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9

글로벌 칼럼 | AI의 진짜 위협은 ‘인간다움’의 대체다

Mike Elgan | Computerworld
AI가 정녕 위협하는 대상은 일자리가 아닌 인간의 마음일 수 있다. 노트 작성을 예로 들어보자. 두 가지 일이 필요하다. 하나는 녹음(녹취)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하나는 생각하고, 정리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기억하는 것이다. 구글 AI는 확실히 첫 번째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두 번째 일은 누구의 몫일까?

AI가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한다. 사실 새로운 기술들은 이러한 두려움은 항상 동반해 왔다. 1967년, 미래학자이자 정치학자인 세바스찬 드 그라지아는 대부분의 인간의 노동이 불필요한 것이 될 것이기 때문에 2020년이 되면 자동화 기술이 주당 근로시간을 16시간으로 줄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지루함, 게으름, 부도덕, 그리고 개인적인 폭력의 증가’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2020년이 몇 주 앞으로 다가온 현재, 그라지아가 상상하기 힘들었을 자동화 수준에도 불구하고, 주당 16시간 근무보다는 일일 16시간 근무가 가능성이 더 높다. 그리고 필자는 AI가 우리 일을 빼앗는 미래를 그리 걱정하지 않는다. 대신 AI가 우리의 마음을 빼앗을까 걱정한다. 이미 구글이 그러한 시도를 하고 있다.
 
ⓒ Credit: Nick Fewings


2019년은 구글이 인간의 말하기를 대체하기 시작한 해
AI는 무수히 다양한 문제를 처리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하나는 인간 언어의 문제다. 지난 1년 동안 구글은 당신을 위해 대화하는 아주 많은 AI 기반 제품들을 도입했는데, 이 제품 중 일부는 문장을 만들고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인간의 역할을 대체한다.

이를테면 구글은 지난해 구글 I/O 개발자 회의에서 듀플렉스(Duplex)라는 기술을 발표했다. 듀플렉스는 레스토랑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한다. 그것은 또한 ‘스크린 콜’이라는 기능을 통해 사용자를 대신해 전화를 받을 수도 있다.

사용자는 구글 어시스턴트에게 ‘저녁 예약을 하라’라고 말함으로써 듀플렉스를 활성화시키게 된다. 그러면 어시스턴트는 사용자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할 것이다(일행이 몇 명인지 등). 그리고 나서 인간인 척하면서 실제로 레스토랑에 전화를 한다.  

픽셀 폰과 몇몇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스크린 콜’ 기능 역시 유사하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통화와 동시에 다른 업무를 볼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사용자가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전화를 받는 ‘스크린 통화’ 기능이 자동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구글의 향후 계획임이 드러났다.

듀플렉스는 말을 간헐적으로 멈추거나 “음~”과 같은 단어를 말하는 등 인간을 능숙하게 흉내낸다. 대화 상대방이 종종 기계임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다.

이번 주에는 구글이 공식적으로 ‘크롬의 구글 어시스턴트’를 발표하며 듀플렉스를 웹에서도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 기능은 단순화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사용자에게 제시하면서 영화 표를 사는 것과 같은 궂은 일을 한다. 또한 차를 렌트하는 데도 듀플렉스를 사용할 수 있다.

듀플렉스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다음과 같다. 지금껏 인간과 AI는 의사소통 업무를 보다 쉽게 하기 위해 분업해왔다. 그러나 듀플렉스에서는 인간이 기계적인 역할로 강등된다. 시스템에게 ‘8시에 4명’ 또는 ‘더 말해줘’와 같이 잡다한 것이나 숫자적인 의도 데이터를 공급한다. 반면 AI가 인간의 역할을 하며, 문장을 만들고, 언어를 사용하여 다른 인간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AI와 구글 독스 
듀플렉스에 그치지 않는다. 올해 초, 구글은 또한 구글 독스를 위한 첨단 AI 기반 문법 검사기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이 새로운 기계 번역 기법은 미묘한 문법은 물론 스타일 문제를 개선한다. ‘전통적인’ 문법 검사기라기 보다는 잘못된 문법의 언어를 좋은 문법의 언어로 번역하는 '언어 번역 시스템'에 더욱 가깝다.

이번 주 구글은 G 스위트 사용자들이 보다 발전된 AI 문법과 철자 검사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며 멀지 않아 AI 기반의 자동 교정도 받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더 큰 뉴스는 문서를 작성하는 동안 G 스위트가 스마트 컴포즈(Smart Compose)라는 기능도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스마트 컴포즈는 문장을 어떻게 완성하고 싶은지 추측한다. 사용자은 탭 버튼을 눌러서 그 추측을 받아들일 수 있다. 구글은 올해 초 지메일에 스마트 컴포즈를 도입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인간의 역할은 의도를 알리는 것으로 격하되고, AI가 문장을 끝마치고 생각을 완성함으로써 글쓰기를 하는 것이다.  

구글의 아트 앤드 컬처 랩(Arts & Culture Lab)과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로스 굿윈(Ross Goodwin), 디자이너 에스 데블린(Es Develin)은 AI가 시를 짓도록 하는 데 협력하기도 했다. 총 2,500만 단어 이상의 19세기 시들을 AI에게 재료로 공급하자 알고리즘이 때때로 ‘황당’하면서도  ‘감동적인’ 시를 만들어 냈다. 기계가 시의 형태로 자료를 뱉어내고 사람이 그것에 의해 감동받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구글은 언어 번역에도 AI를 이용하고 있다. 올해 초 구글은 화자의 목소리와 억양을 전부 유지하면서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실시간 언어 번역을 하는 트랜스레이토트론(Translatotron)을 도입했다. 

컴퓨터 음성이 당신이 내뱉지 않은 언어를 당신의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다.  향후 듀플렉스나 다른 구글 말하기 기술이 사용자의 목소리로 소통하는 것 역시 시간문제일 것이다.

구글, 이것까지 하다 
그리고 마침내 구글은 필기도 대신하고 있다. 구글의 신형 픽셀 4 스마트폰 라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일부 비평가들은 이 스마트폰이 픽셀 3보다 낫지만 업그레이드를 정당화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좋은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가혹한 비평가들조차도 이 스마트폰이 구어 영어를 받아쓰는 능력이 놀랍다는 것을 인정한다. 이 폰은 레코더(Recorder)라는 기능을 독점적으로 제공하는데, 이는 스마트폰 자체의 AI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녹취하는 재주를 부린다. 이 기술이 다른 스마트폰으로 확산된다면, 메모나 녹취 작업을 실제로 할 필요가 사라질 것이다.

꽤 근사하게 들린다. 메모를 하는 것은 지루하다. 필기에는 2가지 일이 있다. 하나는 녹음하고 녹취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하나는 생각하고, 정리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기억하는 것이다. 구글 AI 확실히 첫 번째 일을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두 번째 일은 누가 할 것인가?

필기를 하는 AI가 왜 문제냐고?
인류가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는 어떤 역할이 인간에게 가장 적합하고, 어떤 역할이 기계에 가장 적합한지 알아내는 것이다.

오늘날 조립 라인에 있는 노동자는 본질적으로 생물학적 로봇에 가까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자연은 인간을 컨베이어 벨트 앞에 서서 치약 튜브의 뚜껑들을 하루 종일 조이도록 설계하지 않았다. 만약 AI로봇이 이 일을 맡게 된다면, 아마도 단기적으로는 교체된 사람들에게 나쁜 일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인류에게 그리 나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말하기 능력은 다르다.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핵심 영역에 해당한다. 언어능력의 위축과 감소를 초래하는 기술들은 단순히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보다 더 큰 피해를 줄 것이다. 우리의 인간성을 빼앗아 갈 것이기 때문이다.

컴퓨터가 업무를 대체하면서 인간이 잘하는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키보드를 가지고 디지털 미디어에 글을 쓰면서 사람들은 펜이나 연필로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다. 나이든 사용자들은 위축을 경험한다. 많은 젊은 사용자들은 손으로 글씨를 쓰거나 철자를 기억할 능력을 발전시키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어린 아이 중 일부는 스마트폰 키보드에 입력은 잘할 수 있지만, (‘글씨 장애’라고 불리는 병폐인) 펜이나 연필을 쥐는 데는 어려움을 겪는다. 실제로 우리는 이 능력들을 잃고 있다.

어쩌면 그다지 큰 손실은 아니다. 인간에게 손 글씨를 쓸 능력이 그리 절실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장 구성 능력이 연필이나 펜을 물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처럼 감소하면 어떻게 될까?

구글이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은 글쓰기가 단지 글쓰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단지 성가신 일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사고능력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적절한 단어를 선택하는 능력, 다양한 어휘를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은 인간의 사고능력과 직결된다. 대개 좋은 문장은 좋은 생각이다. 좋은 단락은 훌륭한 아이디어의 표현이다. 

언어는 한 사람과 다른 사람 사이의 ‘사용자 인터페이스’이다. 그것은 하나의 사회로서 우리를 묶어주는 접착제와 같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습이 필요하다. 글은 생각을 반영하기 마련이며 이에 따라 사람들은 자신의 말을 숙고하고 어조, 생각 그리고 목적을 조정할 기회를 얻게 된다. 

구글 및 기타 업체들의 AI 언어 툴이 인간을 대신해 전화를 걸고, 전화를 받고, 문장을 수정하거나 완성하고, 메모를 하고 어떻게 될까? 인간이 생각하고, 언어를 개선하고 연마할 필요를 대체하면서, 우리의 쓰기 능력은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가 생각하는 능력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인공지능은 사람들을 인공적으로 멍청하게 만들게 되지는 않을까? 많은 이들이 AI가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지만, 정작 우려해야 할 사실은 AI가 우리의 마음을 빼앗을 것일 수 있다는 점일지도 모른다. 나는 그렇게 본다. 

* Mike Elgan은 기술 및 기술 문화에 대해 저술하는 전문 기고가다. ciokr@idg.co.kr


2019.11.29

글로벌 칼럼 | AI의 진짜 위협은 ‘인간다움’의 대체다

Mike Elgan | Computerworld
AI가 정녕 위협하는 대상은 일자리가 아닌 인간의 마음일 수 있다. 노트 작성을 예로 들어보자. 두 가지 일이 필요하다. 하나는 녹음(녹취)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하나는 생각하고, 정리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기억하는 것이다. 구글 AI는 확실히 첫 번째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두 번째 일은 누구의 몫일까?

AI가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한다. 사실 새로운 기술들은 이러한 두려움은 항상 동반해 왔다. 1967년, 미래학자이자 정치학자인 세바스찬 드 그라지아는 대부분의 인간의 노동이 불필요한 것이 될 것이기 때문에 2020년이 되면 자동화 기술이 주당 근로시간을 16시간으로 줄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지루함, 게으름, 부도덕, 그리고 개인적인 폭력의 증가’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2020년이 몇 주 앞으로 다가온 현재, 그라지아가 상상하기 힘들었을 자동화 수준에도 불구하고, 주당 16시간 근무보다는 일일 16시간 근무가 가능성이 더 높다. 그리고 필자는 AI가 우리 일을 빼앗는 미래를 그리 걱정하지 않는다. 대신 AI가 우리의 마음을 빼앗을까 걱정한다. 이미 구글이 그러한 시도를 하고 있다.
 
ⓒ Credit: Nick Fewings


2019년은 구글이 인간의 말하기를 대체하기 시작한 해
AI는 무수히 다양한 문제를 처리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하나는 인간 언어의 문제다. 지난 1년 동안 구글은 당신을 위해 대화하는 아주 많은 AI 기반 제품들을 도입했는데, 이 제품 중 일부는 문장을 만들고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인간의 역할을 대체한다.

이를테면 구글은 지난해 구글 I/O 개발자 회의에서 듀플렉스(Duplex)라는 기술을 발표했다. 듀플렉스는 레스토랑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한다. 그것은 또한 ‘스크린 콜’이라는 기능을 통해 사용자를 대신해 전화를 받을 수도 있다.

사용자는 구글 어시스턴트에게 ‘저녁 예약을 하라’라고 말함으로써 듀플렉스를 활성화시키게 된다. 그러면 어시스턴트는 사용자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할 것이다(일행이 몇 명인지 등). 그리고 나서 인간인 척하면서 실제로 레스토랑에 전화를 한다.  

픽셀 폰과 몇몇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스크린 콜’ 기능 역시 유사하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통화와 동시에 다른 업무를 볼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사용자가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전화를 받는 ‘스크린 통화’ 기능이 자동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구글의 향후 계획임이 드러났다.

듀플렉스는 말을 간헐적으로 멈추거나 “음~”과 같은 단어를 말하는 등 인간을 능숙하게 흉내낸다. 대화 상대방이 종종 기계임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다.

이번 주에는 구글이 공식적으로 ‘크롬의 구글 어시스턴트’를 발표하며 듀플렉스를 웹에서도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 기능은 단순화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사용자에게 제시하면서 영화 표를 사는 것과 같은 궂은 일을 한다. 또한 차를 렌트하는 데도 듀플렉스를 사용할 수 있다.

듀플렉스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다음과 같다. 지금껏 인간과 AI는 의사소통 업무를 보다 쉽게 하기 위해 분업해왔다. 그러나 듀플렉스에서는 인간이 기계적인 역할로 강등된다. 시스템에게 ‘8시에 4명’ 또는 ‘더 말해줘’와 같이 잡다한 것이나 숫자적인 의도 데이터를 공급한다. 반면 AI가 인간의 역할을 하며, 문장을 만들고, 언어를 사용하여 다른 인간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AI와 구글 독스 
듀플렉스에 그치지 않는다. 올해 초, 구글은 또한 구글 독스를 위한 첨단 AI 기반 문법 검사기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이 새로운 기계 번역 기법은 미묘한 문법은 물론 스타일 문제를 개선한다. ‘전통적인’ 문법 검사기라기 보다는 잘못된 문법의 언어를 좋은 문법의 언어로 번역하는 '언어 번역 시스템'에 더욱 가깝다.

이번 주 구글은 G 스위트 사용자들이 보다 발전된 AI 문법과 철자 검사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며 멀지 않아 AI 기반의 자동 교정도 받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더 큰 뉴스는 문서를 작성하는 동안 G 스위트가 스마트 컴포즈(Smart Compose)라는 기능도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스마트 컴포즈는 문장을 어떻게 완성하고 싶은지 추측한다. 사용자은 탭 버튼을 눌러서 그 추측을 받아들일 수 있다. 구글은 올해 초 지메일에 스마트 컴포즈를 도입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인간의 역할은 의도를 알리는 것으로 격하되고, AI가 문장을 끝마치고 생각을 완성함으로써 글쓰기를 하는 것이다.  

구글의 아트 앤드 컬처 랩(Arts & Culture Lab)과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로스 굿윈(Ross Goodwin), 디자이너 에스 데블린(Es Develin)은 AI가 시를 짓도록 하는 데 협력하기도 했다. 총 2,500만 단어 이상의 19세기 시들을 AI에게 재료로 공급하자 알고리즘이 때때로 ‘황당’하면서도  ‘감동적인’ 시를 만들어 냈다. 기계가 시의 형태로 자료를 뱉어내고 사람이 그것에 의해 감동받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구글은 언어 번역에도 AI를 이용하고 있다. 올해 초 구글은 화자의 목소리와 억양을 전부 유지하면서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실시간 언어 번역을 하는 트랜스레이토트론(Translatotron)을 도입했다. 

컴퓨터 음성이 당신이 내뱉지 않은 언어를 당신의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다.  향후 듀플렉스나 다른 구글 말하기 기술이 사용자의 목소리로 소통하는 것 역시 시간문제일 것이다.

구글, 이것까지 하다 
그리고 마침내 구글은 필기도 대신하고 있다. 구글의 신형 픽셀 4 스마트폰 라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일부 비평가들은 이 스마트폰이 픽셀 3보다 낫지만 업그레이드를 정당화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좋은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가혹한 비평가들조차도 이 스마트폰이 구어 영어를 받아쓰는 능력이 놀랍다는 것을 인정한다. 이 폰은 레코더(Recorder)라는 기능을 독점적으로 제공하는데, 이는 스마트폰 자체의 AI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녹취하는 재주를 부린다. 이 기술이 다른 스마트폰으로 확산된다면, 메모나 녹취 작업을 실제로 할 필요가 사라질 것이다.

꽤 근사하게 들린다. 메모를 하는 것은 지루하다. 필기에는 2가지 일이 있다. 하나는 녹음하고 녹취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하나는 생각하고, 정리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기억하는 것이다. 구글 AI 확실히 첫 번째 일을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두 번째 일은 누가 할 것인가?

필기를 하는 AI가 왜 문제냐고?
인류가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는 어떤 역할이 인간에게 가장 적합하고, 어떤 역할이 기계에 가장 적합한지 알아내는 것이다.

오늘날 조립 라인에 있는 노동자는 본질적으로 생물학적 로봇에 가까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자연은 인간을 컨베이어 벨트 앞에 서서 치약 튜브의 뚜껑들을 하루 종일 조이도록 설계하지 않았다. 만약 AI로봇이 이 일을 맡게 된다면, 아마도 단기적으로는 교체된 사람들에게 나쁜 일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인류에게 그리 나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말하기 능력은 다르다.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핵심 영역에 해당한다. 언어능력의 위축과 감소를 초래하는 기술들은 단순히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보다 더 큰 피해를 줄 것이다. 우리의 인간성을 빼앗아 갈 것이기 때문이다.

컴퓨터가 업무를 대체하면서 인간이 잘하는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키보드를 가지고 디지털 미디어에 글을 쓰면서 사람들은 펜이나 연필로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다. 나이든 사용자들은 위축을 경험한다. 많은 젊은 사용자들은 손으로 글씨를 쓰거나 철자를 기억할 능력을 발전시키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어린 아이 중 일부는 스마트폰 키보드에 입력은 잘할 수 있지만, (‘글씨 장애’라고 불리는 병폐인) 펜이나 연필을 쥐는 데는 어려움을 겪는다. 실제로 우리는 이 능력들을 잃고 있다.

어쩌면 그다지 큰 손실은 아니다. 인간에게 손 글씨를 쓸 능력이 그리 절실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장 구성 능력이 연필이나 펜을 물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처럼 감소하면 어떻게 될까?

구글이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은 글쓰기가 단지 글쓰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단지 성가신 일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사고능력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적절한 단어를 선택하는 능력, 다양한 어휘를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은 인간의 사고능력과 직결된다. 대개 좋은 문장은 좋은 생각이다. 좋은 단락은 훌륭한 아이디어의 표현이다. 

언어는 한 사람과 다른 사람 사이의 ‘사용자 인터페이스’이다. 그것은 하나의 사회로서 우리를 묶어주는 접착제와 같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습이 필요하다. 글은 생각을 반영하기 마련이며 이에 따라 사람들은 자신의 말을 숙고하고 어조, 생각 그리고 목적을 조정할 기회를 얻게 된다. 

구글 및 기타 업체들의 AI 언어 툴이 인간을 대신해 전화를 걸고, 전화를 받고, 문장을 수정하거나 완성하고, 메모를 하고 어떻게 될까? 인간이 생각하고, 언어를 개선하고 연마할 필요를 대체하면서, 우리의 쓰기 능력은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가 생각하는 능력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인공지능은 사람들을 인공적으로 멍청하게 만들게 되지는 않을까? 많은 이들이 AI가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지만, 정작 우려해야 할 사실은 AI가 우리의 마음을 빼앗을 것일 수 있다는 점일지도 모른다. 나는 그렇게 본다. 

* Mike Elgan은 기술 및 기술 문화에 대해 저술하는 전문 기고가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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