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만텍, 인터넷 보안 위협 보고서 제20호 발표..."2014년은 고도의 취약점 공격과 지능형 공격이 화두"

오늘날 보안사고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악성코드에 감염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로 인식되고 있다. 하루에만 약 100만 개의 새로운 악성코드가 발생하고 있으며, 풍부한 자금력으로 고도로 조직화된 사이버 공격자들이 지능적인 해킹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만텍은 2014년의 정보보호시장의 화두는 '고도의 취약점 공격과 지능형 공격 전술'이라는 분석을 내놓으며 침입을 탐지하고 막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피해규모를 최대한 줄이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만텍은 14일 '인터넷 보안 위협 보고서(Internet Security Threat Report)' 제20호를 발표하고 2014년 한 해 동안의 주요 사이버 범죄 및 보안 위협 동향에 대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지능형 사이버 공격 전술 확대 ▲광범위한 제로데이 공격 ▲사이버 협박을 위한 랜섬웨어 진화 ▲소셜 미디어 및 모바일 플랫폼 공격 증가 ▲악성코드 증가 ▲IoT(사물인터넷) 보안 위협 부상 등이 주목해야 할 보안 위협으로 나타났다.

시만텍 보안사업 부문 한국 총괄 박희범 대표는 “해커들은 한층 정교하고 지능화된 공격 기법을 기반으로 목표 대상에 더 민첩하고, 은밀하게 공격을 감행하는 한편, 이를 방어해야 하는 기업과 조직은 상대적으로 대응 속도와 능력이 떨어져 그 격차가 현저하게 벌어지고 있다”며, “또한, 개인 사용자를 노리는 보안 위협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어 이에 대한 보안 의식 제고와 함께 대응 방안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발 앞선 고도의 지능형 사이버 공격 전술의 확대

2014년 한 해 특정 대상을 목표로 스피어피싱(Spear-phishing) 이메일을 이용해 네트워크에 잠입하는 지능형 표적공격 캠페인은 전년 대비 8%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전반적으로 스피어피싱 이메일이나 이를 수신한 기업은 각각 14%, 20% 감소하는 것과는 달리 공격 캠페인의 성공 확률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적은 노력으로 원하는 표적만을 성공적으로 공격하는 행태로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편, 스피어피싱 공격은 기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직원 2,500명 이상), 중견기업(251명~2,500명), 소기업(250명 이하) 가운데 각각 83%, 63%, 45%가 스피어피싱 공격의 표적이 됐다. 궁극적인 공격 대상이 대기업이라고 할지라도 대기업과 협력하는 업체를 공격 경로로 삼는 형태도 있어, 표적 공격이 특정 대기업뿐만 아니라 그 이하 중소규모의 기업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표적 공격에 사용된 스피어피싱 이메일을 분석한 결과, 마이크로소프트 워드(.doc) 파일(38.7%)과 실행 파일(.exe)(22.6%)이 가장 많이 이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이버 공격 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스피어피싱뿐만 아니라, 자주 방문하는 웹사이트를 감염시킨 뒤 잠복 공격을 하거나 정상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파일에 악성코드를 주입한 다음 표적이 다운로드해 설치하기를 기다리는 공격기법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들 공격 전술을 동시에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스파이 활동도 보고되는 등 기업들이 더욱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보안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광범위한 제로데이 공격

사이버 공격자들이 피해자의 컴퓨터에 몰래 잠입하기 위해 제로데이 취약점을 활용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일반에 공개된 시스템 보안 취약점을 해결하는 패치가 배포되기 전에 이 취약점을 악용하는 보안 공격인 제로데이 공격은 2014년 24건이 발생,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패치를 개발, 배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59일로 오히려 증가해 대응 속도가 느린 양상을 보였다.

시만텍코리아 윤광택 이사는 “공격 집단은 풍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취약점을 찾는 그룹, 공격하는 그룹, 리서치를 통해 계속 공격하는 그룹 등으로 분업화하여 일을 처리하고 있다”며, “하트블리드 취약점의 경우 발견 후 4시간에 공격이 시작되었는데, 패치 개발 속도보다 훨씬 더 빠르게 공격을 감행하는 능력자로 구성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전년 대비 45배 급증한 크립토 랜섬웨어

새로운 보안 위협으로 등장한 랜섬웨어 공격은 2014년 기준 880만 건이나 발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두 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기업과 개인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위협이 지속해서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컴퓨터의 개인 파일이나 자료를 열어볼 수 없도록 암호화한 뒤 암호 키를 주는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크립토 랜섬웨어(Crypto-ransomware)가 45배나 증가했다. 법적인 처벌을 당할 수도 있다며 경찰을 빙자해서 금전을 요구하는 과거의 방식에서 진화한 형태로, 최근에는 컴퓨터 로컬에 저장한 데이터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스토리지, 공용 폴더까지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에는 안드로이드 모바일 기기에서 데이터를 암호화한 뒤 사용자에게 돈을 요구하는 크립토 랜섬웨어가 발견되는 등 그 공격 범위가 점차 넓혀지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와 안드로이드 앱으로 공격 루트 확대
여전히 이메일이 주요 공격 루트로 이용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하는 사례 역시 증가하고 있다. 조사 결과 지난해 소셜 미디어를 통한 사기 행위의 70%는 피해자 본인이 직접 콘텐츠를 공유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예로는 2014년 8월 타계한 배우 로빈 윌리엄스의 작별인사 비디오 사기로, 영상을 보기 위해 소셜 미디어로 공유를 유도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실행을 유도하는 형태였다.

모바일 공격 또한 큰 위협으로 대두했다. 지난해 전체 안드로이드 앱의 17%에 해당하는 약 100만 개가 실제로는 악성코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악의는 없으나 사용자의 행동을 추적하여 피해를 주는 것과 같은 그레이웨어(grayware)앱이 약 36%(230만 개)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레이웨어 앱 중에서도 모바일 기기의 사진앨범, 캘린더, 알림 바 등에 광고를 띄우거나 벨소리를 광고로 바꾸는 매드웨어(madware) 앱 역시 약 130만 개에 달하는 등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다.

사물인터넷 보안 위협 증가
2014년에는 POS 시스템, ATM, 가정용 라우터 등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에 대한 공격이 늘어났다. 시만텍은 사물인터넷의 영역이 의료장비, 자동차 등으로 확대됨에 따라 보안 위협 역시 지속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사물인터넷을 스마트폰 앱으로 제어하게 됨에 따라 스마트폰도 보안 위협의 일부분으로 부상했다. 조사결과 자가 트래킹 기기에 연결된 앱 52%가 개인정보보호 정책조차 마련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20%는 개인식별정보나 비밀번호와 같은 민감한 정보를 암호화하지 않고 평문으로 전송하고 있었다. 특히 이들 정보는 광고 네트워크, 소셜미디어, CRM/마케팅 등 평균 5개의 도메인으로 공유되고 있다는 점에서 큰 보안 위협으로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보안 의식 수준이 낮은 것도 위협 포인트로 지적되고 있다. 4명 중 1명은 앱을 내려받을 때 어떤 정보에 접근 권한을 제공하는지 알지 못하고 있으며, 68%는 기꺼이 개인정보를 제공해서 무료로 앱을 내려받겠다는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지막으로 윤광택 이사는 “모든 해킹 시도를 막는 시스템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마는, 스피어피싱, 워터링 홀 등 모든 보안 침입 시도에 응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며, 악성코드에 한 번도 감염되지 않았다고 확신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며, “침입이 100% 일어난다는 가정 하에 얼마만큼 이것을 빠르게 감지하고 피해규모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빨리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복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전면적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