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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의 액티비전 인수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전략에 미칠 영향

Michael Crider  | PCWorld 2022.01.21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 인수를 추진 중이다. 지구상 대부분 국가 GDP보다 많은 금액이 움직이는 큰 거래다. 조직 내 성폭력과 차별 고발과 퍼블리싱까지 얽힌 문제가 많은 상황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어쩌면 세계에서 가장 문제가 많은 회사를 사려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각종 규제 장벽을 극복해 가면서 갈수록 그 수가 늘어나는 자회사 목록에 세계 최대 게임 퍼블리싱 회사 하나가 추가된다고 가정해보자.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원하는 이유는 복잡하지 않다. 경영진이 아직 비전이 확실치 않은 메타버스에 대해 몇 번 운을 떼었지만, 가장 간단한 대답은 마이크로소프트의 3대 플랫폼에 더 많은 독점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3대 플랫폼은 엑스박스 콘솔, PC, 엑스박스 게임 패스다.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용으로 다양한 콘텐츠가 필요하다. 지난 몇 년 동안 베세스다, 모장, 옵시디언, 레어(Rare), 더블 파인(Double Fine) 등 크고 작은 게임 개발사를 전략적으로 인수한 마이크로소프트는 과거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GaaS(Games-as-a-Service) 세상의 리더로 부상할 입지를 갖추고 있다.
 
ⓒ Microsoft


진짜 흥미로운 질문은 따로 있다. 소니는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플레이스테이션 4와 엑스박스 원 시대에 소니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완전히 앞질렀다. 플레이스테이션 5 시대에 들어와서도 스파이더맨 시리즈, 호라이즌 시리즈,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II, 고스트 오브 쓰시마 등의 독점작을 확보해 마케팅하면서 전 세대의 성과를 반복할 준비가 된 것 같았다. 올해만 해도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God of War: Ragnarok)’, 그랜 투리스모(Gran Turisom) 7,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Horizon Forbidden West), 포스포큰(Forspoken), 시푸(Sifu), 고스트와이어: 도쿄(Ghostwire: Tokyo)’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심지어 여기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소니의 영역을 잠식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고스트와이어 개발사인 탱고 게임웍스는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소유인 제니맥스(ZeniMax)의 자회사다. 이 게임은 PS5 콘솔용으로도, PC용으로도 출시된다. 아마 멀지 않은 미래에 엑스박스 시리즈 X/S용으로도 발매될 것이다.
 

지평선을 넓히는 소니

소니는 자신의 강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지만, 여기에 안주하지도 않는다. 소니는 지난 몇 년 간(최초 출시의 열기가 식은 시점이기는 하지만) 파트너 스튜디오의 플레이스테이션 4 인기작 몇 종을 PC 플랫폼으로 확대했다. 호라이즌 제로 던을 시작으로 데이 곤, 갓 오브 워가 뒤를 이었고, 이후에도 여러 게임을 계속 출시할 예정이다.

플레이스테이션이 없는 PC 게이머는 아직도 스파이더맨, 그란투리스모, PS3 전용으로 만들어진 데몬스 소울(Demon’s Souls) 같은 게임을 플레이할 수 없다. 그러나 불과 3~4년 전만해도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의 경쟁력을 높이려고 독점작을 다른 플랫폼에 내 주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상황은 나아지고 있다. 미래에는 더 많은 게임이 더 빨리 출시되기를 기대한다. 2월에 플레이스테이션 독점으로 출시되는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를 필자의 울트라와이드 모니터에서 플레이하고 싶다.

그러나 스트리밍은 어떨까?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나우(Playstation Now)에서 게임 스트리밍을 제공하지만, 기술력과 가용성 측면에서 엑스박스 게임 패스(Game Pass)에는 뒤처진다. 작년에야 1080p 기능이 추가됐고,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윈도우 PC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모바일이나 맥은 지원하지 않는다. 또 PS나우 게임은 보통 조금 오래된 예전 게임이며, 마이크로소프트처럼 최신 게임을 갖추지는 않고 있다. 관련해 게임 패스 사용자는 출시 당일 추가 비용 없이 헤일로 인피니티(Halo Infinite)를 즐길 수 있었다. 또, 플레이스테이션에서 온라인 멀티플레이를 할 때 필요한 유료 서비스인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에 플레이스테이션 나우가 포함돼 있지도 않다.
 
ⓒ SIE

플레이스테이션 나우는 게임 패스와 비교하면 아주 ‘구식’이다. 구글 스태디아나 지포스 나우와 비교해도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다. 그러나 소니의 누군가는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 지난달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소니도 게임 패스와 경쟁할 플레이스테이션 브랜드의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스파르티쿠스(Sparticus)라는 코드네임이 붙은 이 서비스가 향후 플레이스테이션 나우와 플러스를 대체할 전망이다. 게임 라이브러리 이용과 관련해 3개 계층의 서비스로 구성되며, 하위 계층에서는 멀티플레이어 서비스가 제공된다. 오리지널 PS1과 PSP 게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다양한 게임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세상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할 수 없는 것도 있다. 2000년 이전의 밀레니얼 콘솔 게이머의 향수를 불러오는 고전 게임이 그렇다.

블룸버그는 플레이스테이션 스트리밍 확대 서비스를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 TV, 기타 브라우저 지원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았다. 엑스박스 게임 패스는 (원하지 않은 플랫폼까지 포함)거의 대부분의 플랫폼으로 확장된 상태다. 심지어 스트리밍 게임에서 터치 컨트롤까지 지원하기 시작했다. 또 출시 당일 최신 게임을 바로 플레이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지원하지 않는다면 경쟁에서 여전히 뒤처질 것이다. 스파르티쿠스는 2022년 봄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후 전환점

이번 콘솔 세대와 가까운 미래 PC 게임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은 꽤 명확해졌다. 소니는 대응 방법에서 선택권을 지닌다. 지금처럼 대형 게임을 독점으로 한번에 하나씩 판매하는 방식을 강화하거나,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게임 패스와 직접 경쟁하는 것이다. 소니가 어떤 방식을 선택할지는 현재로서는 추측할 수밖에 없다.

필자는 소니가 올해 완전히 태도를 바꾸지는 않지만, 게임 패스와 유사한 서비스를 발표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니는 크고 오래된 회사다. 직접 개척하지 않은 분야에 뛰어드는 것을 주저한다. 스마트폰 부문의 정체가 좋은 예시다.
 
ⓒ Marvel

그렇지만 소니가 혼수상태가 된 것은 아니다. 언제나처럼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PC 시장으로의 확장 의지를 보였다. 정상에 있으면서도 새로운 방향을 수용할 의지가 있다는 증거다. 플레이스테이션 1세대는 닌텐도가 발을 뺀 상황에서 탄생했다는 점을 기억하자. 이후 30년 동안 성공가도를 달리게 된 과감한 변화였다. 소니는 꼭 해야 한다면 기꺼이 시장을 움직일 의지를 갖고 있다. 폐쇄적이라는 비난을 받았을 때 포트나이트 등의 온라인 게임의 온라인 멀티플레이에서 크로스 플랫폼을 허용한 경우가 그랬다.

낙관적인 PC 게이머들은 1, 2년 사이에 플레이스테이션 독점작이 점차 확대되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기존에 접근할 수 없었던 플레이스테이션 독점작을 플레이할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는 분명 훌륭한 선택지가 될 것이다. 또는 콘솔 게임이 더 많이 PC 플랫폼으로 이식될 수도 있다. 운이 좋다면, 둘 모두 가능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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