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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 블로그 | 애플, 신제품에 대한 ‘약속’이 아닌 ‘실행’이 필요하다

Michael Simon | Macworld 2018.04.09
지난해 WWDC에서 애플은 사용자들이 오디오를 여러 방으로 전송하고, 홈 앱을 통해 스피커를 통제하고, 애플 TV를 음악 스트리밍의 허브로 사용하는 에어플레이 2(AirPlay 2)를 소개했다. 애플은 보스(Bose), 뱅앤올룹슨(Bang & Olufsen), 데논(Denon) 등 14개의 스피커 제조업체와 협력해 신제품에서 에어플레이 2를 지원하고, 개발자 API를 통해 서드파티 스트리밍 앱이 “멀티룸 오디오의 재미”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10개월이 지난 현재, 여전히 기다리는 중이다.

iOS 11 베타에서 잠깐 등장했다가, iOS 11.2, iOS 11.3으로 미뤄졌다, 이제 다시 다음 달 공개 예정인 iOS 11.4의 주요 업데이트로 연기된 상태다. 만일 iOS 11.4에 예정대로 등장한다면 처음 약속했던 시기로부터 무려 1년이 지난 후에야 구현되는 것이다.

애플은 에어플레이 2를 서드파티 앱에도 지원한다고 약속했으나, 아직 실현되진 않았다.

아이클라우드 메시지 동기화도 마찬가지다. 이 기능은 원래 iOS 11에 등장할 예정이었으나, 여러 차례 연기된 후 현재 iOS 11.4에 포함되길 기다리는 상태다. 이 기능은 메시지를 아이클라우드로 동기화해 모든 디바이스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화는 각 디바이스가 아닌 아이클라우드 계정에 저장된다.

여기에는 큰 의문점이 하나 있다. 애플은 아이클라우드 동기화를 지금도 제공하고 있고, 사진 동기화로 인한 수백 기가바이트의 스토리지를 제공하는데, 문자 메시지 동기화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그러나 여기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엔지니어링 측면의 어려움이 아니다. 아이클라우드 메시지 동기화와 에어플레이 2는 애플이 ‘미리 공개’할 수준의 큰 문제들이 아니다. 아이클라우드 메시지 동기화는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요구한 기능 중 하나이기에, 크레이그 페더리히가 모든 이들에게 이 기능이 나오리라고 기대감을 심어주고자 했던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10개월이 지나도록 기다리기만 하면서 점차 인내심을 잃고 무관심해지기까지 했다.

점점 느려지는 속도
에어플레이 2와 아이클라우드 메시지 동기화는 애플이 연기한 제품과 기능 중 2가지 예에 불과하다.

• 애플 페이 캐쉬(Apple Pay Cash)는 iOS 11.2에서야 도입됐고, 이는 iOS 11이 등장하고 몇 달 후였다.

• 홈팟은 12월에서 2월로 출시가 연기됐고, 특징적인 기능 중 하나인 스테레오 사운드가 빠진 채 나왔다.

• 에어파워(AirPower)는 7개월 전에 공개됐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나 출시 일정이 알려지지 않았다.

• 에어팟은 2016년 10월에서 12월로 출시가 연기됐으며, 이후에도 계속 재고 부족에 시달렸다.

이제 애플은 우리에게 새로운 모듈형 맥 프로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 역시 1년 전에 발표한 내용이고 앞으로 12개월 혹은 18개월 후에나 나올 예정이다. 애플이 맥 프로를 2018년에 출시되리라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생각해보자. 애플은 애초에 왜 이 발표를 했는가?

맥 프로는 여전히 멋지지만, 그 가격만큼은 아니다.

동시에 애플은 개발 중인 맥 프로도 발표했다. 현재의 모델을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최소한 2개의 제온 CPU 코어와 1개의 GPU가 더 들어갔다. 그러나 여전히 USB-C나 썬더볼트 3가 없고, 디자인은 아름다우과 당황스러움의 중간에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현재의 맥 프로와 향후 나올 완전히 개편된 맥 프로 사이에는 어떤 업데이트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정식 판매까지 2년 가까이 남아있고, 현재 버전은 누구도 원치 않는 제품에 대해 발표한 이유는 무엇일까? 단지 할 수 있는 만큼 고객들을 달래기 위한 것이었을까? 새로운 모델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는 전문 맥 사용자들은 다음 3가지 옵션 중 하나의 단계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3가지 모두 이상적이진 않다.

1. 이미 구형이 된 현재 맥 프로에 3,000~6,000달러를 쓴다.
2. 서비스나 업그레이드에 의문이 있는 아이맥 프로에 5,000달러~1만 3,000달러를 쓴다.
3. 요구사항을 다 채워줄 수 있을지 확실치 않은 새로운 맥 프로를 12개월~18개월 동안 기다린다.

물론, 데스크톱 사용자는 애플의 맥 사용자 중 소규모에 불과하며, 전문가 수준의 사용자들은 이보다 더 적다. 하지만 맥 프로 출시 지연은 애초에 애플이 너무 일찍 광고하고 기다리게 만들지 않았더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덜 약속하고, 더 해줘라
애플이 ‘마감’을 놓치는 유일한 회사는 아니다. 구글은 2016년과 2017년 안드로이드 웨어 2.0 출시를 몇 달간 연기했고, 우리는 여전히 넥서스 Q(Nexus Q)를 기다리는 중이다. 하지만 우리는 애플에게 기대하는 바가 더 크다.

팀 쿡은 스티브 잡스가 평생 했던 것(최악은 새로운 아이폰의 색상을 9개월 지연시킨 것)보다 더 많은 제품과 기능들을 지연시키고 있다. 애플이 과거에 더 나았다고 판단할 것은 아니지만, 스티브는 아주 간단한 원칙을 지켰다. 덜 약속하고 더 해준다는 것. 오리지널 아이폰은 스티브가 발표했던 것보다 더 많은 기능이 포함된 채로 출시됐었다.

홈팟에는 여전히 2가지 주요 기능이 빠져있다.

하지만 홈팟은 그렇지 않았다. 다른 스마트 스피커들보다 가격은 더 비싸고 기능은 더 적을 뿐만 아니라, 에어플레이 2 지연에 따라 두 가지 핵심 기능이 빠졌다. 스테레오 사운드와 멀티룸 오디오는 홈팟을 다른 스마트 스피커들과 차별화할 핵심 요소들이지만, 애플은 이를 실현하지 못했다. 이렇게 계속되는 제품 및 기능의 지연은 브랜드 명성을 헤치고 있으며, 이젠 애플이 이를 알아야 할 때다.

올해 초 여러 당황스러운 iOS와 맥 OS 버그가 발생했을 때, 애플은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개발 프로세스를 감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아마도 제품 발표에도 같은 것을 적용해야 하는 때가 아닌가 싶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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