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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 블로그 | 고음질 애플 뮤직 플러스는 아무에게도 필요 없다

Jason Cross | Macworld 2021.05.18
새로운 에어팟(AirPods) 디자인에 대한 소문이 들린 지 시간이 꽤 지났다. (많은 사람이 계속 에어팟 3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에어팟 2가 있은 적은 없다. 새 에어팟은 언제라도 발표될 수 있다. 그 시기는 누구의 말을 믿는가에 따라 다르지만, WWDC일 수도 있고 이번 가을일 수도 있다. 

새로운 에어팟 디자인은 반갑지만 고급 애플 뮤직 서비스는 반갑지 않다. 고음질 음악은 항상 엉터리 상품이었다. 금 귀라고 스스로 굳게 믿는 음악 애호가들이 애써 번 돈을 혹해서 바치게 하는 수단이었던 것이다. 고음질 음악이 그동안 인기를 얻지 못했던 주요 이유는 굳이 고음질 음악이 필요 없었기 때문이다. 고음질 음악 기능이 애플 뮤직에 추가되는 것은 놀랍지 않지만, 설사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런 기능이 추가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고음질 오디오의 무덤

고음질 오디오를 원하는 음악 애호가들을 상대로 장사를 시도한 회사가 애플이 처음은 아니다. 두 번째나 다섯 번째도 아니다. 디지털 고해상도 고음질 오디오는 아이팟이 나오기 전부터 대단한 것이었다. 당시에 DVD-오디오와 슈퍼 오디오 CD 사이에는 사용자의 CD 플레이어와 음악 대부분을 아무런 이유도 없이 대체할 수 있는 형식의 자리를 두고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음악 애호가들은 FLAC와 같은 무손실 형식으로 CD에서 음악을 추출하기 시작한 지 이미 오래였다. 심지어 애플도 애플 무손실 오디오 코덱(ALAC)이라는 자체 형식이 있을 정도였다. ALAC는 이제 오픈소스이고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이러한 무손실 오디오 형식들은 이용 가능하게 된 지 매우 오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주류가 된 적은 없었다.
 
ⓒ Michael Simon/IDG

닐 영의 포노 플레이어(Pono Player)를 기억하는가? 아티스트가 소유한 허영 서비스로서 고음질 스트리밍에 더 많은 돈을 내게 하는 것으로 유명한 타이달(Tidal)은 어떤가?  스포티파이(Spotify)는 고품질 서비스 출시할 태세인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그래서 애플도 애플 뮤직 플러스를 내놓겠다고 나서는 것일 수도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음악 제품과 서비스가 실패하는 이유는 많지만 우수한 오디오를 내세우는 것은 다들 일찍 사라지는 듯하다.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럴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다. 최신 손실 음악 압축 기술은 어차피 제대로 들리지 않는 오디오 데이터만을 없애는 데 매우 능하기 때문이다. 사실 시험해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손실 오디오와 잘 인코딩한 손실 오디오(예를 들면 현재 애플 뮤직에서 스트리밍하는 초당 256킬로비트 AAC)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한다.

차이를 구별할 정도로 귀가 밝고 훈련을 받은 사람은 1,000명 중에 한 명 정도일 것이다. 그런 사람도 그러한 미묘한 차이를 충실히 재현해낼 수 있는 청취 파이프라인(디코더, 앰프, 스피커 또는 헤드폰)이 있어야 한다. 아울러, 청취 환경도 좋아야 한다.

무손실 고음질 음악이 최신 고급 손실 음악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생물학적, 환경적, 기술적 조건이 전부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마치 무손실 고음질 음악 감별 능력에 대단한 가치가 있는 듯 본인이 특별한 소수에 속한다고 믿기를 좋아하지만, 여러분은 특별하지 않고 그렇다고 해서 문제 될 것도 없다. 왜냐하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최신 손실 오디오 압축 기술은 놀라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직접 확인해 보고 싶은 사람은 이 디지털 피드 ABX 테스트를 해 보시라. 필자가 이제껏 본 블라인드 음질 테스트 중에서 통계적으로 가장 훌륭하다. 무손실 오디오와 손실 오디오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한다는 판정이 나와도 기분 나빠 할 것 없다.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애초에 없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

고음질이니, 무손실이니, 고해상도니 하는 최신 마케팅 용어를 갖다 붙인 음악이 계속 실패로 돌아가는 이유는 애초에 해결이 필요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 가끔씩 신제품이 출시될 것이고 그 제품이 따뜻함을 지켜준다는 둥 사운드가 공간감 있고 세밀하며 바삭하다는 둥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설명하는 음악 애호가의 후기를 읽게 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근거가 될 만한 ‘블라인드 청취 테스트’를 직접 해 보는 후기 작성자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 Jason Cross/IDG

품질 좋은 오디오를 듣고 있는다는 것 명확하면 우리는 소리가 더 낫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납득시킬 수 있다. 천만 원짜리 앰프에서 나오는 소리라고 미리 알려 주면 듣는 사람은 그 품질에 대해서 열변을 토할 것이다. 그런데 막상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 보면 사실 벌거벗은 임금님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최신 기술로 압축된 오디오는 사람의 인지 한계는 물론 초고가 소비자 제품(예: 에어팟 맥스)의 사운드 재현 기능의 한계에 도달할 수 있다.

이번에 예정된 애플 뮤직 플러스 서비스는 뭔가 다를 수도 있다. 공간 3D 오디오를 이용해 공간감 있는 사운드 스테이지(실시간 녹음에 특히 유용)를 재현해 주는 지도 모른다. 또는 B면 음악, 데모, 오디오 인터뷰, 비하인드 스토리 콘텐츠를 제공하는 지도 모른다. 또, 혹시 모르지만, 애플은 이번만큼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해서 스포티파이를 따라 고음질 음악이라는 닳고 닳은 길을 가지 않을 수도 있다. 그 길은 과거에 이미 그랬던 것처럼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길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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