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디바이스 / 퍼스널 컴퓨팅

블로그ㅣ애플 AR은 ‘아이폰보다 맥에 가까운’ 새 컴퓨팅 플랫폼

Jonny Evans | Computerworld 2023.02.01
중요한 소식이 있다. 애플이 AR/VR을 위한 별도 앱 스토어를 구축하고 혼합현실 앱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려 한다는 사실이다. 즉, 모든 사용자가 AR/VR 앱을 만들 수 있길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 Apple


일부에서는 비싼 기기 값(미화 2,000달러 이상으로 추정), 제한된 배터리 수명, 출시 시점의 콘텐츠 부족으로 사용자의 관심이 적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필자는 애플이 ‘아직은’ 소비자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더 큰 목표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애플은 AR/VR 기기를 ‘새로운 컴퓨팅 플랫폼의 탄생’으로 보는 것 같다. 아이폰보다는 맥에 더 가까운 플랫폼 말이다.

개인용 컴퓨터를 사용해 출판물을 만드는 이른바 ‘데스크톱 퍼블리싱의 발명’과 ‘아이폰용 모바일 앱 스토어의 탄생’이라는 2가지 컴퓨팅 변곡점을 생각해보라. 데스크톱 퍼블리싱이 수만 명의 컴퓨터 기반 그래픽 디자이너를 그리고 앱 스토어가 수십만 명의 앱 개발자를 낳은 것처럼, 애플은 혼합현실 글래스가 이러한 수준의 영향력을 미치길 원한다. 이에 새로운 환경을 제시하고 이를 위한 구축 과정을 민주화하길 원한다. 


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은 맥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는 동시에 글래스를 활용해 컴퓨터 디스플레이를 대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애플은 아직 준비되지 않긴 했지만 키보드가 필요하지 않도록 제스처 기반의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의자에 앉아 몸을 뒤로 젖힌 채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나 증강현실 가이드가 되진 않을 것이다. 물론 둘 다 가능하지만 애플은 [글래스가] 창의적인 도구로 자리 잡길 원하는 듯하다. 다시 말해, 애플은 [글래스가]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점에서 표현과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창의적인 도구가 되길 바란다. 일반적으로 다른 애플 제품이 그렇듯 말이다.

동시에 애플은 콘텐츠를 전적으로 책임지길 원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개발자 무리와 크리에이티브한 사용자를 끌어들여 ‘애플 현실(Apple reality)’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자 한다. 데스크톱 퍼블리싱으로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이 [이를테면] 피자 메뉴를 디자인할 수 있다고 믿게 된 것처럼, 접근하기 쉬운 AR 앱 개발은 (아마도) 새로운 창의적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다. 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애플은 2~3년 내 출시할 저가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필자는 이번 릴리즈가 하드웨어보다는 생태계에 관한 것이며, 진정한 크리에이티브 플랫폼을 시장에 내놓는다는 의미라고 본다. 

그렇다면 이것이 기업에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직원] 교육에서 중요하다. 기업의 약 2/3가 직원 교육 시스템에 이런 솔루션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접근하기 쉬운 앱 개발 생태계를 도입하면 이런 앱을 구축하는 비용이 더 저렴해질 것이다. 여기에 약간의 AI, 머신 비전 인텔리전스, 위치 인식, 공간 센서를 추가하면 기업은 다양한 분야에서 쓸 디지털 트윈을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 시리에게 사용하려는 객체를 스캔하도록 하고, 물리 엔진을 선택한 다음, 실행되는 것을 지켜보라. 복잡한 모델링을 위한 훌륭한 프론트엔드처럼 보인다. 

이는 일반 사용자가 입을 수 있는 콘솔 게임이나 TV 세트가 아니다. 사용자가 선글라스처럼 착용하게 될 맥이고, 애플이 시장에 내놓는 것은 무엇이든 이를 향한 첫걸음일 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의 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목표는 승리하는 게 아니라 이것의 도착을 가속하는 것이다.”

* Jonny Evans는 1999년부터 애플과 기술에 대해 저술해온 전문 기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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