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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2021년 아이폰 라이트닝 포트를 없앤다고? 도대체 왜?

Jason Snell | Macworld 2019.12.13
하나 남은 포트마저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애플의 공급망 계획에 비교적 정통한 소식통인 애널리스트 밍 치 쿠오에 따르면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 쿠오는 2021년 애플이 라이트닝 커넥터가 없는 고급형 아이폰을 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라이트닝을 없애려는 애플의 움직임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아이패드 프로에 USB-C 포트를 넣은 것도 같은 곳으로 향하는 전조일 수 있다. 그러나 쿠오가 정말 말하고자 하는 것은 라이트닝 포트가 사라진 후 ‘완전한 무선 경험’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점이다.

쿠오의 보고서를 무시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이유는 애플이 몇 년 전 아이폰에서 헤드폰 단자를 없앤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터무니없게 들렸던 소문은 완전한 사실로 드러났다. 그래서 쿠오의 보고서를 진지하게 대하지 않을 수 없다. 
 

동기가 무엇인가? 

가장 첫 번째 의문은 애플이 왜 이렇게 하느냐는 것이다. 필자의 생각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심미성 및 회사 철학: 애플이 최근의 실수에서 교훈을 얻었기를 바란다. 단지 포트가 보기 흉하고 조화를 깨뜨린다는 이유로 제거하는 것이 아니었으면 한다. 그리고 눈에 띄는 버튼이나 포트가 없는 기기을 바라는 이상적인 생각 때문은 아니었으면 한다. 

엔지니어링 융통성. 헤드폰 잭과 마찬가지로, 필수적인 포트를 제거하면 휴대폰의 내부에, 배터리라든지, 다른 기술을 위한 공간이 생긴다는 주장이 있다. 아마 더 중요한 사실은, 포트는 제품의 외부 모서리의 매우 특별하고 편리한 장소에 위치해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그래서 포트를 제거하면 단순히 공간을 복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디바이스 내부에 뭔가를 배치할 여지가 늘어나는 것이다. 

고장 날 부분이 하나 줄어듦. 라이트닝 포트가 고장 났다는 소식을 그렇게 많이 접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고장이 발생하기는 한다. 전력이 차단되거나 먼지 같은 것으로 막힐 수 있는 외부 포트의 수가 적다면 아이폰을 수리할 일도 적어질 것이다.   

견고화. 지난 몇 년 동안, 애플은 아이폰의 물과 먼지에 대한 내성을 강화해왔다. 긍정적 경향이지만, 여전히 젖어서 고장 난 아이폰을 교체해줄 생각은 전혀 없는 것 같다. 아이폰을 변기에 빠뜨려 고장이 났다면 이용자의 잘못이고, 아이폰의 내수성은 문제가 아니다. 어쩌면 라이트닝 포트의 제거는 단순한 내수성 강화가 아니라 진짜 방수각 되는 아이폰을 개발하는 여정에서의 또 한번의 진전일 수 있다. 
 

라이트닝 포트의 용도 

위 요소 중 하나가 포트의 제거를 정당화할 수 있을까? 아니라면 복합적인 이유일까? 그 답을 찾으려면 라이트닝 포트가 현재 사용되는 방식, 그리고 포트가 제거되면 어떻게 될 것인지부터 검토해야 한다.

충전. 치(Qi) 충전 방식은 나쁘지 않다. 필자도 치 충전기를 2개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급속 충전에는 아무래도 유선이 더 효과적이다. 그리고 외부에 있을 때, 충전 포트가 없다면 아이폰을 어떻게 충전할 것인가? 자동차, 공항, 비행기에 있는 USB 충전기와 외부 배터리 팩을 비효율적인 치 충전기로 교체해야 할까? 치 충전기는 휴대폰으로 직접 가야 할 전력을 낭비한다.

재난 복구. 워치OS 베타에 의해 먹통이 된 애플 워치를 복구하려고 시도해본 적이 있는가? 복구할 수 없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있는 초기화 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는 기기를 유선으로 연결하고 완전히 지우면 초기화된다. 이 방법이 없어서 아이폰을 리셋할 수 없는 경우를 상상해보라. 

USB 접속. 요즈음 필자는 라이트닝 케이블을 통해 맥과 iOS 기기 사이에서 대용량 파일을 전송하지 않는다. 에어드롭이 훨씬 빠르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맥과 아이폰 사이의 데이터를 동기화하는 사람이 여전히 있고, 유선 연결은 훨씬 더 안정적이다. 뿐만 아니라, 어댑터를 통해 아이폰에 거의 모든 USB 기기를 부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악기, 마이크, 이더넷 어댑터 같은 것들이다. DJ나 가수가 USB 접속이 지원되지 않아 미래의 아이폰 프로를 쓰지 못하는 경우를 상상하기는 어렵다.

카플레이. 무선 카플레이 지원은 몇 년 전 발표되었지만, 현실은 대부분의 카플레이 기기가 기능하려면 여전히 물리적 접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애플이 설마 대다수의 자동차와 호환되지 않는 아이폰을 출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교체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게다가 사람들이 새 아이폰과의 호환을 위해 새 차를 사지는 않을 것이다. 
 

애플이 균형을 잡는 법 

기술은 멈추지 않는다. 애플은 다른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을 라이트닝으로 연결하는 것을 부분적으로, 또는 전부 교체할 수 있다. 그냥 구축하고 나서 구축 비용과 라이트닝 포트 제거 혜택을 저울질하면 그만이다. 

순수한 데이터 커넥티비티 측면에서 애플은 아이폰에 무선으로 연결되고, 카플레이나 외부기기와 함께 사용할 라이트닝이나 USB-C 포트를 제공하는 어댑터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그러나 외부 기기를 지원한다면 전력 또한 공급해야 할 것이고, 그러자면 어댑터 설계가 한층 복잡해진다). 

전력 측면에서 애플은 치 충전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더 효율적이고 편리한 유도 충전 기술을 도입할 수 있다. 배터리로, 또는 차량 안에서 USB 포트를 통해 어댑터에서 전력을 공급받는 것이다. 애플 워치 충전기 같은 것을 생각해보라.

이런 시나리오라면, 애플은 재난 복구를 처리할 다른 수단을 찾아야 할 것이고, 또한 카플레이와 여타 외부 USB기기를 처리할 어댑터를 고안해야 할 것이다. 이게 가능할지 의문스럽기는 하다.

그러나 ‘완전한 무선’은 다른 식으로 생각될 수도 있다. 애플이 라이트닝 포트를 일련의 접점으로 대체하여 어댑터에 연결되었을 때 전력과 데이터를 전송할 때 이용하면 어떨까? 현재 아이패드 프로에 있는 스마트 커넥터도 같은 형태지만, 휴대폰을 충전하고 대량의 데이터를 상당한 속도로 전송할 때 필요한 것보다 훨씬 규모가 작다.

스마트 커넥터의 개량은 여전히 하나의 선택지일 것이다. 다만 애당초 라이트닝 포트를 없애게 된 원인과 같은 엔지니어링 측면의 복잡성을 야기하지 않아야 한다 (이를 현대의 매그세이프 커넥터(MagSafe connector)나 서피스 커넥트(Surface Connect)로 생각하고 싶다면 그렇게 해도 된다). 

아이폰에서 포트를 제거하고 어댑터로 대체한 것은 애플이 최근 실제로 단행한 조치이므로 재현된다고 해도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그렇다면 다시 처음의 의문으로 돌아간다. 바로 ‘왜?’라는 질문이다. 제대로 된 포트 표준을 버리고 어떤 개선을 얻겠다는 것일까? 어댑터가 있어야 하고, 카플레이, 외부 배터리 팩 등과 호환성을 상실하면서까지 말이다. 과연 사용자에게 어떤 혜택이 있을까?

이러한 수준의 불편을 감당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최근의 이력을 보면 애플은 제품에 장점으로 작용한다면 사용자의 불편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쿠오의 예측이 적중한다면, 라이트닝 삭제의 장단점을 따져볼 시간은 단 2년밖에 남지 않았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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