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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C로 충전 규격 통일하라" EU 규제, 기한은 2024년 가을까지

Lucas Mearian  | Computerworld 2022.06.09
유럽연합이 2024년 가을까지 일반 개인용 전자제품 충전 규격을 USB-C로 제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전례 없이 일괄적인 이번 결정은 특히 아이폰 시리즈에서 독점적 전용 규격인 라이트닝 커넥터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애플 제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의 이번 결정은 유럽연합 국가에서 판매되는 아이폰, 에어팟에 USB-C 포트와 케이블 커넥터가 탑재돼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번 규제는 또한 전자제품에 충전과 데이터 전송 용량을 명시할 것을 요구한다. 동시에 알맞은 전용 충전기나 케이블이 없어 충전하지 못하는 사용자 불편을 언급했다.

유럽 의회는 발표에서 전자제품 구입자가 충전기를 제품에 포함해 구입할지, 빼고 구입할지를 직접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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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가 직접 전자제품에 충전기를 포함해 구입할지를 결정하게 되면 단기적으로는 예산을 절약할 수 있겠지만 IDC 전 세계 모바일 디바이스 트래커 부사장 라이언 레이스에 따르면 애플 역시 전자제품과 충전기, 케이블을 함께 판매하지 않을 선택권이 있다.

많은 업계 전문가는 애플이 결국 전면적인 USB-C로의 교체를 준비하고 있다고 추측한다. 그러나 유럽연합의 결정이므로 제조업체가 유럽 외의 국가에서까지 USB-C로 규격을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니다.

레이스는 “애플과 라이트닝 케이블 제조업체가 전용 규격 액세서리에서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따라서 지침이 강제 적용되지 않는 한 전체 제품 포트폴리오를 USB-C로 교체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라고 전망했다.

제이 골드 어소시에이트의 수석 애널리스트 잭 골드는 애플이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아이폰과 에어팟에 USB-C를 추가하기를 꺼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는 “커넥터 규격을 2가지로 늘려서 얻을 수익보다 제조 관점에서 2개 커넥터를 생산하는 것이 얼마나 유리할지에 따라 결정이 달라진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제품의 충전 커넥터를 USB-C로 바꿀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개인 사용자에게 유익한 일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럽의회의 유럽 시장 및 소비자 보호 위원회의 지침은 모든 ‘중소 규모’의 이동 가능한 전자제품에 적용된다. 자연히 스마트폰, 태블릿, 전자책 리더, 이어폰, 디지털 카메라, 헤드폰, 헤드셋, 손으로 들고 플레이하는 게임 콘솔, 케이블로 충전하는 포터블 스피커가 모두 포함된다.

위원회는 40개월 간의 계도 기간을 거쳐 최종적으로는 노트북까지도 규제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의회 보고관 알렉스 아귀스 살리바는 오늘 유럽에서는 보편 규격 충전기가 현실화되었다고 선언하며, 유럽 사용자가 오랫동안 새 전자제품을 살 때마다 각기 다른 충전기 규격으로 불편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살리바는 “이제 유럽 사용자는 모든 이동식 소형 전자제품을 단일한 충전기와 함께 사용할 수 있다”라고 자평했다.

유럽연합 위원회는 또한 무선 충전에 대해 충전 기술의 차세대 진화이자 개인 사용자를 위한 개선된 정보 및 레이블링이라고 평가했다. 

애플은 위원회의 결정에 바로 논평을 내지는 않았다. 그러나 레이스에 따르면 이미 USB-C 표준 모바일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레이스는 “이미 수 년 전부터 USB-C로 충전되는 아이패드 제품이 출시됐으므로 아이패드 생산라인을 USB-C로 옮길 필요가 전혀 없다. 애플은 이러한 결정이 내려질 것임을 알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 밍치쿠오는 2023년 하반기에 출시될 아이폰 15가 USB-C 포트를 탑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9월에 출시될 아이폰 14까지는 계속 라이트닝 커넥터를 유지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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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의 규제는 사용자가 새로운 기기의 충전 특성에 대한 정보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기술 투명성을 확대하려는 목적이다. 즉, 개인 사용자가 이미 가지고 있는 충전기로 새 전자제품을 충전할 수 있을지를 쉽고 빠르게 알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USB-C 충전기도 제조업체에 따라 품질과 용량, 충전 성능이 다르다. 중국에 특히 많은 2차 시장 케이블 제조업체들도 USB-C, 마이크로 USB-C, 라이트닝 케이블을 하나로 합쳐 판매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고속 충전을 지원하지는 않는다. 

레이스는 중국 제조업체의 충전기는 제품 포장에 쓰인 정보와 실제 성능이 전혀 다른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에서 5달러짜리 저렴한 충전기를 아무 거나 하나 구입하고 충전해보면, 얼마나 충전 속도가 느린지를 바로 알 수 있다”라고 예를 들었다.

유럽연합의 새 규제는 전자 폐기물 감소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다양한 전자제품에 단일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고, 기존 충전기의 재사용 사례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은 연간 불필요한 충전기를 구입하던 예산 중 2억 6,800만 달러가 절감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위원회는 사용하지 않는 충전기 역시 연간 1만 1,000톤의 전자 폐기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USB-C는 USB 4를 지원할 수 있다. USB4는 가장 최신의 고속 USB 사양으로 데이터 속도를 최대 40Gbps까지 높인다. 라이트닝 케이블의 경우 USB 2.0 사양인 480Mbps를 지원하고, USB-C는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윈도우 PC, 플레이스테이션 5,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 아이패드 프로 3세대 이후 버전 등의 다양한 전자제품에 이미 활용되고 있다.

최신 USB-C 표준은 기본 100W/3A에서 최대 240W/5A까지의 전력 연결은 지원한다. 고속 충전에 필요한 USB 파워 딜리버리 규격도 충족한다. 반대로 라이트닝 커넥터는 기본 전력 12W/2.4A밖에 지원하지 않는다. 라이프와이어(Lifewire)에 따르면 고속 충전의 경우 USB-C-라이트닝 케이블, 그리고 20W 이상을 지원하는 어댑터가 필요하다.

골드는 애플이 독점 커넥터를 사용하는 이유가 혁신이 아니라 주변 기기 통제권에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는 “애플이 USB-C로의 표준화보다 독점 커넥터 규격을 계속 선호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라이트닝 커넥터로 연결되는 주변기기와 서드파티 라이선스 비용으로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용자 관점에서는 다른 모든 전자제품이 USB-C로 통일해 충전할 수 있는데 왜 아이폰만 특수한 충전 규격을 사용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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