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의 임원들은 자사의 올해 1분기 실적 컨퍼런스에서 이런 결정을 공개했다. 이번 분기에 AMD는 수익 추정치는 맞추지 못했지만, 애널리스트들의 예상 매출은 뛰어넘었다. AMD는 영업 이익 1,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0%가 떨어졌지만, 매출은 12억 7,000만 달러로 23% 하락에 그쳤다.
최대 경쟁업체인 인텔은 힘든 분기를 보냈고, 또 유출된 로드맵은 앞으로도 힘든 시기가 남아 있음을 암시한다. AMD의 자체 전망은 비교적 장밋빛이다. 이런 시기에 AMD가 자사의 가치를 제대로 설명할 기회를 갖기를 기대한다.
이번 AMD의 결정이 좀 더 놀라운 것은 현재 PC 그래픽 시장이 AMD의 아킬레스건이기 때문이다. AMD의 GPU 기반 사업은 그래픽 카드 판매 저조로 전년 동기 대비 26% 하락했다. 여기에는 암호화폐 시장의 몰락도 한몫했다. 반면에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AMD GPU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가격 향상에 도움이 되기도 했다.
이런 실적이 의미하는 바는 AMD의 현재 그래픽 아키텍처인 베가(Vega)가 쇠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AMD의 결정은 다소 의아하다. AMD는 지난 1월 라데온 VII은 베가 그래픽의 7나노 변형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 칩은 베가 56과 베가 64 중간 정도인 60개의 컴퓨트 유닛을 탑재해 같은 전력 소비로 25% 향상된 성능을 제공한다.
그런데 차세대 나비 아키텍처의 위상을 묻자 AMD CEO 리사 수는 “7나노 나비는 가격 관점에서 현재 라데온 VII보다 더 낮게 자리 잡을 것”이라고 답했다. 나비는 올 3분기에 출시될 예정이지만, 수는 레이트레이싱 기능 관련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AMD의 전략은 신형 칩이 출시되는 방식을 뒤집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보통 칩 업체는 신형 프로세서나 GPU를 최고급 제품군으로 높은 가격표를 붙여 출시한다. 이는 제조업체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좀 더 저렴한 버전을 내놓기도 좋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후에 새로운 고성능 제품을 출시하는 식의 주기가 반복된다.
AMD가 나비의 위치를 이렇게 잡은 것인 비교적 새로운 공정 기술에 맞춘 새 아키텍처에 너무 큰 기대를 걸지 않으려는 것인지, 아니면 7나노 베가 기술을 사용하는 기존 라데온 VII의 숨통을 열어주기 위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아니면 7나노 공정을 좀 더 정교화해 추후에 고성능 버전의 나비를 출시할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2020년으로 예정된 차세대 제품이 될 것이다.
한편 AMD는 기업용, 임베디드, 그리고 반맞춤형 칩 부분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하락한 4억 4,1,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AMD의 설명에 따르면, 자사 에픽 서버 판매가 증가하며 하락폭이 완화됐지만, 반맞춤형 칩 사업의 판매 저하가 컸다. 여기서 반맞춤형 칩이란 게임기 사업을 말한다. 하지만 리사 수는 내년에는 이런 상황이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AMD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5 관련 공급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