소, 이후 캘리포니아주의 조사, A-B 직원들의 노조 가입 노력 엄중 단속, 구체적이고 심층적인 문제로 기소되었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CEO 바비 코틱. 블리자드의 내부적인 문제는 너무 체계적이어서 오버워치의 캐릭터 맥크리(MaCree)의 이름을 콜 캐시디로 변경해야 했다. 성폭행으로 기소된 직원과 같은 이름을 사용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오버워치 게임 책임자 제프 카플란 등 블리자드의 주요 경영진이 회사를 떠났다. 이 기사를 블리자드에 대한 불만 사항을 담은 내용으로 바꾸지 않더라도 직원들의 기본적인 존엄성도 인정하지 않는, 문제가 심각한 기업으로 보인다. 이런 논란에 대한 블리자드의 대응은 대기업의 것이라고는 보기 힘들었고, 실질적인 변화에 관심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행동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소니 및 닌텐도와 경쟁하기 위해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고자 올 초 블리자드를 인수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인수 시 진행 중인 상황에 대해 몇 가지 간결한 성명을 발표했을 뿐, 수천 명의 직원들이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코틱의 사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블리자드가 반소비자적 수익화 전략 쪽으로 계속 기울고 있는 상황을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이별 후유증 전혀 없음 

이런 모든 상황을 고려하니 출시 당일 오버워치 2에 접속을 시도하면서 이상하게 안도감을 느꼈다. 4만 명의 게이머들이 서 있는 대기열은 절대로 줄어들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이런 상황은 3일 동안 계속됐고 게임이 고집스럽게 로딩을 거부할 때는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만족감마저 들었다. 

블리자드는 DDoS 공격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필자에게는 이것이 축복이자, 실행 프로그램을 닫고 다른 게임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핑계였다. 여전히 문제가 많지만, 지금은 오버워치 2 매치에 입장할 수 있다. 자체 QA 부서와 적극적으로 싸우고 있는 것처럼 보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필자의 오버워치 2 경험은 여전히 약 1시간의 베타 테스트에 머물러 있다. 
 
오버워치 1은 게임 전체가 40달러였다. 각 꾸미기 아이템 15~20달러다. ⓒ Blizzard

오버워치는 2016년의 게임과 다르다. 수백만 명의 청중의 자발적인 환심을 사는 멀티플레이어 게임이며, 여전히 새롭고 흥미로운 게임이다. 하지만 모든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버워치 개발자들은 한 걸음 물러선 것처럼 보인다. 탐욕스러운 수익화 측면에서 특히 그렇다. 블리자드 또한 2016년의 개발사가 아니다. 적어도 필자가 생각했던, 수많은 관심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 개발사가 아니다.

내년에 일부 스토리 콘텐츠가 공개되면 필자는 한 때 환상적이었고 ‘오버워치 1.5’에 가까워진 이 물건을 다시 즐기게 될 수도 있다. 혹은 잠시 떨어져 있는 것이 서로에게 좋을 수 있다. 그동안 게이밍 뉴스 헤드라인을 훑어보면서 블리자드가 새로운 소유주의 엄중한 감시 속에서 바비 코틱이 아닌 누군가의 관리하에 직원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기로 했는지 지켜보거나, 오버워치의 오리지널 팬 대부분처럼 그동안의 사건을 잊어버릴 수도 있다.
 
ⓒ Blizzard

하지만 필자는 과거의 아름다움을 기억한다는 이유만으로 좋지 못하다는 사실을 아는 곳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이 장황한 기사를 끝으로 한때 진심으로 사랑했던 게임에 마지막 이별을 고할지도 모른다. 이쯤에서 역사상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한 영화의 명대사가 떠오른다. “Frankly my dear, I don’t give a damn(내 사랑, 솔직히 그딴 건 내 알 바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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