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 안드로이드

리뷰 | 픽셀 3XL, “게임의 법칙을 새로 쓴” 성공적인 구글 플랫폼

Michael Simon  | PCWorld 2019.07.19

진짜 도움을 주는 어시스턴트

픽셀 3는 현재 안드로이드의 정점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구글은 다른 스마트폰은 필적할 수 없는 AI 기반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앱 드로어는 블로트웨어 없이 깔끔하며 당연히 정기적인 업데이트도 보장된다. 뿐만 아니라 3세대 픽셀에서 구글 어시스턴트는 방해 금지 또는 새로운 디지털 웰빙과 같은 시스템 수준 기능으로 격상됐다.

  
픽셀 3의 전화 검열(Call Screen) 기능에서 어시스턴트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IDG
 
픽셀 2의 렌즈와 액티브 엣지에서도 AI를 중심으로 한 구글의 비전을 볼 수 있었지만 픽셀 3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측면에서 어시스턴트의 수준을 높였다. 그 특징은 전화 앱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고 언뜻 상상하기도 어렵지만 듀플렉스(Duplex) 채팅 봇은 앞으로 사용자를 대신해서 음식점 예약을 할 수 있게 된다. 다음 달부터 이 기능이 배포되기 시작하면 확실히 픽셀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다.
 
픽셀 3에서 전화가 올 때 새로운 “통화 검열” 버튼을 사용하면 구글 어시스턴트가 대신 전화를 받아준다. 사용자는 상대방이 하는 말의 실시간 번역을 볼 수 있으며 중간에 전화를 받거나 계속 어시스턴트를 사용해서 통화를 진행할 수 있다. 기능과 정확성, 두 가지 측면에서 놀라울 정도다. 필자는 이 기능을 써먹기 위해 난생 처음으로 텔레마케터의 전화가 오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진정으로 놀라운 점은 이 기술이 스마트폰에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픽셀과 나머지 폰 사이에 경계선을 긋는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은 픽셀 3에서 처음 선보이지만 최신 단말기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통화 검열, 듀플렉스를 비롯한 여러 새로운 AI 기능은 전체 픽셀 플랫폼(3개 세대 픽셀 모두)에 적용된다. 날씨 정보와 알람이 전부가 아니다. 단순히 화면을 두드리는 횟수를 줄여주는 정도가 아니라 실제 우리의 삶을 풍족하게 해줄 실용적인 AI 애플리케이션이 나오게 될 것이다.
 

카메라 하나를 두 개처럼 쓰는 AI의 활약

첫 픽셀 때부터 구글은 뛰어난 AI와 후처리 기교에 힘입어 비교적 평범한 카메라 구성으로도 빼어난 결과물을 뽑아냈다. 픽셀 3의 주 카메라는 예상과 마찬가지로 전혀 바뀌지 않았지만(12.2MP, f/1.8, 1.4µm, OIS) 구글에 따르면 센서는 업그레이드됐다고 한다.

  
카메라 앱에는 여전히 수동 조작 기능은 없지만 몇 가지 새로운 기능이 제공된다. ⓒCHRISTOPHER HEBERT/IDG
 
그러나 보조 렌즈나 DSLR 스타일의 수동 조작이 없다 해도 픽셀 3의 사진 촬영 기능은 대폭 업그레이드됐다. 쉽고 재미있게 완벽한 사진을 얻을 수 있도록 여러 모드와 보정 기능이 추가됐는데, 특히 새로운 픽셀 비주얼 코어 이미지 프로세싱 칩의 힘이 크다.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라이브 사진을 활용해 제대로 된 사진을 건져주는 기능인 탑 샷(Top Shot)이다.
 
사용자가 셔터를 누를 때 구도 내에서 움직임이 감지되는 경우 AI 엔진이 셔터가 눌린 순간 전과 후의 일련의 이미지를 함께 제공한다. 따라서 인물 사진에서 눈을 감은 순간이나 원치 않는 사물이 프레임 안으로 들어와 찍힌 순간 등을 피해 그 앞뒤의 적절한 사진(탑 샷)을 선택할 수 있다. 딱 맞는 사진을 찾기는 조금 어렵지만(사진을 윗방향으로 밀어야 선택 가능한 사진이 표시됨) 환상적으로 유용한 기능이다.

  
픽셀 3 XL의 인물 사진(좌)은 픽셀 2 XL(중앙)에 비해 눈에 띄게 개선됐지만 구석구석 디테일이 살아있는 사진은 갤럭시 노트 9(우)와 같은 진정한 듀얼 카메라 폰만이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다. ⓒIDG
 
픽셀 3에는 보조 렌즈가 없으므로 구글의 사진 AI가 그만큼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인물 사진 모드도 AI가 처리하지만 두 가지 새로운 AI 기반 기능으로 슈퍼 레스 줌(Super Res Zoom)과 나이트 샷(Night Shot)이 있다. 두 가지 모두 픽셀의 부족한 하드웨어를 보완하는 기능이며 대부분의 경우 확실히 효과가 있다.

  
최적의 광량 조건에서 픽셀 3 XL(좌)의 결과물은 실로 대단하다. 픽셀 2 XL(중앙)이나 갤럭시 노트 9(우)에 비해 색 정확도와 배경 디테일, 노출 모든 면에서 더 뛰어나다. ⓒIDG
 
인물 모드는 픽셀 2에서도 좋았지만 더욱 개선됐으며 이제 원하는 보케 효과의 정도를 변경하고, 흑백 배경으로 피사체를 분리할 수도 있다. 슈퍼 레스 줌은 디테일을 잘 살리는 동시에 일반적인 디지털 줌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를 효과적으로 억제해준다. 더 강화된 나이트 샷의 저조도 촬영 테스트는 하지 못했다. 이 기능은 다음 달에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AI를 사용해서 다양한 노출의 여러 사진을 하나로 합성해 일반적인 사진보다 더 밝고 선명한 사진을 얻는다는 방식은 거의 동일하다.

  
픽셀 3 XL의 슈퍼 레스 줌(좌)이 뛰어나다 해도 노트 9의 실제 광학 줌 렌즈와 경쟁할 수는 없다. ⓒIDG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픽셀의 카메라 하드웨어는 기본적으로 오만과 자만심의 조합이다. 픽셀 3의 카메라가 아무리 좋다 해도(실제로 정말 좋기는 하다) 광학 줌, 더 넓은 조리개, 또는 보조 렌즈가 가미됐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1세대 픽셀의 EIS(픽셀 2에서 OIS로 대체됨)와 같이 컴퓨터의 계산으로 만들어내는 사진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물론 구글이 렌즈 하나로 만들어내는 결과물은 정말 놀랍고, 전적으로 AI에 의존하는 픽셀을 통해 다른 폰으로는 불가능한 좋은 사진을 얻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노트 9 또는 LG V40과 같은 수준의 카메라 시스템과 조화를 이룬 비주얼 코어의 위력은 과연 어느 정도일지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두 개의 전면 렌즈

그러나 전면 카메라는 다르다. XL의 노치 안쪽(픽셀 3의 경우 베젤 왼쪽 모서리)을 보면 카메라 하드웨어가 업그레이드되어 이제 이른바 단체 셀카용 보조 광각 렌즈가 들어가 있다.
 
주 카메라: 800만 화소, f/1.8, 75도 FOV
보조 카메라: 8만 화소, f/2.2, 97도 FOV
 
이 광각 전면 카메라의 화각은 주 후면 카메라만큼 넓다. 하단의 슬라이더를 따라 화면을 밀면 화각을 대폭 늘려 더 많은 사람을 구도 안에 넣을 수 있는데, 아주 멋진 기능이다. 또한 예를 들어 웃음과 같은 얼굴 표정에 따라 알아서 사진을 찍어주는 포토부스(Photobooth) 기능도 재미있다.
 
단체 셀카 기능은 더 많은 사람이나 피사체를 구도 안에 넣을 때 큰 효과를 발휘한다. ⓒIDG
 
픽셀 3의 전면 카메라는 하드웨어가 디지털 사진의 결과물에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한 가지 아쉬움은 전면의 보조 렌즈에 인물 사진에서 보케 효과를 강화하는 기능이 없다는 점이다. 인물 사진은 픽셀 3에서 확실히 개선됐지만, 구글의 다른 듀얼 카메라 제품과 비교하면 사진 품질의 일관성은 떨어진다. 피사체와 배경의 경계를 정확히 찾아내는 구글의 AI는 놀랍지만 보조 렌즈를 활용했다면 더욱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픽셀 3 XL, 구매할 가치가 있는가? 

픽셀 3 XL에 899달러 또는 999달러를 투자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봐야 한다.

•    소프트웨어보다 하드웨어 디자인이 더 중요한가?
•    카메라 하드웨어가 이미지 처리보다 더 중요한가?
•    최고의 하드웨어 사양이 최신 소프트웨어보다 더 중요한가?

  
손에 쥐기 적당한 6인치 화면 ⓒCHRISTOPHER HEBERT/IDG
 
하드웨어 대 소프트웨어라는 측면에서 픽셀 3와 다른 모든 안드로이드 폰의 차이는 과거 어느 때보다 극명하다. 훌륭한 카메라, 놀랍고 유쾌한 AI의 발전, 안드로이드 9 최적화까지, 픽셀 3 XL은 박스에서 꺼내는 순간부터 다른 안드로이드 폰과 구분되며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으로 느껴진다. 또한 구글이 구형 폰에도 아낌없이 새로운 기능을 넣어준다는 점을 감안하면, 픽셀 제품군과 나머지 안드로이드 폰의 차이는 앞으로 갈수록 더 벌어질 것이다. 물론 역대 픽셀 폰 중 가장 비싸지만(소형 모델의 경우 25% 가까이 인상된 가격) 픽셀 3 XL은 프리미엄 폰의 새로운 기준을 정립하는 제품이다.
 
픽셀 3XL 흰색 모델 ⓒCHRISTOPHER HEBERT/IDG

물론 이미 픽셀 2를 갖고 있는 사용자가 굳이 픽셀 3를 살 만한 이유는 많지 않다. 새로운 킬러 기능의 상당수가 전체 픽셀 제품군으로 확대 적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1~2년 이상 폰을 업그레이드하지 않았다면, 특히 다른 무엇보다 철저하게 관리되는 소프트웨어 경험을 중시한다면 픽셀 3는 고려할 만한 제품이다.
 
그게 바로 픽셀 3의 핵심, 픽셀의 플랫폼화이기도 하다. 구글은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마니아 층이 원하는 사양이나 기능보다 사용자 경험을 더 앞에 내세우고 있다. 매상을 올리기에는 쉽지 않은 방식이고 특히 높은 가격대를 감안하면 더 그렇지만, 다른 폰에서는 거의 제공하지 못하는 확실한 보장이 한 가지 있다. 내년이면 지금보다 더 좋은 폰이 되어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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