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블록체인, 초기 성공은 분명하지만...아직도 ‘가시밭길’

Lucas Mearian | CIO KR 2019.09.02
블록체인은 일부 업계에서 시범 사업과 개념 증명 테스트 이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관련된 개발 지출을 정당화하는 데 애를 먹고 있으며 보안, 상호운용성, 대역폭, 규제 관련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 Getty Images Bank

이번 달 초, 조사업체 IDC에서 발간한 반기 블록체인 지출 안내서에서는 올해 블록체인 지출 금액이 2018년 대비 80% 상승한 27억 달러로 예측되고 있다.

IDC에 따르면 2023년까지 블록체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에 대한 지출 금액은 15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서비스, 신원, 거래시장 등에 블록체인이 활용되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IDC는 밝혔다.

전세계적 블록체인 지출은 은행 업계가 주도하게 될 전망이다. 2018년에서 2023년까지 5년간 IDC의 예측에서 은행 업계는 전세계 전체 블록체인 지출 금액의 약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형 반도체 부품 제조 및 공정 제조(process manufacturing) 업계가 그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둘을 합치면 전체 지출의 20%를 넘는다.

공정 제조 업계는 지출 성장률 역시 가장 빨라서(복합 연간 성장률 68.8%) 2023년 말까지 블록체인 지출 규모가 두 번째로 큰 산업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전체적으로 블록체인 지출은 2023년까지 60.2%의 복합 연간 성장률로 성장할 것으로 IDC는 예상하고 있다).

IDC 조사 책임자 제임스 웨스터에 따르면, 최근 기업 임원들을 대상으로 IDC가 실시했으며 아직 결과는 공개 전인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 중 62%가 장기적으로 블록체인을 고려 중이며 현재 실전에 배치 중이거나 평가 중이라고 밝혔다. 

55%가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라고 밝힌 작년, 그리고 51%가 배치 중이거나 고려 중이라고 답한 2017년 비해 소폭 상승한 수치이다.
 
ⓒ IDC

웨스터는 블록체인이 국가간 결제 및 정산, 공급망 관리 및 추적 등과 같은 다용도 사례에 걸쳐 ‘티핑 포인트’에 도달했으며 해당 분야의 많은 회사들이 실험 단계에서 실전 이용으로 빠르게 이동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주 있었던 인터넷 세미나에서 웨스터와 조사 관리자 스테이시 수후는 특히 규제와 관리에 있어서는 블록체인 기술의 장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웨스터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블록체인]이 발전 중이라고 생각한다. 블록체인은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배포 방식을 완전히 바꾸게 될 파괴적 잠재력이 있다. 그러나 대체 어떻게 발전될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알 수 없는 부분이 많다. 물론 암울하다고 표현할 정도는 분명 아니다. 애매하고 난감한 문제들이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 공급망 협력업체 간에 정보 교환을 위해 기업이 블록체인 기반 네트워크를 배치하면, 해당 네트워크의 운영 방식이라든지 분산 원장의 비용 및 이득을 업무 협력업체에게 분배하는 방식을 누가 결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쟁점으로 남는다는 설명이다. 
 
ⓒ IDC


수후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들은 [또한] 규제와 관련된 우려를 하고 있으며 타 조직과는 물론 자체 기술 내에서 상호운용성 [문제]에 직면해 있다. ‘나에게 적당한 타임라인는 언제인가? 언제쯤 이득을 볼 것인가?’와 같은 문제에도 직면해 있다.”

수후에 따르면 또 많은 회사들이 “이러한 배치 및 프로젝트에 깊숙이 개입되어” 있으면서도 그들이 애초에 하려고 나섰던 일은 100% 세심하게 계획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심지어 프로젝트를 철저히 검토했다고 해도, 적절한 업무 협력업체를 발굴하고 구형 시스템에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원만하게 통합시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닫고 있다.

블록체인은 기존 구형 시스템에 연계할 목적의 미들웨어는 아니지만, ERP 시스템에서 분산 원장 기술로의 데이터 흐름을 자동화할 방법들은 존재한다. 구형 데이터 시스템과의 상호운용성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일반적으로 사용되어 온 것은 API와 (기계 판독 가능 바코드 프로토콜로 가장 유명한) GS1와 같은 데이터 공유 표준이다. 

월마트 등 대형 소매업체들이 생산지에서 매대까지 식품 추적에 사용하는 IBM 푸드 트러스트는 데이터를 직접 입력하지 않기 위해 기존에 투자된 구형 기술을 활용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GS1 표준은 전자 원장 상의 여러 당사자 간에 데이터 이동과 파악을 자동화해 준다.



시카고에 위치한 컨설팅 업체 SPR의 신흥 기술 담당자 케빈 맥마혼은 블록체인을 개시하기 위한 비용과 시간의 대부분은 업무 계약서와 관리 규칙을 논의하여 타결하는 데 소요된다고 진단하며, 또 네트워크에 업무 협력업체의 참여를 필요로 하는데 이는 블록체인이 어떤 방식으로 실행되든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맥마혼은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거버넌스 모델을 구축하고 노력과 시간, 에너지를 투자하여 업무 과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컨소시엄을 확장시키는 작업은 고객들에게 늘 의외의 대상이었다.”

수후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순탄하지 않을 것임을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깨닫고 있다고 생각한다.”

블록체인에서 투자 수익률(ROI)을 찾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이미 검증된 기술의 시험 프로젝트들과는 달리, 블록체인은 확실한 형태가 없는 특성 때문에 임원들을 설득하기 어려울 수 있다. 왜냐하면 블록체인은 가치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이 아니라 다른 작업을 가능하게 하는 기본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웨스터에 따르면 현재 어떤 회사가 기술에 대한 투자 내역을 검토하여 효율성 개선이나 수익 잠재력을 계산하는 것은 “비교적 간단한 계산”이다.  
 

ⓒ IDC

웨스터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하지만 그 투자 금액을 네트워크 참여자 전체에게 분산하기 시작하면 그 비용은 고르게 분산되지 않을 수 있다. 참여자들에게 발생한 이득 역시 고르게 분산되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참여자들이 네트워크에 들어옴에 따라 비용과 이득이 달라질 수 있는데 그것이 처음에는 분명하지 않을 수 있다.”

ROI를 정확히 산정하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회사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회원을 늘리고 확장하기 위해서인데 사전에 그 기회를 적절하게 판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웨스터는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에는 소비자들의 구매 방식과 기업들의 데이터 추적 및 교환 방식은 물론 업무 협력업체 간에 소프트웨어 배포 방식을 변화시킬 잠재력이 있다.

현재 기업용 소프트웨어는 라이선스 모델이나 ‘서비스로서의’ 모델로 제공된다. 즉, 개별 회사들은 데이터베이스 위에 자리하고 데이터베이스에 의해 가능해진 기능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를 소비한다는 의미이다. 즉, ERP 솔루션의 데이터 탑재, 조작, 변경, 분석은 데이터베이스에서 이뤄진다. 

한 회사는 자체 제품 관련 데이터를 살펴보는 ERP시스템이 있을 수 있다. 그 제품을 협력 회사에 보내는데 그 회사에도 해당 제품에 대한 입력 정보를 자체 데이터베이스에 기록하는 ERP시스템이 따로 있다.  

웨스터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데이터는 똑같은데 데이터베이스가 다르다. 여러 업계에서 ERP 솔루션은 같은 업체에서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A회사와 B회사가 똑같은 데이터를 보고 있어도 사용하는 것은 자체 라이센스이거나 비슷한 ERP 솔루션이다. 이는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하다. 이미 여러 번 읽어 들여 검증된 정보를 입력하고 검증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반면, 블록체인이 사용되면, 만일 두 곳의 협력 회사와 가치 체인의 다른 모든 회원이 데이터 추적을 위해 자신의 블록체인 기반 서버 노드를 업데이트하는 경우 “해당 데이터베이스 위에 자리한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바라보는 방식이 갑자기 매우 달라지게 된다”고 웨스터는 말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각 트랜잭션이나 상태 변경 내용은 각 노드에 자동으로 복제된다. 따라서 데이터를 읽어 들이고 변경하는 ERP 솔루션의 기능 중 많은 부분은 불필요해진다. 그 대신, 블록체인에서 발생하는 일을 확인할 수 있는 브라우저 같은 애플리케이션만 있으면 된다. 재고나 미지급금/미수금을 추적하는 다른 여러 기업용 소프트웨어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문제이다. 따라서,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제공 모델이 달라진다.”

수후는 블록체인이 소매 업계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사례를 지적했다.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으로 QR 코드를 스캔하면 옷이나 식품 등의 제품이 생산되는 장소와 방식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실제로 월마트는 소비자가 제품 라벨 상의 QR 코드를 스캔하여 생산지에서 매대까지 제품의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이미 시험 운영 중이다.

올해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발표에 따르면 IBM, KPMG, 머크(Merck), 월마트는 미국 의약품공급망보안법(DSCSA) 준수를 위한 실험 프로젝트의 협력업체이다. 이 프로젝트의 협력업체들은 미국 내 유통되는 처방약과 백신을 식별하고 추적할 수 있게 된다.

제약업체로부터 운송업체를 거쳐 매대에 이르는 의약품의 여정에 대해 블록체인은 불변의 기록을 생성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기록들이 위조되거나 오염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있다.

수후는 “고객들이 QR 코드를 스캔하여 제품의 출처를 알 수 있어서 도움이 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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