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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IT 업체가 벤처 캐피털을 보유하고 있는 이유

Matt Asay | InfoWorld 2022.03.02
CNBC 기자 조던 노벳은 “여러분의 회사에 투자 펀드가 없다면, 그 회사가 하는 일이 무엇인가?”라고 빈정거렸다. 노벳의 말은 몽고DB의 새로운 벤처 펀드를 두고 한 말이지만, 데이터브릭스(2021년 12월 벤처 캐피탈 설립)와 스노우플레이크(2020년 11월 벤처캐피털 설립)를 함께 지적한 것이다. 미리 밝혀두는데, 필자는 몽고DB의 파트너 마케팅일을 하고 있다. 세일즈포스(2017년), 마이크로소프트(2016년), 구글(2009년), 레드햇(2000년), 인텔(1991년) 등 많은 IT 업체가 이미 오래 전부터 자체 벤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들 서로 다른 IT 벤처 펀드의 요점은 무엇일까? 그저 돈 많은 협력관계를 의미하는 것일까?
 
ⓒ Getty Images Bank

때로는 그럴 수도 있다. 세일즈포스는 처음에 5,000만 달러로 임팩트 펀드(Impact Fund)를 설립하며 사회 기여 같은 고상한 목표도 내세웠지만, 한편으로는 “세일즈포스 플랫폼에 기반을 두는 회사에 전략적으로 투자해 세일즈포스 고객에게 독보적인 역량을 제공한다”는 목표를 강조했다. 이런 목표는 일반 협력관계를 통해서도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투자를 하면, 동물농장의 명언처럼 “어떤 업체는 다른 업체보다 더 평등하다”는 상황을 만들 것이다. 그리고 때로는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도 있는데, 세일즈포스는 2020년에 스노우플레이크 등의 상장으로 21억 7,000만 달러의 투자 수익을 실현했다.

다시 말해, 각 IT 업체의 벤처 캐피털은 여러 가지 동기로 운영된다.

레드햇을 보자. 레드햇은 전임 CEO 매튜 슐릭 하에서 검약하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필자는 한 번 면접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슐릭과 만난 적이 있는데, 첫 질문이 항공료가 얼마나 들었냐는 것이었다. 레드햇의 벤처 캐피탈은 당시 수익이 크지 않았던 레드햇에는 사치스러운 일처럼 보였다. 당시 슐릭은 레드햇 벤처스(Red Hat Ventures)가 “금전적 자원 이상의 것”을 의도했으며, “진정한 협력관계”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이 전 세계 리눅스 시장에 진출해 광범위한 인터넷 솔루션을 기업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였다.

투자를 통한 협력관계를 협력업체의 충성도를 사는 방법으로 생각한다면, 투자자는 자사의 제품군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스타트업이 큰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움으로써 투자에 대한 안전책도 마련해야 한다. 데이터브릭스의 발표는 이점을 명확히 했는데, “레이크하우스 펀드(Lakehouse Fund)는 레이크하우스 생태계를 확장하거나 레이크하우스 아키텍처를 사용해 차세대 데이터 및 AI 기반 기업을 만드는 초기 및 성장 단계 업체에 집중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수백만 달러를 여기저기 투자하는 것은 시장을 자기 쪽으로 끌어오는 비용으로는 적은 금액이다. 몽고DB의 서지 탄자는 “우리는 제품을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를 구축한다”고 강조했다.

그랜트 소튼(Grant Thorton)은 최근 IT 업체 CFO 1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앞으로 2년 동안 벤처 투자를 어떻게 늘릴 계획인지를 물었다. 인수합병이 58%로 가장 높았고, 자회사 매각(25%), 비전통적인 인수 합병(15%)이 뒤를 이었다. 비전통적인 인수 합병은 특수 목적의 업체 인수나 연합, 조인트 벤처 등을 포함한다. 새로운 고객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직접 영업(58%)이 가장 높았고, 서드파티를 통한 고객 인수(25%)가 2위를 차지했다. 이 조사 결과를 보면, 기업의 벤처 투자는 IT 업체가 성장을 위해 선호하는 방법은 아니다. 성장을 위해 새로운 고객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분명 마케팅이다.

데이터브릭스부터 세일즈포스, 인텔까지 서로 다른 많은 IT 업체가 시장을 자기 편으로 움직이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벤처 투자에 퍼붓고 있다. 물론 마케팅도 여전히 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개방형 API를 제공해 개발자의 관심을 끌고 자사의 관심에 맞는 협력업체 프로그램을 구축한다. 벤처 투자는 이들 IT 업체가 제품만이 아니라 생태계를 구축하는 또 하나의 방법일 뿐이다.

벤처 투자가 효과가 있을까? 가장 오랫동안 벤처 투자를 해 온 인텔은 그렇다고 보는 것 같다. 인텔 캐피털(Intel Capital)은 1991년부터 수백, 수천 곳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자사 투자 포트폴리오를 통해 상당한 투자 수익과 인텔 프로세서 지원 두 가지 모두를 얻었음을 보여준다.

돈은 궁극의 목표일지도 모른다. 세일즈포스 등 성공적인 벤처 투자 프로그램을 보유한 다른 곳처럼 인텔은 생태계 개발만이 아니라 투자 수익을 투자 주제의 중심에 둔다. 시장을 형성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벤처 투자는 수많은 기여 요소 중 하나에 불과하다. 벤처 투자를 잘하는 업체를 보면, 전략적인 고려를 투자 수익보다 우선시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만약 벤처 투자를 고려하는 곳이 있다면, 이런 접근법을 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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