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설계 :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Jim Hull | Network World 2009.02.19

모더니즘의 아버지라 불리는 미국 건축가 루이스 설리번(Louis Sullivan)은 20세기 건축사에 길이 남을 명언 한마디를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가 바로 그것. 이 명언은 데이터센터 설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설리번은 1891년 세인트루이스에 세계 최초의 고층 빌딩인 웨인라이트 빌딩(Wainwright Building)을 설계하면서 이와 같은 명언을 남겼다. 그리고 그로부터 110년 뒤 마스터카드 월드와이드(MasterCard Worldwide)는 설리번의 말을 가슴에 새기며, 그의 작품이 있는 세인트루이스 근교에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짓는데 이를 적용했다.

 

데이터센터를 리모델링하거나 새롭게 지을 때는 확실히 기능적인 요구 조건이 건물의 외관과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과거 설리번의 지혜, 그리고 새롭고 참신한 최신 기술이 한 데 어우러져 진취적인 결과를 양산해 내는 것이다.

 

이상적인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기 위해 설계자들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라는 명언에서 파생되는 3가지 핵심 개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 세 가지는 바로 민첩성, 신뢰성, 그리고 비용이다.

 

민첩성

사실 가장 안정적이고 정밀해야 하는 데이터센터에 민첩성이라는 단어를 갔다 붙이기 어색한 면이 없진 않지만, 데이터센터가 소비자들의 욕구를 제대로 수행해 내기 위해서는 민첩해야 한다. 여기서 민첩성이란, 환경의 변화를 신속하게 파악, 이를 효율적,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을 말한다. 민첩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데이터센터는 기능 중심의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

 

- 데이터센터의 이중바닥, 그리고 그 아래 깔려있는 케이블 배선 시스템이 항상 동일한 높이와 크기를 유지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후 추가로 장비를 설치하거나 업그레이드할 때 수월해 진다.

 

- 장비를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분리해 만들어 놓아야 한다. 물론 이 공간은 데이터센터와 근접한 곳에 있어야 한다. 포장용 자재, 판지, 상자 등을 데이터센터 밖에 둠으로써 혹시 모를 먼지, 부스러기 등으로 인한 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

 

- 데이터센터를 지을 땐 주변 시설들과 층간 높이를 동일하게 맞춰주는 것이 좋다. 나중에 장비를 들일 때나 장비를 다시 밖으로 꺼낼 때 별다른 보조 장비 없이 쉽게 이동시킬 수 있도록 미리 고려하자는 것.

 

- 데이터센터 주변에 물건을 쌓을 수 있는 하역 플랫폼을 하나 마련하라. 이를 통해 별다른 이동 도구 없이도 필요한 자재들을 쉽게 조달할 수 있다. 더불어 데이터센터의 천장 높을 최대한 높임으로써 열이 잘 방출하도록 하라. 냉각 비용을 절약하는데 도움이 된다.

 

- 찬 공기와 뜨거운 공기의 출입 통로를 엄격히 분리하라. 이는 장비들과 캐비닛이 지나친 과열 현상으로 피해를 입는 것을 방지해 준다. 캐비닛 앞 쪽에 찬 공기를 흐르게 하고, 뜨거운 공기를 캐비닛 가장 뒤에서 방출하도록 설계함으로써 뜨거운 공기가 또 다른 캐비닛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 데이터센터 공간을 아끼려 들지 마라.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킬만한 성장 계획을 수립해, 프로세스 소화 능력 및 에너지 공급 능력 향상을 모색하고, 더불어 스토리지 공간 또한 늘리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라. 더불어 사용자의 편의성도 고려해야 한다.

 

우선 기술자들이 작업하기 편한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고 장비들이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이상적인 동선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장비들의 이동 경로, 그리고 이후 데이터센터 운용 시 필요할 것이라 생각되는 조건들을 미리 한 번씩 심사숙고 해 볼 필요가 있다.

 

신뢰성

형태와 기능은 데이터센터의 신뢰도를 말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구성 요소들이다. 2N+1 개념은 에너지, 용량, 그리고 스토리지를 총 망라한 하나의 공식이라 할 수 있다. 실제 데이터센터의 모습을 다시 한 번 추론해 보자.

 

- 세인트루이스 데이터센터 건설 시, 마스터카드는 지진이 잦은 캘리포니아 주의 지진 방지 기준을 설계에 반영했고, 더불어 일정 수준 이상의 바람도 충분히 견뎌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전기 시스템도 거의 대부분의 재해에 끄떡하지 않을 만큼 견고하게 구축했다.

 

- 에너지 공급원을 다원화시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 마스터카드는 현재 발전소 두 곳에서 동시에 전기를 공급받고 있고, 혹시 모를 전기 공급 중단 사태에 대비해 비상용 발전기와 발전용 연료를 비축해두고 있다.

 

- 데이터센터 주변 지반 침하 등과 같은 터무니없는 이유로 데이터센터의 운용이 위협받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건축을 시작하기 전에 데이터센터 부지의 견고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할뿐더러, 이후 데이터센터 벽의 케이블 배선 벽을 견고히 해야 하고 장비 수가 늘어나 건물이 받는 하중이 늘어나도 별다른 문제가 없도록 사전에 고려해야 한다.

 

비용 효율성

당연히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은 한정되어 있다. 그러므로 장기적인 성공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비용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기능을 고려한 설계가 뒷받침 되면 비용 대비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다.

 

- 데이터센터 관리자들의 목소리를 존중해야 한다. 이들도 데이터센터의 전략, 설계, 건설, 그리고 예산 관련 사안들을 논의하는 자리에 참석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회계사와 기업 임원진들이 모여 비용 절감 대책을 논의할 경우, 쉽사리 필요한 기능을 제외시키거나 예산을 초과하는 장비들을 누락시키는 우를 범하기 쉽다. 이와 같은 결정들은 서류 상으로는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막상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어 막대한 비효율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 가능한 한 미래를 계획하라. 처음부터 앞으로 도입할 가능성이 높은 기능을 소화해 낼 수 있는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이 실제로 해당 기능을 도입할 때 건물을 개축하는 것보다 훨씬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다. 항상 데이터센터 및 그 장비들의 발전 트렌드를 업데이트하고, 이를 예산 전략에 반영해야 한다.

 

이와 관련된 예로 데이터센터의 냉각 기능을 들 수 있다. 과거에는 메인프레임과 서버를 냉각하는 방법이 달랐다. 메인프레임은 냉수를 이용해 냉각했고, 서버들은 공기에 의해 냉각했다. 그러나 최근에 설계된 데이터센터들은 모두 새롭게 개발된 수냉식 통합 냉각기를 도입해 냉수만을 이용해 데이터센터 전체의 온도를 낮추고 있다. 이와 같은 냉각 방식의 변화는 기술 혁신이 데이터센터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도 수냉식 냉각에 대한 기술이 더 진화될 예정이므로, 현재 데이터센터를 설계하고 있다면 반드시 수냉식 냉각 장치를 설치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 갈수록 더욱 많은 데이터센터들이 환경 친화적인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는 모습이다. 소비자들이 이러한 개념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스스로의 이미지를 위해 환경 친화적 이미지의 기업들과 거래하고 싶어 한다. 더불어 환경 친화적 건물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해 낸다. 예를 들어 지붕에 비를 모으는 장치를 설치해 이후 이를 냉각수로 사용할 경우 데이터센터 냉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 LEED(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라는 친환경 인증제도에 기업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LEED는 인간 및 지구 환경과 관련한 5가지 항목에 미치는 건축물의 영향을 평가한다. 건축 부지의 지속적 개발 가능성, 물 절약 정도, 에너지 효율, 건축 자재의 종류, 그리고 내부 근무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LEED 인증제는 기업들로 하여금 지구 생태계가 소화해 낼 수 있는 수준의 환경 친화적 건물을 건축하게끔 만드는 일종의 자극제 역할을 한다. 국가 공인 인증은 아니지만, LEED는 친환경 인증제도 중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친환경 건축 관련 인증이라 할 수 있다. LEED 등급에 따라 그 건축물이 얼마나 환경을 고려하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 핵심 사업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라. 여러 제공업체들과 두루 관계를 맺어 거래처를 다원화해 경쟁을 유발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지나치게 재기보다는 그들과의 관계를 무난하게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즉, 파트너들도 결국 자신의 몫을 챙길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 가상화 기술을 도입해 소프트웨어를 통해 데이터센터의 물리적 규모 확대를 최소화하라. 가상화 기술을 이용하면 데이터센터 부지 면적을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서버들의 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마스터카드 데이터센터도 가상화 기술을 통해 실제 보유한 서버의 작업량을 2배 이상 늘릴 수 있었다.

 

이같은 내용의 설리번의 이론에 덧붙여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미래에 초점을 맞추고, 과거로부터의 교훈을 최대한 활용하라. 21세기형 현대적 데이터센터의 모습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현명한 결단은 의외로 단순한 곳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민첩성, 신뢰성, 그리고 비용을 적절히 고려해 기능을 중심으로 그 구조를 설계하면, 데이터센터의 성공은 보장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agaffin@nw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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